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 백곡면 ‘엽돈재 갈등’ 대안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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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천 백곡면 ‘엽돈재 갈등’ 대안 없나
  • 김천수 기자
  • 승인 2019.10.16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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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번국도 개량공사 노선안 놓고 찬반 팽배, 주민들 서로 반목
국도 34호선 천안 입장∼진천 백곡 구간 개량사업 비교 노선도
국도 34호선 천안 입장∼진천 백곡 구간 개량사업 비교 노선도

 

조용하던 마을이 주변을 지나는 34번 국도의 개량공사 노선안에 대한 찬반으로 삭막한 분위기에 휩싸여 조속한 해결책이 요구된다. 진천군 전체 주민들의 논란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14일 진천군의회는 노선변경 검토 건의문을 채택해 관계 기관에 전달했다.

충남 천안 입장과 충북 진천 백곡으로 이어지는 34호선 국도 엽돈재 구간 개량공사의 주무처는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이다.(비교 노선도 참조)

충북 진천군 백곡면 갈월리 서수마을은 24가구의 작은 동네임에도 개량될 국도가 마을 앞을 지나게 되느냐 마느냐를 놓고 찬반으로 갈라져 있다. 이제는 백곡면 주요 단체들이 마을 앞을 지나는 ‘1안’을 적극 반대하면서 면 전체의 문제로 확대됐다. 백곡면이장협의회를 중심으로 진천군 전체의 문제로 확대될 분위기다.

이헌상 이장협의회장은 “이장협의회와 백곡면 새마을지도자회, 주민자치위, 상가번영회, 지역발전협의회 등 5개 단체가 1안을 반대하고 있다”면서 “이번 주 중 진천 참여연대와 협의를 거쳐 진천군민 범대책위원회(범대위) 발족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협의회장은 1안 반대 주민 600여 명의 서명을 받아 대전국토관리청에 제출했다고 전했다. 그는 “인권위 등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국토관리청이) 끄덕도 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찬성하는 주민들의 목소리는 대체로 작은 편이다. 1안을 찬성하는 서수마을 주민 20여 명은 서명을 받아 대전국토청에 전달했다.

이에 임봉규 서수마을 이장은 “찬반 모두 마을 주민들이다. 더 이상 주민들이 갈라지는 모양은 좋지 않다”면서 “이곳에 살지 않는 사람들이 끼어드는 건 안된다. 마을 사람들은 생활 문제와 직결된 문제다”고 외부의 입김을 불쾌해 했다.

대전국토청이 최종 확정단계로 결정한 1안은 백곡면 갈월리 서수마을 앞을 지나는 계획노선이다.

찬성쪽 주민들은 터널 구간이 가장 짧고 기존 노선쪽을 지나면서 서수마을 인근 식당 등의 영업에 지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 3안이 선택되면 차량들이 서수마을 뒤편 터널로 빠져나가 기존 도로의 통행량이 대폭 감소돼 영업상 큰 타격이 된다는 것이다.

반면 반대쪽 주민들은 마을 앞에 높아지는 개량 국도가 들어서면 농토와 마을이 갈라지면서 나빠지는 풍광도 문제이지만 농사일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등의 논리다.

서수마을 외 백곡면의 반대 주민들은 엽돈재 너머 천안 도림리에 설치될 서울~세종 고속도로의 나들목(IC)과 연결될 것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아울러 천안쪽 도림리까지 이미 4차선이며, 진천읍 성석4거리까지도 4차선으로 돼 있어 향후 연결해야 할 도로라는 측면도 1안 반대 논리로 동원하고 있다. 가능한 한 직선화하는 2안 또는 3안을 선택해 향후 4차선으로 잇는 확장도로 계획까지 염두에 두자는 주장이다.

서수마을 자체도 두 동강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 따르면 해당 사업은 기존 선형불량 구간에 대해 교량 및 터널을 이용하는 국도개량 노선이다. 계획노선은 연장 6.3㎞의 2차로 개량 공사로 기존 도로의 교통안전 및 교통불편을 조기에 해소하고 국도의 간선기능을 강화하는데 목적이 있다.

대전국토청은 현재 1안 노선의 높낮이 등 일부 수정을 검토할 뿐 2안, 3안으로의 변경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대전국토청 관계자는 “다른 안은 20% 이상의 사업비가 추가되기 때문에 사실상 예비타당성 조사를 다시 실시해야 돼 사업이 불투명하다”고 설명했다. 사업비와 공사 기간을 감안해 서수마을 반대 주민의 목소리를 반영한 선에서의 1안 고수라는 입장이다.

해당 구간은 구체적으로 충북 진천군 백곡면 갈월리와 경기도 안성시 서운면 청룡리 및 산평리, 충남 천안시 서북구 입장면 도림리를 지난다. 기존 이곳 구간은 서운산(547m), 부소산(459m) 사이 300여 높이의 고갯길인 엽돈재를 넘는 험한 굽은 도로다. 서운면 구간에는 청룡저수지가 있어 문화재와 식당 등이 소재하여 관광지와 다름없다. 백곡면 갈월리 쪽도 식당과 숯가마 등이 있다. 2, 3안이 선택되면 갈월리 중 서수마을을 지나지 않게 돼 영업 상 피해가 예상된다.

당초 예비타당성안은 청룡저수지 북단 통과노선이었지만 문화재 이격거리 및 민원으로 인해 변경안이 검토됐다. 이에 따라 청룡저수지 남단을 우회하는 1, 2, 3안이 도출됐고 국토관리청은 1안을 최적안으로 결정한 상태다. 3차례의 주민설명회와 경대수 국회의원실에서의 논의, 진천군의회 설명 등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재 1안을 반대하는 주민들은 지난해 11월 27일 실시된 1차 주민설명회 때 2, 3안이 없었다는 주장을 하면서 국토관리청이 1안을 밀어붙인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국토관리청 관계자는 2, 3안도 준비돼 제시됐지만 주민들이 눈여겨보지 않았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서수마을 한 주민은 “도로 문제로 친인척 간, 선후배 간 반목하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면서 “1안이 안된다면 2안보다는 청룡저수지 남단에 교차로가 생기는 3안이 낫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나마 기존 엽돈재를 넘나드는 차량 감소를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란 희망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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