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향후 전기‧온수‧스팀 팔 수도"의혹도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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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향후 전기‧온수‧스팀 팔 수도"의혹도 나와
  • 박소영 기자
  • 승인 2019.10.16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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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LNG열병합발전소 주민설명회에서 여러 문제제기
박미자 시의원 “MOU에도 없던 발전소, 건립 중단해야” 주장
청주 테크노폴리스부지에 건립되는 스마트에너지센터 이른바 LNG열병합발전소의 환경영향평가 초안 주민설명회 모습.
청주 테크노폴리스부지에 건립되는 스마트에너지센터 이른바 LNG열병합발전소의 환경영향평가 초안 주민설명회 모습.

반도체 생산은 만년 업계 2위이지만 전기분야 만큼은 1위를 하고 싶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지난 11일 청주 테크노폴리스부지에 건립하는 스마트에너지센터 이른바 LNG열병합발전소의 환경영향평가 초안 주민설명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전기분야에서 1위를 하기 위해서는 585MV 규모의 LNG열병합발전소가 절실하다는 주장이다. 이날 SK하이닉스 측은 현재 한전에서 전력을 공급받고 있지만 만약 정전이 일어날 경우 엄청난 손해를 입을 수 있다. 일본의 도시바 같은 경우 13분 정전으로 3조의 손해를 봤다. 병렬방식으로 전기공급을 받아야 만약의 사태에 대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한전으로부터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고 있지만 예비로 자가발전을 하는 LNG열병합발전소가 꼭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주민의 건강권 침해 막심

 

이에 대해 시민단체를 비롯한 시의원, 주민들의 반대의견이 쏟아졌다. 먼저 박미자 청주시의원은 일어나지 않을 만약의 사고 때문에 시민들의 건강권 및 재산권이 막대한 피해를 입어야 하는가라며 따져 물은 뒤 인근 푸르미소각장에서도 폐열로 1175MV의 전기생산이 가능하다. 병렬방식의 전기공급이 필요하다면 시에서 이러한 지원을 해줄 수도 있다고 본다고 문제제기했다.

뿐만 아니라 박 의원은 청주시와 SK하이닉스 측이 맺은 MOU의 실체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SK하이닉스는 청주시에 향후 35조 원의 투자유치를 하겠다고 약속하면서 MOU를 맺었다. MOU에는 반도체 공장을 위한 신규관련 시설을 지원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이전에는 SK하이닉스가 부대시설을 짓겠다고만 했다. 하지만 발전소를 부대시설로 볼 수 있는가. 발전소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사업이다. MOU에는 신규관련시설이라고만 했지 발전소가 정확히 명기된 것도 아니다. 결국 이 사안은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대기업이 약속에도 없던 발전소를 추진하는 것 아닌가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 측은 “LNG열병합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기는 하이닉스 3공장과 M15에 공급하게 된다. 양질의 전기공급을 위해 필요한 시설이다. 발전소는 신규관련시설이다. 발전소가 건립되면 인력은 200명 정도 고용할 수 있다고 답했다.

 

오염원을 더 늘리면 안 돼

 

하지만 LNG열병합발전소건립에 따른 주민들의 건강권 침해가 예상된다. SK하이닉스가 내놓은 대안은 발전소에서 나오는 질소산화물(미세먼지, 초미세먼지의 원인)을 저녹스(NOx)시설을 통해 저감할 뿐만 아니라 청주시내 공장에도 저녹스 시설을 설치해줘 전체적인 총량을 감소시키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성우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LNG열병합발전소에서만 1년에 205톤의 질소산화물을 배출하게 된다. 청주시내 가장 큰 미세먼지 오염물질 배출원인인 지역난방공사의 경우가 1년에 208톤으로 거의 맞먹는다. 결국 하이닉스는 새로운 오염원을 만들면서 다른 오염원을 줄여주겠다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 이것이 논리적으로 맞는가. 청주시의 대기질이 전국 최악이다. 청주시장은 청주시민의 건강권을 책임지기 위해 건립 반대입장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의 경우 대기질 영향권을 10km로 보고 있다. 이럴 경우 청주시내 전역이 대기질 영향권에 속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발전소 건립으로 포름알데히드 등 발암물질은 기준치를 초과한다는 자료가 이날 나왔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 측은 뾰족한 답을 주지 못했다.

다만 SK하이닉스 측은 24시간 상시 가동으로 전원을 껐다 켰다했을 때 발생하는 불완전연소를 줄이겠다는 것과 TMS(실시간 정보장치)를 통해 오염도를 공개하겠다는 등의 약속을 했다.

이에 대해 이성우 처장은 대규모 공장들마다 TMS장치를 달았지만 계수조작을 했다. 감사원 보고서에도 이러한 내용이 나와 있다. 기업 이윤을 목적으로 어떠한 일들이 벌어질지 모른다. 전국에 LNG발전소들이 많지만 가동률이 떨어진다. 또 선진국에선 LNG원료에서 친환경원료로 이미 전환하고 있다. 탈원전에서 신재생에너지로 가는 과도기에 무리하게 LNG발전소를 짓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고 주장했다.

 

나중에 전기파는 것 아니냐의혹

 

주민이자 대학에서 전기공학을 가르친 김응동 전 교수는 “SK하이닉스가 단순히 자가발전을 위해 발전소를 짓겠다고 하는 데 이상한 점이 한 두 개가 아니다. 일단 송전로를 가공선로가 아니라 지중화하겠다고 한다. 지중화를 하게 되면 생산한 전기를 멀리 보낼 수 있다. 또 전기를 154000V로 전압을 높이겠다고 한다. 전압을 높이면 멀리 보낼 수 있다. 자체공장을 위해서는 이러한 시설이 무의미하다. 결국 대기업이 전기 장사를 하겠다는 의도다고 지적했다.

정부에서는 산업용 전기 값을 올리겠다는 얘기를 하고 있다.

한전 충북지부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민간 기업이 생산하는 전력도 전력거래소를 통해 팔 수 있다. LNG열병합발전소는 LNG가스를 사용해 물을 끓여 전기를 생산하게 된다. 전기를 생산하고 난 뒤 온수 및 스팀이 부산물로 나오게 된다.

실제 지역난방공사의 경우 벙커씨유(2024LNG가스 400MV규모로 대체 예정)를 원료로 물을 끓인 뒤 생산된 온수와 스팀을 청주지역에 공급하고 있다.

김 전 교수는 “LNG열병합발전소에서는 전기뿐만 아니라 온수, 스팀도 당연히 나오게 된다. 이걸 그냥 버릴 리가 없다. 향후 전기뿐만 아니라 온수, 스팀 장사를 할 가능성도 있다. 이건 전기를 공부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얘기다반도체 공장은 엄청난 오염원을 사용하는 시설이다. 이곳에 발전소까지 건립되면 누가 들어와 살겠는가. 한 기업의 이익 때문에 청주시민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못 돌아다닐 정도로 최악이 상황이 될 것이다. 바로 옆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고향을 잃게 된다고 성토했다.

이날 SK하이닉스측은 전기를 다른 곳에 공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만 답했다.

SK하이닉스가 추진하는 LNG열병합발전소는 지난 3월 산자부에 사업신청서를 낸 이후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환경부의 환경영향평가 부동의가 나와야만 사업 신청이 취소될 수 있다. 지자체는 주민 의견을 산자부에 제시할 권한이 있다. 이달 말까지 주민의견을 제출해야 한다. 또 환경영향평가 본안은 오는 12월까지 제출하게 되며 이 때 발전소 건립 동의, 부동의가 결정된다.

이날 현장에 있던 청주시 담당 공무원은 주민들 의견을 전달하겠다고만 짤막하게 답했다.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충북시민대책위원회는 지난 14일 성명서를 내고 반도체업계 1등 위해 청주시민 희생 강요하는 SK하이닉스의 발전소 건립을 중단하라면서 청주시장 및 정치권은 이에 대한 찬반의사를 확실히 밝히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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