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주저 없이 사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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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주저 없이 사표를 던졌다”
  • 권영석 기자
  • 승인 2019.09.03 1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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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에서 빵 굽는 ‘클레미뇽’ 대표 한수아 씨

“30대를 맞이하며 퇴사를 꿈꿨다. 많은 직장인들의 꿈은 하고 싶은 일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슷한 생각을 하던 동료들은 많았지만 대부분 기회를 얻지 못했고 도전할 용기도 없었다. 나는 운 좋게도 기회를 얻었고 창업까지 도전했다고 한수아(33) 씨는 말했다.

그는 한 회사의 사무직원으로 10여년 일했다. 당진이 고향인 그는 어릴 때 제빵사에 대한 꿈도 있었다. 하지만 일상에 쫓겨 남들처럼 취업의 문을 두드렸고 세종시의 한 회사에 취직했다. 아이를 낳자 자신에 대해 돌아볼 틈 없이 시간이 빠르게 흘렀다.

한 씨는 회사생활을 하면서도 무언가 재미있는 일을 찾고 싶은 욕망이 많았다. 우연한 기회에 사진동호회에 가입했고 그곳에서 앙금떡케익 가게를 운영하는 사람을 만나 사진과 빵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눴다몇 년이 흐르고 그가 청주 중앙동 청소년광장에 마카롱 가게를 여는데 같이 일해 보겠냐고 제안을 해 주저 없이 사표를 던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3년여를 마카롱 가게에서 일하며 빵과 디저트를 배웠다. 처음에는 빵에 대해 자신이 없던 그였지만 가게 사장이 옆에서 많은 칭찬과 조언을 해줘 용기를 얻었다. 그리고 용기를 자양분 삼아 지난 4월 매장을 차렸다.

클레미뇽은 청주 성안길 홈플러스 옆 골목길에 자리 잡았다. 움푹 패인 도로 옆이라서 눈을 크게 뜨고 찾아봐야 볼 수 있지만, 그는 골목을 유럽풍으로 만들어 보겠다는 나름의 포부를 갖고 있다. 대리석 타일의 외벽 곳곳에 독특한 전등을 손수 달았다.

외지고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던 골목은 어느덧 클레미뇽을 찾는 손님들로 인해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다. SNS을 통해서 많이 회자되었고 이제는 제법 단골손님도 생겼다.

한 씨는 고객들의 동향을 살피며 최근에는 신상품을 개발하려고 애쓰고 있다. “술로 만든 마카롱을 연구하고 있다. 술은 못 마시지만 색다른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직원에서 이제 갓 사장이 된 셈이라 아직 많이 힘들다. 지금의 시기가 30년 동안 살아오며 가졌던 생각을 하나씩 바꾸며 익숙해져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닥칠 일들이 낯설겠지만 하나씩 헤쳐가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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