축제, 공급과잉의 시대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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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공급과잉의 시대 살아남기
  • 충북인뉴스
  • 승인 2005.10.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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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규 ( 제이비컴 브랜드컨설턴트 이사 )
   

가을이다. 자꾸만 나 밖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가족과 친구와 함께 자연과 문화와 함께, 잊고 살아가던 그 무엇을 누리고 싶어하는 욕구가 새록새록 솟아나는 것이다. 이런 마음의 소리와 자연의 응답이 만나는 계절, 가을은 그래서 유독 행사와 축제가 많은 것 같다.

지난 9월 말부터 10월까지 도내 곳곳에 축제가 치루어 지고 있다. 영동의 난계국악축제, 충주세계무술축제, 진천의 세계태권화랑문화축제, 청주의 국제공예비엔날레, 보은의 속리산단풍축제 등 저마다의 색깔과 프로그램으로 관람객들을 유치하고 있다.

이런 축제들에 대하여 일부에선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하지만, 여하튼 지역의 몇몇 축제는 전국적인 지명도를 얻어가며 질적으로나 양적인 성장세를 보여가고 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즐기고 축제하려는 본능을 갖고 있다. 연일 긴장과 반복으로 이어지는 성냥갑 속 같은 갑갑한 삶을 살아가다가도, 어느 시간이 되면 일탈을 추구하려는 무의식이 늘 잔존하고 있는 것이다. 문화적 혜택이 열악한 지방에서는 그나마 축제가 이러한 욕구를 해소시킬 수 있는 기회요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축제는 이런 소비자의 숨어있는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를 기본으로 하는 상품성과 브랜드파워를 지녀야만 하는 것이다.

현재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경쟁적으로 신설 및 개최되고 있는 축제는 전국 1,000여개로 추산되고 있으며, 이른바 축제 공급과잉의 시대에 들어서 있다. 공급이 수요를 한참 넘어선 것이다. 이렇게 상품경쟁이 발생할 때 마케팅이 등장한다. 하나의 새로운 축제나 이벤트를 통해 기존의 시장과 다른 틈새시장을 확보하거나, 기존시장의 규모를 확대하는 방향이 모색되어야 하는 것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이런 구체적이고도 과학적인 마케팅적 장치로 걸러지지 않는다면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을 받는 축제로 살아남기는 그 누구도 장담하기 어려울 것이다. 축제의 목적이 무엇이고 타겟은 누구이며 무엇을 세일즈해야 하는가를 다시금 정확히 규정해야 한다. 블특정 다수의 수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축제기획은 이제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승산 없고 특징 없는 축제는 더 이상 축제가 아님을 선언하고 서둘러 잔치를 끝내야 한다.

물론 축제의 성과에 대해 너무 조바심을 내서는 안된다. 세계의 어느 유명한 축제도 처음부터 완벽하지는 않았다. 경험과 노하우를 쌓으면서 지속적으로 찾아오는 방문객들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그 내용을 축제기획에 반영한 결과로 축제의 지명도를 높여 나갈 수 있었던 것이다.

가을과 함께 나뭇잎의 색조도 더 깊어져 간다. 충북도민의 한사람으로서 우리지역의 축제도 한층 더 깊어지고 성숙해졌으면 한다. 우리지역 축제 가운데 프랑스의 아비뇽페스티벌, 독일의 뮌헨 맥주축제, 일본의 하카다 기온야마카사라, 스페인의 토마토축제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세계적인 대표 축제브랜드가 탄생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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