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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라이트, 무엇을 하자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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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라이트, 무엇을 하자는 것인가?
  • 충북인뉴스
  • 승인 2005.1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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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헌 석(서원대 법학과교수)
   
요즘 보수신문들은 때 아닌 이념논쟁으로 신바람에 들 떠 있다. 다름이 아니라 보수신문들의 한 줄기 빛이었던 뉴라이트 운동이 힘을 얻으면서 지난 7일 ‘뉴라이트 전국연합’이 발족되어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두레공동체 대표 김진홍 목사가 상임의장을 맡고, 이영해 한양대 교수, ‘뉴라이트 충청포럼’ 등 시민단체들과 그 밖에 교수, 변호사, 기업인 등이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아무리 좋게 보려고 해도 왠지 불안하게만 느껴지는 것은 뉴라이트 개념조차 모르는 우매함 때문이거나, 아니면 뇌리에 박혀 버린 좌파적(?) 의식으로 인해 그들의 순수함을 외면하려는 정신지체적 발상 때문인지 모를 일이다. 먼저 명칭부터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미 ‘신자유주의’ 내지는 ‘신보수주의’라는 용어가 정착되어 있는 마당에, 굳이 영어로 뉴라이트(New Right)라고 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 혹시라도 우리 사회에서 보수는 곧 꼴통이라는 의미로 이미 단죄되어 있음을 알고, 영어로 치장하고자 했다면 시민단체로서는 옳지 못한 일이다.

다음으로 ‘뉴라이트전국연합’의 설립배경에 의혹이 생긴다. 이들은 “전국 곳곳에서 자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뉴라이트 운동의 중심을 잡아주고 전 국민적인 운동으로 성장시킬 필요가 있었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이러한 주장에 흔쾌히 동의하지 못하는 까닭은 결코 정치권과 무관해 보이진 않기 때문이다.

이 단체 결성에 주도적으로 나선 이영해 교수가 지난 총선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받은 것과 발기인으로 나선 이병석 씨가 현재 한나라당 의원이란 사실은 알려진 사실이다. 게다가 순수한 시민단체의 발기인대회에 이재오, 김애실, 박계동 의원이 참석하고, 기성정치인들 다수가 그 자리에 포진하고 있었다.

더 재미있는 것은 이 단체가 출범하자마자 유사단체들끼리 짝퉁과 원조논쟁이 터져 나온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이들의 논쟁에서 뉴라이트 운동의 방향이나 정체성에 대한 언급은 없고, 오로지 자리다툼의 논쟁만이 있는 것을 볼 때, 그들 내부의 순수성 내지는 운동성에 대한 믿음에 흠이 갈 수밖에 없게 된다.

그런데 정말로 알 수 없는 것은 그들의 가치지향점이다. 즉 무엇을 하고자하는 것인지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다. 그들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좌파정부가 훼손’하고 있기 때문에 ‘좌파가 헤집어 놓은 갈등과 반목의 상처를 보듬고 대한민국의 선진화를 견인’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노무현 ‘좌파정부’에 대한 안티테제로 뉴라이트 운동을 하겠다는 것일 터인데, 과연 노무현정부가 어떤 기준에서 좌파정부로 분류될 수 있는 것인지 그 잣대는 제시하지 못하고 그저 좌파라고 몰아붙이고 있다.

나는 노무현 정부가 좌파정부라는 것에 절대로 동의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뉴라이트 그들이 진정한 우파인지 의심스럽기만 하다. 자유민주주의란 개인의 양심과 자유를 무엇보다 존중하는 다원주의적 가치체계임에도 그들은 국가보안법체제를 지키라고 한다. 또한 시장경제의 기본인 공정한 경쟁을 파괴하는 재벌의 출자총액제한제도를 풀라고 하는 반시장적 주장을 하고 있다.

따라서 뉴라이트는 우리나라를 발전시키는데 그다지 의미있는 운동이 될 것 같지 않다. 다만 우리 사회에서 뉴라이트의 실체가 존재하고 있으며, 뉴라이트를 부각시킨 일등공신은 역설적이게도 참여정부의 실정 때문이란 것은 분명하다.

정부와 여당의 무능이 광범위한 민심 이반을 낳고 알맹이 없는 진보에 대한 환멸로 이어지면서 보수가 재조명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이 이해찬 총리의 말대로 ‘의식의 지체가 초래한 역사적 퇴보’ 현상인가, 아니면 박근혜 대표의 표현처럼 ‘시대정신과 국민의 뜻을 반영하는’ 흐름인가에 대한 판단은 일단 접어 두고 싶다.

다만 소박한 생각으로 새롭게 출범한 뉴라이트 전국연합이 그들의 말처럼 진정으로 순수한 시민단체이면 좋겠다. 보수와 진보를 불문하고 건강함을 지향하는 것은 좋은 것이기에, 우리가 간직하고 가야할 가치를 일깨우고 함께 동행 하는 건강한 보수라면 진심으로 존중하고 싶다

. 그리고 더 나아가 그들이 추구하는 뉴라이트(New Right)가 노동자를 거리로 내몰아 자살하게 만들고, 70살 농부가 여의도에서 피를 흘리며 절규하게 만드는 냉혹한 신자유주의가 아니라, 모두에게 희망과 웃음을 주는 새로운 불빛(New Light)이 되었으면 더욱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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