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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매쟁이 무시하고 결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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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매쟁이 무시하고 결혼하나?
  • 권혁상 기자
  • 승인 2005.11.1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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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상 충북인뉴스 편집장

혁신도시 입지선정을 둘러싸고 충북도가 하루도 편할 날이 없다. 공공기관 이전에 사활을 건 시·군의 과열경쟁에 엄포(?)를 놓으면 뒤에서 청주·청원권 이전에 사로잡힌 공공기관 노조가 덜미를 잡는다. 혁신도시 자문단이-오늘-분산 배치 의견을 내놓으면-내일- 건설교통부는 일괄이전 방침을 재천명한다. 마치 충북도가 쉴새없이 고개를 내미는 도깨비 머리를 정신없이 망치로 내려치는 게임기 앞에 선 듯 싶다.

최근의 심각한 상황은 입지선정위원회가 가동중단 상태에 빠진 것이다. 입지선정위원회는 충북도와 이전기관협의회가 각각 10명씩 추천한 20명으로 구성됐다. 하지만 이전기관측 위원들이 조수종, 이두영 위원의 해촉을 요구하며 회의소집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 위원은 지방분권국민운동 충북본부 실무자이며 최근 단체 성명에서 혁신도시 청주·청원 배제론을 주장한 것이 시비거리가 됐다. 입지선정위원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내세워 충북도에 해촉을 거듭 주장하고 있다.

그동안 한주일에 1~2번씩 열리던 실무위원회마저 3주째 공전되고 있다. 이원종 지사가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 중재를 요청해 ‘충북지역이전기관협의회’ 소속 기관장들과 비공개 회동까지 가졌지만 사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오로지 위원 해촉만을 내세우는 것은 협상이라기보다 굴복을 강요하는 협박이다. 이런 험악한 상황이 계속된다면 ‘백년손님’ 맞이에 들떠있던 140만 도민들의 인심이 어떻게 돌아설 지 장담할 수 없다. 이미 혁신도시 유치를 둘러싼 안팎의 갈등을 지켜본 한 도의원은 의정단상에서 ‘차라리 혁신도시를 거부하자’고 목청을 세우기도 했다.

어느쪽이든 ‘쪽박을 깨자’는 심사가 아니라면 적당한 선에서 대의를 쫓는 것이 당연한 귀결이다. 개인적 사견으로는 문제가 된 두 위원이 ‘본의아니게 오해를 빚게된 점'에 대해 공식사과하는 선에서 마무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또한 충북도와 정치권도 혁신도시 입지선정 과정에서 신중한 처신이 절실히 요구된다. 충북개발연구원에 의뢰한 혁신도시 입지연구용역안이 나오기도 전에 충북도 고위 관료는 청주·청원 배제론을 공론화시켰다. 산하 연구기관에 용역발주한 상태에서 도 간부가 특정지역 배제 공개발언을 한 것은 매우 부적절했다.

더구나 모 국회의원은 기자간담회에서 특정지역을 구체적으로 거명한 ‘입방정’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 앞서 밝힌대로 충북도와 이전기관협의회가 동수로 추천해 구성한 입지선정위원회의 존재를 부정하는 전제가 아니라면 이같은 무책임한 발언은 쏟아져 나올 수가 없다.

특히 한국의 중심, 수도 서울에서 타의에 의해 집단이주하는 공공기관 종사자들의 입장에서 이같은 발언은 용납되기 힘들다. 최대한 합리적인 논의를 거쳐 입지선정하더라도 흔쾌한 동의를 얻기 어려운 마당에 괜한 시비거리를 만드는 것은 신중치 못한 태도다.

도민들은 그동안 말잔치로 이어온 국토균형발전의 청사진이 공공기관 이전이라는 구체적 모습으로 다가오자 기대와 환영 일색이다. 하지만 이전 공공기관 직원들과 가족들은 불안과 부담감 속에 입지선정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공공기관 이전은 ‘백년손님’을 맞는 것이 아니라 ‘백년이웃’을 찾는 작업이다. 입지가 결정되면 우리와 뿌리를 함께할 이웃사촌으로 어깨동무하며 살아야 한다.

그토록 애타게 찾던 ‘백년이웃’과 ‘백년가약’을 맺는 상황에서 어떤 거처를 마련해 줄지 중구난방 떠들 일은 아니다. 애초 우리가 약속한 공식 중매쟁이(?) ‘입지선정위원회’에 모든 것을 맡겨두고 진득하게 기다려보는 것이 상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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