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세금으로 민간 카페 인테리어까지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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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세금으로 민간 카페 인테리어까지 지원
  • 박소영 기자
  • 승인 2019.10.02 1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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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 문화제조창C내 원더플레이스가 임대한 공간에 무상 리모델링 지원
청주시 “협업차원에서 한 한 일이다"해명했지만 예산 집행과정 '의혹 불거져'

문화제조창C 미스테리
리츠를 왜 설립했나


현재 문화제조창C 건물의 주인은 부동산 투자회사인 리츠다. 청주시는 20176월 연초제조창 본관 건물을 55억원에 현물출자 하고 LH토지공사는 20억원, 주택보증기금(HUG)50억원 출자해 총 130억원을 모아 부동산 투자회사(리츠)를 설립한다. 주식회사인 리츠의 지분구조는 청주시가 43%, 주택보증기금은 38%, LH토지공사는 19%.

리츠를 설립한 이유에 대해 청주시장은 민간자본을 유치해 문화제조창과 구도심 지역을 활성화하기 위한 것으로 10년간 상업시설을 운영하면서 책임지고 임대료를 납부할 운영사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했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따라서 청주시는 건물의 절반을 사용하고, 나머지 절반에 대해선 임대사업을 하게 된다. 그렇게 해서 구한 사업자가 바로 원더플레이스다. 원더플레이스는 지역에서 보세 옷가게로 성장한 회사다. 원더플레이스는 건물주인 리츠에 연간 274000만원의 임대료를 납부하게 된다. 10년 간 274억을 납부하기로 약정한다.

원더플레이스는 임차받은 공간(문화제조창C 면적의 1/2)에 또다시 재임대(MD)를 통해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구조다. 일종의 하청의 재하청 구조인 셈이다.

이 때부터 모든 게 꼬이기 시작한다. 이제 문화제조창C 5층에 들어서는 도서관은 사립공공도서관이 돼버린다. 건물 주인이 리츠이기 때문에 사립인 것이고, 도서관 운영에 대해 세금이 투입되기 때문에 공공도서관이 되는 것이다.

원래 5층 건물은 공공목적으로 시가 쓰는 공간과 민간 운영사인 원더플레이스가 임대하는 공간이 각각 절반씩 나눠져 있었다. 시는 당초 공연장과 시청자 미디어센터를 쓰기로 돼 있었다. 원더플레이스는 뮤직 콘텐츠홀을 사용하기로 했다.

 

도서관 당초 계획에는 없었다

 

하지만 올 초 갑자기 도서관이 튀어나왔고, 5층 공간에 도서관을 조성하기 시작한다. 일단 벽면에 코엑스 별마당 도서관처럼 서가를 층별(건물 1층부터 5층까지)로 배치하는 형태로 안을 짠다.

원더플레이스가 당초 사용하기로 했던 공간에도 서점은 없었지만 돌연 서점이 끼어들어간다. 원더플레이스는 뮤직콘텐츠홀 대신에 서점 2(111, 54)과 카페, 키즈카페 등을 입점시키기로 계획을 바꾼다.

그러면서 청주시는 서점이 도서관 및 공연장까지 운영하는 대가로 매달 7600만원의 운영비 및 현물로 책 500만원 어치를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뿐만 아니라 도서관 조성비로 34억원을 쓴다. 본보 확인결과 34억원 안에는 청주시가 도서관 리모델링뿐만 아니라 원더플레이스가 임대를 놓아야 할 공간인 서점 및 카페까지 무상으로 인테리어를 지원하는 비용이 포함됐다. 카페의 테이블 및 의자까지 다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청주시 도시재생과 이진영 주무관은 원더플레이스가 임대를 놓기로 했던 공간 일부를 리츠에 무상임대해줬다. 문제의 카페와 서점이 원더플레이스가 임대받은 공간인 건 맞지만 일종의 보전 차원에서 시에서 인테리어를 해줬다. 협업차원에서 한 일이다고 밝혔다.

리모델링한 문화제조창C 내부모습. / 사진=육성준 기자
리모델링한 문화제조창C 내부모습. / 사진=육성준 기자

하지만 시 예산이 원더플레이스가 따로 임대를 놓아야 할 민간 영역에까지 쓰였다는 것은 이해가 안 되는 대목이다. 시에서는 이를 협업이라고 해명하지만 석연치 않다.

34억 원의 예산 출처 또한 아리송하다. 청주시는 본관 건물을 2차례 걸쳐 다시 리츠로부터 매입하게 된다. 따라서 청주시는 1차로 10월 중순 456억원을 주고 건물의 1/2을 사오기로 했다. 하지만 다시 추정해보니 415억 원만 지출해도 되는 상황. 결국 남은 돈 34억원을 가지고 도서관 리모델링 사업을 하는 것이다.

청주시는 2차로 현재 원더플레이스가 임대받은 공간을 다시 10년 후에 사온다. 리츠는 2029년 청산하게 된다. 이때는 건물의 감가상각비를 적용해 20% 깎인 315억원에 매입하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청주시는 책정된 315억 원이 너무 적어, 90억원의 사업비 예산을 더 쓰기로 한다.

청주시 도시재생과 이진영 주무관은 감가상각을 적용하면 리츠가 손해이기 때문에 90억원을 보전해 주기로 했다. 2차로 건물을 사올 때는 추가 지원을 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결국 감가상각을 무시하고 건물값을 1차 때와 같이 적용해 사오겠다는 것이다.

주식회사 리츠가 문화제조창 리모델링사업으로 쓰는 예산은 총 1021억원이다. 이는 직접사업비 839억원, 판관비 158억원, 금융비 24억원을 합친 금액이다.

결국 청주시는 자신의 건물을 55억원에 현물투자한 후 소유권을 리츠에 넘기고 리모델링(655억원 추정)을 거쳐 다시 리츠로부터 1, 2차로 나눠 사오는 데 금액만 총 820억원이 들어간다. 또 리츠를 설립했기 때문에 부대비용으로 판관비 158억 원과 금융비 24억 원도 지출된다.

따라서 청주시가 리츠를 만들지 않고 자체 사업으로 진행했다면 예산을 훨씬 절감할 수 있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적어도 판관비와 금융비(182)는 사용되지 않을 돈이다.

청주시의회 이현주 의원은 1일 시정질의를 통해 청주시가 연초제조창 리모델링 사업에 1000억원이 넘는 돈을 쓰면서 예산이 공정하게 쓰였는지 의구심이 든다. 리츠의 의사결정구조가 불투명하다. 주주총회와 이사회가 열렸지만 모두 서면으로만 진행됐다. 이사회 회의록이 의회에 공개된 적도 없다. 지금부터라도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청주시장은 리츠를 설립한 것은 당시 거대한 사업을 청주시가 단독으로 하기 어려워서였다. 지난 일을 계속해서 되짚는 것은 문제가 있다. 도서관 문제는 의견을 받아들여 잘 정리할 것이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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