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는 지금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
상태바
청주는 지금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
  • 권영석 기자
  • 승인 2019.09.23 11: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새로운 상권 채우기 위해 기존 상권 매장 철수
대형업체들은 외부업체 선호, 지역업체 외면
성안길 곳곳에 붙은 현수막
성안길 곳곳에 붙은 현수막

 

태풍 타파의 북상으로 비가 오는 주말에도 청주 성안길의 시민들의 발걸음은 이어졌다. 청주 성안길은 전국적으로도 얼마 남지 않은 중심가 상권이다.

한때는 서울 명동, 부산 남포동, 대전 은행동 등과 함께 전국 5대 상권에도 이름을 올렸다. 쭉 뻗은 길은 영화 촬영지로도 크게 각광받았다.

7~8년 전까지 만해도 성안길 내 1000여개의 점포에서 1조가 넘는 매출을 올렸다. 청주에 적을 둔 자영업자들이 번 돈은 지역 내에서 재생산됐다. 인근에 카드밴더사, 인테리어를 하는 실내건축사 등 수 많은 직군들이 함께 먹고 살았다.

그렇지만 인구는 정체되는데 대형유통몰이 계속해서 입점하면서 상권 빨대 현상이 벌어지기 시작했다기존의 구조가 점차 깨지고 말았다.

하복대 중심상권의 등장으로 매출은 30% 줄어들었다. 대기업 유통업체들로 인해 카드밴더, 인테리어 등 인근의 자영업자들 수도 20%가량  줄었다. 대형몰들이 지역업체보다 외부업체들과 일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계속된 개발, 개발, 개발

 

요즘 들어 대형 개발들이 점차 가시화 되고 있다. 허허벌판을 개발해 아파트를 짓고 상권을 만드는 작업이 진행된다. 보통 단지 내 들어서는 상권은 학원, 병원, 음식점이 주를 이루는 2차 상권이지만 청주에는 1차 상권을 개발한다는 소식이 너무 많다.

연초제조창, NC백화점, 북청주역세권 모두 1차 상권으로 볼 수 있다. 한 대학교수는 인구는 한정되었는데 계속된 개발은 결국 나눠먹기일 뿐이다문제는 상권은 분산되고 서울의 자본, 대형유통기업이 들어온다는 점이다. 지역 공장들이 아무리 가동해도 결국 자본은 본사로 빠져나가는 구조가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정된 인구에서 새로 생기는 상권을 채우기 위해, 기존 상권의 매장이 철수하고 있다. 일례로 성안길에서 철수 하는 한 매장은 새로 생기는 상권으로 이전한다는 소문이다. 이들은 인테리어 철거 등 모든 부분을 자신들의 업체들로 채운다. 매장을 철거하기 위해 서울의 업체가 작업을 진행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금 시책은 공생이 아닌 자영업자 죽이기로 밖에 볼 수 없다. 공무원들 가운데는 자구책을 마련하라는 사람들도 있는데 자영업자들이 어떤 자구책을 마련할 수 있겠는가?”지역 업체들을 죽이고 대기업을 유치하는 정책을 재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안길 내 철수 중인 한 매장, 서울 업체가 철거를 진행했다
성안길 내 철수 중인 한 매장, 서울 업체가 철거를 진행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