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풍물꾼의 삶, 제대로 보여주고 싶습니다”
상태바
“30년 풍물꾼의 삶, 제대로 보여주고 싶습니다”
  • 박소영 기자
  • 승인 2019.09.18 17: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첫 독주회 연 씨알누리의 장호정 씨
씨알누리의 장호정 단원
씨알누리의 장호정 단원

지금까지 계속 흘러왔는데, 더 나아가기 위해 준비했다.”

우리 지역을 대표하는 풍물꾼 장호정(49)씨가 919일 저녁 730분 청주예술의전당 소공연장에서 독주회를 연다. 공연은 30년 풍물꾼의 길을 돌아보는 자리로 전통 연희의 다양한 장르를 선보인다.

설장구춤, 진도북춤, 버꾸춤, 회심곡, 동해안 별신굿, 경기 소리 등 전통연희와 소리를 한자리에서 보여줬다.

지난 연말 친구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한 번도 부조를 받아본 적이 없다고 농담을 했다. 시집도 안 갔고, 돌잔치도 안했으니까. 환갑 때까지는 아직 10년도 더 남았으니 이번 기회에 지인들에게 청첩장을 뿌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지인들에게 농담처럼 건넸던 말이 현실이 됐다. 30년 풍물인생에서 이번 독주회는 숨고르기이기도 했다.

다들 전통풍물의 위력이 사라졌다고 말하는 게 안타까웠다. 전통풍물이 갖고 있는 매력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는 참 열심히 풍물 하나만을 보고 달려왔다. 경북대에 입학하면서 동아리활동으로 풍물을 접한 장 씨는 대학 졸업 후 청주에 있는 풍물단체 씨알누리에 온다. “당시에는 풍물을 해볼 데까지 해보자는 맘이 컸다. 청주에 자리잡고 있던 단체에서 기량을 배우고 고향에 내려가서 친구들과 작업하기로 했는데, 그 길로 눌러앉았다.”

경상도 여자는 아무런 연고도 없는 청주에서 풍물 하나만을 보고 버텼다. “처음에는 지역색도 다르고 남자선배들만 있는 풍물단체에서 적응하기가 좀 힘들었다. 보수적인 기질이 있어서인지 한번 똬리를 틀면 잘 안 흔들리는 것 같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단체에 들어왔다가 떠났고 새로운 일을 찾기도 했다.”

씨알누리는 3년 전부터 지자체의 각종 지원사업을 받고 있지 않다. “지원금을 받으면 아무래도 얽매이게 된다. 먼저는 내 안에서부터 쌓고 난 뒤 무언가 명확해졌을 때 새 일을 시작해야 할 것 같다.”

그는 지역에서 참 귀한 사람이다. 30년 세월이 담긴 독주회는 그가 쌓은 내공을 아낌없이 보여주는 시간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