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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과 맞서 극복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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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과 맞서 극복해 볼까?
  • 충청리뷰
  • 승인 2019.10.30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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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튜 존스톤의 『굿바이 블랙독
구 효 진임상심리사심리전문서점 ‘앨리스의 별별책방’ 대표
구 효 진임상심리사심리전문서점 ‘앨리스의 별별책방’ 대표

 

사연> 20대 후반 휴학생. 어렵게 진학한 대학원을 중단하고 세상을 경험하기 위해 관련업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2년 동안 일한 이 곳에서 최근 사람들과 마찰이 있었는데 그 사건 후로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두려워졌어요. 하지만 겉으로는 티를 내지 못하고 있으니 스트레스는 더욱 심해 집니다. 저에게는 진로와 삶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큰 전환점이 되었던 셈이죠. 좋아하던 일도 재미없어졌고, 일 할 때 외에는 사람을 만나는 것도 싫고 가족과도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졌어요. 의욕적이고 활발하던 내 모습이 점점 사라지는 것 같아서 무섭고 답답해요. 책을 읽으며 마음을 달래보려 했지만 좀처럼 책을 읽기도 힘들어요.

인간이 살아가는 동안 피할 수 없는 세 가지를 꼽으라고 한다면 늙음, 죽음 그리고 우울이라는 감정이 아닐까? 우울은 슬픔으로 비춰지기도 하는데, 슬픔은 상실에 대한 정서적 단일 감정인데 비해 우울은 슬픔뿐만 아니라 자기비난, 흥미상실 등 다차원적인 느낌을 포함하고 있으며 장기간에 걸쳐 지속되는 불행한 기분이다.

영국의 전 수상 윈스턴 처칠은 평생을 그림자처럼 따라 다녔던 자신의 지독한 우울증을 ‘블랙독’이라 불렀다. 이 표현은 그 후 우울증을 뜻하는 별칭처럼 쓰이게 되었고 많은 작가, 예술가, 가수들이 다양한 블랙독을 이야기했다. 블랙독이 찾아오면 부정적인 생각과 말이 계속해서 꼬리를 물고 매사에 흥미를 느끼지 못할뿐만 아니라 사람들 사이에 있어도 소외감을 느끼게 한다.

이때 블랙독을 인지하고 대처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블랙독은 자리를 잡기 시작하고 쑥쑥 자라나게 된다. 커진 블랙독은 침대에서 일어나서 다른 일을 하기 어렵게 붙잡아두기도 하고 안경이 되어 세상을 온통 검은색으로 보게 만들기도 한다.

크기가 어떠하든 블랙독을 만나보지 못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제는 우울이 의지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정도는 누구나 알고 있지만, 도대체 어떠한 양상을 보이는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어려움을 경험하는 게 사실이다.

처방책: 굿바이 블랙독 매튜 존스톤 지음 채정호 옮김
처방책: 굿바이 블랙독 매튜 존스톤 지음 채정호 옮김

 

내 안의 나를 정확히 이해하라
‘길을 걸어보지 않고는 나를 발견할 수 없다’고 했던가. 2001년 9.11 세계무역센터 테러사건 때 한 블록 떨어진 곳에 있었던 『굿바이 블랙독』의 저자 매튜 존스톤은 ‘인생은 믿을 수 없을 만큼 짧다’는 교훈을 얻었고, 그저 견디며 살아온 자신을 돌아보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이 책은 충성스러운 개의 이미지를 중첩시키면서 우울증으로 인한 다양한 심리상태와 대인관계 양상들, 신체적인 증상들을 정확하고 통찰력있게 묘사했다. 자신의 뒤를 따라 다녔지만 비밀로 숨기며 인정하지 않았던 우울증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함께 살면서 이를 벗어난 경험을 광고업계종사자의 독특한 감성으로 표현해 이해도를 높였다. 우울증은 만성적이라 단번에 쫓아내지지 않는다. 도망가려하면 더욱 달려든다. 저자는 정면으로 맞서는 연습을 통해 스스로 배울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필자의 사견으로 본다면, 세상은 이상한 대칭성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때론 약간 나쁜 것이 약간 좋은 것 보다 훨씬 강력해 보일 때가 있다. 훌륭한 정부는 사람들의 생활을 조금씩 개선시켜 나갈 수 있지만, 나쁜 정부는 순식간에 국민들을 비참함에 빠지도록 만드는 것처럼 말이다. 우울의 감정은 흥미를 가져가고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만들어 내 삶 전체를 멍들게 하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하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다음 활동을 위해 뇌와 몸이 휴식을 원하는 것은 아니었을까? 쉼 없이 달려왔으니 잠시 멈추어 나를 점검해보라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아마도 슬픈 표정은 가족과 주변사람들부터 도움을 이끌어 내는 기회를 줄 것이고, 표면화된 무기력은 소진된 에너지를 채우는 시간으로 쓰이게 되는 또 다른 모습일지 모른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느껴진다면 잠시 멈추어 내안의 나를 정확히 이해하고 기분을 조절하는 방법을 배우는 계기로 삼아 보는 것은 어떨까. 지금의 경험이 부정적으로 인식되어 강력해 보일지 모르지만 새로운 대칭성을 나타내려는 신호탄일지 모르니 말이다.

 

● 참고) 모든 사연은 실제 상담실에서 이루어진 것이며, 내담자의 동의하에 일부 각색했습니다.

구 효 진
임상심리사
심리전문서점 ‘앨리스의 별별책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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