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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26주년 특집' 새 문화재 나올 때마다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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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26주년 특집' 새 문화재 나올 때마다 ‘흔들’
  • 홍강희 기자
  • 승인 2019.09.11 14: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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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직지보다 빠른 금속활자본 언제든 나올 수 있어”
청주시, 모든 고인쇄문화 연구하는 쪽으로 방향전환해야

직지의 도시 청주시
직지 뛰어넘어야

지난해 60억원을 투입한 직지코리아는 시민들에게 감동을 주지 못했다. 관주도에 시민은 없었고, 우리나라 금속활자 인쇄술을 다양하게 보여주지도 못했다. T사진은 2016년 개최된 직지코리아
지난해 60억원을 투입한 직지코리아는 시민들에게 감동을 주지 못했다. 관주도에 시민은 없었고, 우리나라 금속활자 인쇄술을 다양하게 보여주지도 못했다. T사진은 2016년 개최된 직지코리아

 

직지를 소개할 때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이라고 써야 한다. 문헌상으로 직지보다 더 앞서 간행된 금속활자본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청주시는 언제든지 직지보다 빠른 연대에 간행된 금속활자본이 나올 것을 대비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말이다.

이들은 문화재청이 최근 ‘삼장문선’을 보물로 지정한 것을 계기로 청주시는 직지제일주의에서 벗어나 우리나라와 세계의 금속활자에 관심을 갖는 쪽으로 방향전환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금속활자 발명국의 위상을 보여줄 수 있도록 인프라를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차원의 관심과 지원도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여전히 직지의 역사적 문화적 가치는 높지만 청주시가 대비하지 않을 경우 심각한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증도가字’ 진품 논란 일 때 시끌
 

지난 2011년 김종춘 서울 다보성미술관 대표는 자신이 소장하고 있는 증도가字 101점에 대해 국가지정문화재 신청을 했다. 이는 ‘증도가’를 인쇄한 글자라고 했으나 문화재청은 2017년 4월 증도가字의 서체·주조·조판 등을 검증한 결과 ‘증도가’를 찍은 활자로 보기 어렵고 출처와 소장 경위가 불분명하다며 문화재 지정을 부결시켰다.

현재 ‘증도가’는 목판본만 전해지고 금속활자본은 없다. 이 목판본에는 고려시대 무인정권의 실세 최이가 쓴 “주자본을 바탕으로 다시 새겼다. 기해년 9월 상순”이라는 발문이 붙어 있다. 이를 통해 기해년인 1239년 9월 이전에 간행된 금속활자본을 바탕으로 1239년 9월에 목판본을 만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연도만 보면 직지보다 최소 138년 앞선 책이다.

7년간 계속된 증도가字 진위 논란에 청주 시민들은 많은 관심을 보였다. 청주고인쇄박물관이 소장한 7점도 진품이 아닌 것으로 판명났다. 그런데 문화재 지정 여부가 결정되기 전 일부 언론들은 증도가字가 문화재로 지정되면 청주시의 위상이 크게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논조로 보도했다. 직지는 책이고, 증도가字는 활자라는 특수성이 있지만 청주시가 직지만 바라보기 때문에 이런 말이 나오는 것이라는 게 당시 전문가들의 분석이었다.

고인쇄박물관 이름은 서지학계의 대부 故 천혜봉 전 성균관대 교수가 지었다. 황정하 전 고인쇄박물관 학예실장은 “천 교수는 북한의 개성이 금속활자 발상지이고, 청주는 중흥지라고 주장했다. 직지보다 앞 선 상정예문과 증도가가 있으니 이 모든 것을 포함하는 고인쇄박물관으로 지은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명 작가는 최근 펴낸 소설 ‘직지’에서 고인쇄박물관을 직지박물관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지난 1일 초정강연회에서도 같은 말을 했다. 하지만 고인쇄박물관이라고 지은데는 이런 의미가 들어있다.

그런데도 고인쇄박물관은 폭넓은 인쇄문화를 연구하고 홍보하는데 부족하다. 거의 직지에 주력하고 있는데다 박물관의 핵심인 박물관장, 학예연구실장, 학예팀장이 모두 행정직 공무원이다. 이들은 이쪽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는데다 대부분 1년 있으면 다른 곳으로 떠나 관장과 학예연구실 주요 자리를 맡는 게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모 씨는 “보물로 지정된 ‘삼장문선’에 관심 갖고 청주시는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를 박물관에서 연구해야 하지만 누가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실제 현재는 할 사람이 없다.
 

박물관 유물구입비 고작 연 5000만원
 

청주시가 이 분야에 쓰는 예산도 직지에 한정돼 있다. 최근 3년간 직지 연구·홍보, 관련사업 추진 및 행사 개최 예산은 과연 얼마나 될까. 연구·홍보와 관련사업 추진은 주로 고인쇄박물관, 행사 개최는 문화예술과와 체육교육과가 하고 있다. 청주시에 따르면 2017년 박물관과 두 개 과가 집행한 예산은 43억여원, 2018년은 87억여원, 올해는 73억여원이다. 고인쇄박물관은 별도 기관으로 독립돼 있어 총예산에 직원들의 인건비와 사무실 운영 기본경비가 들어가 있으나 이는 제외했다.

지난해에 특히 많은 예산이 집행된 이유는 직지코리아, 직지문화특구 조성에 큰 돈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올해는 직지코리아 행사준비비와 직지문화특구 사업의 일환인 차없는거리 대체도로 조성비가 많이 차지했다. 문화예술과는 직지음악회, 직지문자서예대전 등에 주로 예산을 사용하고 체육교육과는 각종 직지배 대회, 직지여성축구단 지원에 돈을 쓰고 있다. 직지배 이름이 붙은 대회는 10개가 넘는다.

그러나 고인쇄박물관의 유물구입비는 매년 5000만원, 도서구입비는 250만원 밖에 안된다. 박물관 내부나 관련 전문가들도 이 문제를 자주 지적한다. 모 관계자는 “박물관은 자료가 생명인데 유물구입비가 너무 적다. 도서구입비도 형편없다. 행사나 사업에 쓰는 돈을 줄이고 이 쪽 예산을 늘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지난 2005년 창립된 (사)세계직지문화협회는 올해 5월부터 비상대책위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이사회는 회장·부회장·사무총장의 사퇴안을 가결하고 새로운 집행부를 구성하기로 했지만 진척이 잘 안되고 있다. 이 협회는 시민 성금 3억5000만원을 모았으나 청주시가 3년 동안 운영비의 절반만 지원하는 바람에 성금 중 2억원이 운영비로 들어갔다. 향후 이 점에 대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청주시는 직지의 도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시민들은 직지를 매우 어렵게 생각한다. 한자로 돼 있는데다 내용이 난해하니 박제된 문화재 정도로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직지를 포함한 고인쇄문화를 시민들이 친근하게 느끼도록 하려면 시민들 속으로 파고들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협회나 동아리, 모임 등을 통해 저변확대를 꾀해야 한다는 것이다.

많은 돈을 들이는 직지코리아가 실패작이 되는 이유도 시민 호응이 없기 때문이다. 반면 독서동아리들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참여한 2019 독서대전은 몇 몇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호평을 받았다. 직지와 인쇄문화를 공부하고 관련 행사에 참여하는 동아리들이 있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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