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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선택, 멀리보는 혜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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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선택, 멀리보는 혜안이 필요하다
  • 충북인뉴스
  • 승인 2005.1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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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석한(충청대학 홍보담당)
   
지역 대학은 요즘 신입생 모집으로 연중 가장 긴장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입학자원 감소로 공급과 수요가 심한 불균형을 이루면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신입생을 확보해야만 한다. 대학의 행정직원은 부서를 가리지 않고 연중 입시에 매달리고 교수들은 방방곡곡을 누비며 수험생과 고교 진학 교사에게 읊조리며 ‘학생 모셔오기’에 나서고 있다.

개설된 학과가 폐과되지 않으려면 장사치보다 못한 모욕을 감수하면서라도 학생을 모셔와야만 되는 게 현 세태다. 앉아서 신입생을 맞이하던 90년대에 비하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입학자원이 넉넉할 땐 학생이 입시전쟁을 치렀지만 이제는 대학의 구성원인 교직원이 입시전쟁을 치르는 형국이 된 것이다.

대학마다 약간의 정도 차이는 있겠지만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의 대다수 대학이 신입생 확보를 위한 입시전쟁을 치르고 있다. 국공립은 그래도 낮은 등록금을 무기로 경쟁우위에 있다보니 좀 나은 편이지만 사립은, 그중에서도 전문대학은 생사를 건 한판 승부를 매년 하고 있다. 이러한 생사를 건 한판 승부가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구조적인 문제이다 보니 ‘속수무책(束手無策)’일 수밖에 없어 대학을 더욱 곤혹스럽게 한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충청대학의 경우 지역의 전문대학중에서는 그래도 형편이 낫다는 평을 받고 있지만 예전처럼 모집정원 전부를 채우지는 못하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 발표 취업률 전국 1위에 지방대학 최초로 현직 대통령이 방문하고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 최고의 지원을 받는 대표적인 전문대학이라면 당연히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지 않아야 되겠지만 그렇지 않다. 명성과 실제 사이에 괴리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소위 ‘잘 나간다’는 대학이지만 4년제 선호의식과 지방 전문대학이라는 사회구조적인 핸디캡은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

올 초 노무현 대통령은 ‘대학이 국가 경쟁력’임을 강조한 바 있다. 세계는 지식 정보사회화 되면서 교육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폐허에서 기적을 이룬 우리나라의 눈부신 경제 성장도 교육에 힘입은 바 크다. 이제는 대학 진학률이 80%를 넘었다. 대학진학률만 보면 교육 강대국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제는 학벌 제일주의에 의한 학력인플레 현상으로 양적인 팽창만 한 ‘무늬만 교육 강대국’이 도리어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다.

사회는 다양한 부류의 인재가 필요하다. 하이칼라, 블루칼라 다 필요하다. 그러나 학력 인플레 현상이 발생하면서 보기 좋고 쉬운 일 만 하려는 현상이 발생, 실업률은 높아만 가는데 구인난에 허덕이는 기업체는 도리어 늘어만 간다. 불행하게도 학력 인플레 현상으로 인한 교육의 역기능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대학은 사회와 함께 성장 발전해야만 한다. 그러나 막상 대학은 사회와 함께 가지를 못했다. 사회의 변화에 맞춰 필요한 인력을 배출해야 되는 데 그렇지 못하면서 청년실업률만 점점 높아지고 있다. 대학의 수요자(고객)인 학생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졸업과 동시에 취업하는 것이다.

장기적인 대학 발전을 위해서는 당장 급한 신입생 모집도 중요하겠지만 졸업생들의 취업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취업이 안 되면 누가 대학에 오려하겠는가. 대학은 학생 서비스 질을 높이며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특성화에 나서고 학생은 간판보다는 실리를 위한 현명한 선택이 필요하다. 멀리 볼 수 있는 혜안이 요구되는 때다. 대학에 몸담고 있는 혹자는 현재의 상황을 ‘동토(凍土)’라는 말로 표현하기도 한다. 신입생 확보난속에 전개되는 대학의 위축된 모습이 보기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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