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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제조창C에 들어서는 ‘수상한 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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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제조창C에 들어서는 ‘수상한 서점’
  • 박소영 기자
  • 승인 2019.09.05 0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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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과 도서관 결합한 ‘열린도서관’ 콘셉트 ‘황당’
전두환 3세가 대표로 있는 ‘북스리브로’ 입점 계획
청주시 매달 8100만원 서점에 운영비로 지원해
‘문화제조창C(옛 연초제조창)’ 5층에는 대형서점이 입점할 계획이다. 청주시는 지금 전국 어디에도 없는 영리 서점이 도서관을 운영하는 안을 짜고 있다. /사진=육성준 기자
‘문화제조창C(옛 연초제조창)’ 5층에는 대형서점이 입점할 계획이다. 청주시는 지금 전국 어디에도 없는 영리 서점이 도서관을 운영하는 안을 짜고 있다. /사진=육성준 기자

 

문화제조창C엔 문화가 없다
대형 서점 입점 논란

 

문화제조창C(옛 연초제조창)’ 5층에는 수상한 서점이 들어설 예정이다. 청주시는 지금 전국 어디에도 없는, 아니 전세계 어디에도 없는 영리 서점이 도서관을 운영하는 안을 짜고 있다. 게다가 도서관 운영을 맡게 될 곳은 바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일가가 운영하는 대형프랜차이즈 서점 북스리브로. 청주시는 지금 북스리브로와 계약서 작성만을 앞두고 있다.

청주시는 이곳을 열린도서관이라고 주장한다. 열린도서관이라고 하지만 정작 도서관 본연의 기능인 대출이 되지 않는다. 이에 대해 청주시 관계자는 시민들이 자유롭게 책을 보고, 만약 책을 사고 싶으면 바로 옆 서점에서 구입하면 된다. 그래서 열린도서관이다고 설명한다.

 

대출이 안 되는 도서관

 

그렇다면 이 열린도서관은 누가 운영하는가? 일단 청주시가 직영하지 않기로 했다. 또한 청주시는 책과 관련된 어떤 기관에 위수탁 계약을 맺지도 않는다.

현재 문화제조창C는 부동산투자회사인 리츠가 사업권을 갖고 있다. 본관 건물 5층을 민간과 공공이 거의 절반씩 나눠쓰게 된다. 공공으로 사용하는 공간은 청주시가 올해 약 459억원을 주고 사왔다. 1층은 한국공예관, 3층은 청주공예비엔날레 전시장 등으로 사용된다. 4층엔 공방 등이 들어간다. 청주시는 이를 공예클러스터라고 부른다.

건물 절반은 민간 영역으로 원더플레이스가 사용한다. 민간 운영사인 원더플레이스는 리츠에 임대료로 연간 27억원을 납부한다. 10년 약정계약을 맺었다. 원더플레이스는 또 다시 임대사업을 해서 이익을 남겨야 한다.

따라서 문화제조창C 5층에 입점하는 서점은 원더플레이스에게 임대료를 내야 한다. 원더플레이스는 임대료와 관리비, 현물 책 구입비(1000만원) 등 매달 3000~3300만원을 책정해 놓은 상태다.

원래계획대로라면 문화제조창C 5층은 민간과 공공이 나눠쓰게 돼 있었다. 다목적실(연극공연장) 561m²와 시청자미디어센터 및 ICT체험관 등 2480m²를 공공이 사용하고 뮤직컨텐츠홀 등 3215m²를 민간이 사용하려고 했다.

하지만 올 초 갑자기 계획이 바뀌었다. 시장이 도서관을 주문했기 때문이다. 공공의 영역에 있던 다목적실(연극공연장)을 서점이 함께 운영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열린도서관은 7504m²로 조성되는 데 공공서비스 공간은 2660m², 수익공간 841m², 공용홀(1~4) 4003m². 수익공간에 문제의 서점이 입점하게 된다.

도서관은 다목적실 주변을 둘러싸면서 만들어진다. 1층에서 4층까지 복도 및 벽이 책으로 둘러싸이는 것이다. 쉽게 서울 코엑스몰에 있는 별마당 도서관을 생각하면 된다. 키즈카페 및 식음시설도 입주하게 된다.

서점이 공공의 영역인 도서관 및 공연장 운영까지 맡게 되면서 시는 일종의 대행비를 주기로 한 것. 청주시는 매달 7600만원을 서점에 운영비로 줄 계획이다. 도서관 관리 인원 13명에 대한 인건비를 책정한 것이다. 또 현물지원으로 매달 책 500만원치를 사서 서가에 채워 넣을 예정이다. 1년으로 따지자면 약 10억원이 투입되는 것이다. 10년이면 100억원이다.

뿐만 아니라 도서관 건립 비용 34억원도 청주시 도시재생과에서 무상으로 해주기로 했다. 34억원에는 인테리어비 25, 책 구입비 9(7만권)도 포함돼 있다. 지금 청주시에서 공간을 다 만들어주고, 매달 8100만원의 지원금까지 주면서 이를 운영해줄 서점을 모집하는 것이다.

 

충북참여연대 반대성명 발표

 

설상가상 지금 거론되는 곳은 북스리브로. 북스리브로는 시공주니어를 운영하면서 큰 돈을 번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들 전재국 씨가 차린 오프라인 서점이다. 전 씨는 시공주니어 출판사를 다른 사업자에게 넘기고 북스리브로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전국에 경쟁적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열고 있다. 현재 대표는 전 씨의 딸이다.

이에 대해 안찬수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이사는 이런 말도 안 되는 행정이 어디 있나. 아마 전세계 최악의 사례로 꼽힐 것이다. 도서관은 당연히 대출이 돼야 하고 공공서비스를 해야 한다. 이 경우는 마치 학원을 열린학원이라고 간판을 달고 학원선생에게 시가 월급을 대신 주겠다는 것과 같다. 도서관의 기본적인 정의와 열린도서관이라는 간판이 주는 오해에서 비롯된 희대의 촌극이다. 이 사실을 알면 전국의 도서 관계자들이 비웃을 것이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청주시 같은 호구가 어디 있나. 도서관을 운영할 거면 도서관을 시가 운영하면 되고, 서점도 그 공간에 같이 할 것이면 서점 업자를 구하면 된다. 이건 여러 가지 콘셉트를 짬뽕해놓은 셈인데 최악의 결과가 나왔다고 덧붙였다.

서점이 도서관을 운영하는 것에 대한 지역사회의 공론화 과정이 생략된 것도 큰 문제다. 지금 서점, 작가, 시민이 모여 있는 상생충북을 비롯한 여러 단체들이 이번 결정에 대한 반대 운동을 본격화할 조짐이다. 충북참여연대는 전두환 일가가 소유하고 있는 대형서점 입점을 반대한다는 성명서를 내놓았다. 상생충북 또한 청주시의 열린도서관 운영계획을 전면 재검토하라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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