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노조 “의원들에게 경각심 주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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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노조 “의원들에게 경각심 주려고”
  • 홍강희 기자
  • 승인 2019.09.18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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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말 많은 청주시의회 관련 설문조사, 503명 참여 대부분 부정 평가
왼쪽부터 전국공무원노조 청주시지부의 류재홍 사무국장과 신태건 지부장.
왼쪽부터 전국공무원노조 청주시지부의 류재홍 사무국장과 신태건 지부장.

 

전국공무원노조 청주시지부(이하 청주시노조)가 청주시의회 관련 설문조사를 한 배경에 여전히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욱이 베스트 의원 6명과 워스트 의원 5명을 선정한 것에 대해 어떤 기준으로 뽑은 것이냐며 말들이 많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노조이기 이전에 공무원인 이들이 의원들에게 경고장을 날리다니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고 보는가 하면 다른 쪽에서는 “노조도 공무원인데 순수한 입장에서 했다고 볼 수 있나”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설문조사 결과가 대체로 부정적으로 나오자 시의원들 중에는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는 후문이다.

청주시노조는 시의원 설문조사를 올해 처음 실시했다. 전국적으로도 매우 드문 사례다. 지난 16일 노조 사무실에서 만난 신태건 지부장은 “청주·청원통합 이후 제2대 청주시의회가 출범했는데 1대 때보다 조합원들의 불만이 높았다. 그래서 어떤 불만들이 있는지 등을 알아보기 위해 7월 15일~31일 청주시 홈페이지 상에서 설문조사를 했다. 여기에는 503명이 참여했다”고 말했다.

민노총 소속의 청주시노조에는 정규직원 2970명 중 2500명이 가입돼 있다. 이 중 설문조사에 참여한 사람은 4~8급으로 다양하고 6~7급이 가장 많다. 신 지부장은 의원과 공무원의 관계는 갑-을이 아니고 동반자적 입장에서 일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집행부와 의회 중간 입장에서 조사를 했고 의원들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해 실시했다고 덧붙였다.

신태건 지부장과 류재홍 사무국장은 베스트·워스트 의원 선정이 본 조사의 목적이 아니고, 의원들이 공무원을 범죄자 취급하거나 시정질문을 취조하듯 하는 관행 등을 바꿔보자는 차원에서 했다고 줄곧 강조했다.

본 설문조사 결과를 간략히 정리해보자. 시의회 전반적인 의정활동에 대해서는 그저 그렇다(41%) 대체로 불만(31%) 매우 불만(14%)이 총 86%를 차지했다. 불만인 이유는 권위적인 자세(47%) 이권개입(21%) 인격모독 등 기본 자질부족(16%) 순으로 들었다. 시정질문 내용과 자세는 과거와 달라진 게 없다(50%)가 가장 많았고, 집행부에 대한 자료요구량은 많다(81%)고 대답했다. 자료요구가 불만인 이유는 공익보다 개인의 주관이나 편견에 따르기 때문(33%)이라는 답이 가장 많았다.

그리고 의원들이 본분에 충실하지 않다고 본 답변자들은 전문성 부족(27%) 권리와 의무 남용(20%) 순으로 지적했다. 이들이 기타 의견으로 내놓은 것은 고압적 지시, 불필요한 고함, 인사 개입 등이었다.

하지만 자료요구를 많이 하는 것에 대해 공무원들이 귀찮아서 불평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있다. 이 질문에 류 국장은 “무분별하게 자료요구 하는 걸 지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설문 문항 중에는 유독 자료요구에 대한 질문이 많다. 그러자 모 의원은 “자료요구도 공무원 눈치봐가며 해야 하느냐”고 성토했다.

특히 이목이 쏠린 것은 베스트와 워스트 의원을 선정한 것이다. 질문은 ‘본분에 충실하며 왕성한 의정활동으로 시의회와 청주시 발전에 기여한다고 생각되는 의원’ ‘의정활동시 고압적이고 권위적인 자세로 집행부를 대하는 등 자질이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의원’을 각각 3명씩 쓰라고 했다.

그러나 베스트 의원으로 선정된 의원들이 모두 왕성한 의정활동을 한다는 평을 듣지는 못한다. 시민들과 공무원들간 시각차가 있는 것이다. 그러자 지적을 덜하고 공무원 말을 잘 들어주는 의원을 뽑은 것 아니냐는 말들이 오갔다. 또 지적을 많이 하는 의원들을 워스트 의원으로 뽑은 것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류 국장은 “응답자들이 각자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시노조는 베스트 의원들에게는 상패를, 워스트 의원들에게는 본인들만 볼 수 있게 설문조사 결과를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이런 설문조사가 향후 청주시 집행부와 시의회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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