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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은 영남이나 호남과 다르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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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은 영남이나 호남과 다르다. 왜?
  • 한덕현 기자
  • 승인 2005.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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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덕 현(본보 편집국장)
얼마전 결정된 방폐장 입지선정을 보면서 한가지 부러운 게 있었다. 주민투표율이다. 방폐장을 신청한 4개 시군의 평균투표율은 60.3%였고, 유치에 성공한 경주는 70.8%에 달했다. 비록 떨어졌지만 영덕의 투표율은 80.2%나 됐다.

선진화의 효과(?)인지는 몰라도 우리나라의 통상 투표율이 3, 40%를 맴도는 상황에서 70%이상은 분명 주목할 만 하다. 해당 지역으로선 미래를 담보할 중요 사안이었기 때문에 그만큼 관심이 컸던 것이다. 반면 우리는 어떤가.

청주 청원통합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의 결과를 보면 분명히 대비된다. 당시 청주와 청원의 투표율은 고작 35.5%와 42.2%에 머물렀다. 이것도 행정기관과 시민단체가 투표 막판까지 특공작전을 펴서 간신히 얻어 낸 기록이다. 만약 이런 독려가 없었다면 청주 청원 똑같이 30%대도 넘기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청주 청원통합과 방폐장 유치는 어찌보면 성격이 비슷하다. 둘 다 지역발전을 전제로 하는 현안이었고 때문에 주민의사를 물어 결정한 것이다. 각각의 입장에선 초미의 관심사였기에 주민투표 과정 역시 시종일관 과열현상을 빚었다. 그런데 결과는 이렇게 투표율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비약인지 몰라도 그동안 역대 정권에서 영남에 치이고 호남에 당하고 한 전력이 이런 투표율에서조차 실증적으로 나타나는 것 같아 기분이 별로였다. 저들은 자신들의 일에 벌떼같이 달려드는데 우리는 방관만 하고 있다고 생각해 보자. 그러고선 뒤에서만 미주알 고주알 짖어댄다면 지역이 제대로 갈리가 없다. 안타깝지만 이는 요즘 사석에서 흔하게 듣는 말중에 하나가 됐다.

얼마전 정부부처 고위 인사한테 들은 얘기는 더 많은 생각을 갖게 했다. 그는 충북출신으로 나름대로 고향을 위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데 막상 찾아 오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조그만 연줄만 있어도 일단 얼굴을 디밀고 보는 영·호남의 응집력이 부럽다는 말까지 했다.

예전에는 그나마 몇몇 잘 나가는 정치인들이 있어 인사철엔 나름대로 충북 목소리를 냈는데 지금은 아예 기대조차 않는다고 했다. 더 한심한 것은 그 스스로 무슨 정책을 입안할 때 자연스럽게(?) 영·호남의 눈치를 본다는 실토였다.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는 바람에 각 부처 여기저기에 포진한 그곳 출신 인사들도 걸리지만 벌떼처럼 덤비는 그쪽 정서를 의식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는 노골적으로 표현하면 알아서 긴다는 말이나 다름없다. 그의 결론은 엉뚱하게 청주 청원 통합문제로 귀결됐다. 통합을 결코 원하지 않으면서도 지원하는 척 기만술을 편 충북도와 도지사의 처신이 충북의 당당하지 못한 현실, 그 실체를 그대로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이런 사례는 또 있다. 충청일보 사태에 따른 임광수씨측의 처신이다. 자신을 비판한 인사들을 상대로 대리인을 내세워 무더기 고소고발을 남발한 것도 부족해 국내 최고의 로펌에 의뢰, 아예 거액의 민사소송까지 제기했다. 이미 당국에 의해 부당노동행위 내지 위장폐업으로 결론이 났는데도 말이다. 이 정도가 되면 지역의 입장에선 확실히 결론을 내는 게 정상이다. 오히려 역으로 임광수회장한테 책임을 묻는 지역의 근성이 발휘돼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 문제에 책임있게 나서는 사람은 하나도 없고 여전히 임광수씨는 충북을 대표하는 어른으로 대접받고 있다. 무조건 법대로만 하겠다는 의지가 고소고발 전국 1위라는 명예를 재확인시키는 것같아 안타깝다. 그가 정말 충북을 대표하는 어른이라면 법에 의지해 지역을 시끄럽게 할 게 아니라 스스로 책임지고 털어버리려는 대인다운 면모를 보여야 한다.

충북협회장 문제도 그렇다. 임광수씨의 20년 장기체제에 불평불만을 토로하는 인사들은 많지만 정작 총대를 메는 사람은 없다. 마땅한 후임자로 지목받는 인사들도 하나같이 “저쪽(임회장)이 먼저 사퇴하고 회원들이 거국적으로 추대하면 한번 나설 수도 있다”는 아주 수동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공개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뒤에서만 어떻게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럴바엔 앞으로는 문제제기 자체를 하지 말라고 충고하고 싶다. 이런 현안에 대해 대세를 가르는 당당한 사람이 나타나기를 간절히 바라는 심정은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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