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재탄신 125주년, 다시 손을 모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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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재탄신 125주년, 다시 손을 모으자
  • 충북인뉴스
  • 승인 2005.1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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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성(단재문화예술제전 추진위 기획위원)
   
20년전의 일이 생각난다. 그 땐 단재를 이야기하거나, 단재사당을 찾는 것조차 사찰받아야 했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민족의 스승이신 단재 선생의 순국 50주기를 맞이하며 두손 놓고 있을 수가 없었다.

추모사업회도 있던 터라 지역의 어른 몇 분과 상의해 보았다. 하지만 반응이 시원치 않았고 할수없이 선배, 후배 10여명과 함께 향과 초를 구하고 막걸리를 준비해 단재 선생 순국 50 주기 추모식을 사당에서 단촐하게 올렸다. 그 부끄러운 추모식에서도 누군가 감시의 눈길을 감지해야 했다.

그러면서 생각해 보았다. 혁명가라서 무서운 것인가, 아니면 또 다른 이유라도……1919년 3.1운동 직후 상해임시정부를 만드는 과정에서 누구보다 앞장 섰던 분이 신규식, 신채호 선생이다. 그럼에도 임정이 3.1운동의 투쟁정신을 이어받아 적극 투쟁하지 않고 외교적으로, 독립운동을 하려는 몇몇 지도 인사들의 노선에 대해 비판했던 것이다. 그 중에 가장 문제가 되었던 인물이 바로 이승만 전대통령이었다.

국무총리를 대통령이라 자칭하고, 미국정부에 일본을 대신해서 위임통치해 주길 요청했던 인물, 이에대해 단재선생은 박은식, 김창숙 선생과 함께 ‘당장 위임청원을 철회하고 사과할 것’을 단호히 요구하셨다. 급기야 임정 특별재판부에서 대통령 지위를 박탈당한 그런 사람이 해방 한국의 초대 대통령이 된 것이다.

올 한해 동안 우리 주변에 가장 자주 듣던 단어가 다름 아닌 광복 60주년 기념이라는 말이다. 그러나 여전히 단재 신채호 선생님의 경우 아직도 완전한 국적의 회복도 이루지 못하고, 친일무리의 후손들은 땅을 되찾겠다고 준동하는 데, 반민족행위자 재산환수법도 확정시키지 못하는 부끄럽고 한심스러운 형국이다. 한마디로 진정한 식민지 잔재 청산과 새로운 대동출발의 방법도 모르고 있다.

10년전 1985년 8월 광복 50주년을 맞으며, 이제는 식민지 청산을 마치고 수년 만이면 민족의 통일이 이루어지리라, 아니 이루리라 낙관하였다.

그러나 2005년을 다 보내며 여전히 우리는 화해하고 협력하는 마음보다, 분열하고 냉소하는 습속에 젖어 정말 이 작은 나라도 통일할 수 있을까 우려된다. 앞으로는 더 이상 광복을 기념하지도 못 할 것 같다. 이제는 분단 60년 부끄러움이 앞서 어찌해야할까 모르겠다.

그리고 우리에게 또 하나의 과제를 가지고 있다. 내년 2월 21일 순국 70 주기를 맞으며, 단재사당 묘역을 정상화하기 위하여 우리 모두의 뜻과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10년 전 단재 동상을 세우기 위해 함께 모였던 그 마음이 다시 합쳐서 성금으로 묘역을 단장하자고 제의하고 싶다. 이를 통해 단재 선생의 뜻을 바르게 세우고, 우리 민족이 인류와 미래를 위한 ! 희망의 증거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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