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길형 충주시장 라이트월드 서둘러 ‘불 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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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길형 충주시장 라이트월드 서둘러 ‘불 끄기’
  • 김천수 기자
  • 승인 2019.11.06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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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류형 관광객 유치’ 실패… 허가취소, 시민에 사과
충주 라이트월드 입구 부근 모습.
충주 라이트월드 입구 부근 모습.

 

특유의 뚝심으로 탄금대 인근에 민간자본을 유치해 새로운 관광산업화를 꿈꾸던 조길형 충주시장이 자존심을 구겼지만 강공책으로 수습에 나섰다. 충주 세계무술공원을 활용한 빛 테마파크 ‘라이트월드’ 사업을 야심차게 유치해 문이 열렸지만 사업자 측의 임대료 연체 등 난항이 계속되자 시는 사용·수익허가 취소 처분을 내렸다.

조 시장의 결단 없이는 있을 수 없는 조치로 지난달 31일자로 무술공원을 이용한 수익 승인을 취소한 것이다. 지난해 4월 13일 개장한 지 18개월여 만이다. 사업자 측은 투자유치 실패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트월드는 45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으로 각국 테마별 조형물 등을 설치하고 영업을 운영해 왔다.

당초 사용이 허가된 충주시의 행정재산은 토지(10만3360㎡), 소공연장, 건물(2만7412㎡) 등이다. 허가기간은 2023년 4월 12일까지이며, 허가 목적은 빛 테마파크 운영을 통한 지역관광활성화다.

체납·무술공원 훼손 등이 결정적
시는 지난달 29일 보도자료에서 “세계무술공원 일원에서 빛 테마파크를 운영 중인 유한회사 라이트월드의 관련법령 등 위반으로 사용·수익허가 취소를 최종적으로 통보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라이트월드는 사용료 체납, 불법 전대행위(제3자 사용수익), 재산관리 해태 등 관련법령 위반을 지속해 왔다는 것. 시는 허가조건 상 자료제출 및 시의 주의요청 등에 대한 지시불이행의 사유로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시에 따르면 라이트월드에 대해 지난달 15일 행정처분 전 청문을 실시했다. 청문 결과 시는 라이트월드 측의 처분유예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동안 충분한 시정 유예 기회를 부여한 만큼 더 이상 수용이 어렵고, 취소사유를 번복할 만한 사정변경도 없어 승인 취소를 확정했다는 게 시의 입장이다.

충주시의 승인 취소 확정에 따라 라이트월드는 지난달 31일부터 영업을 할 수 없는 상태다. 아울러 사업자는 세계무술공원 내 설치한 각종 조형물, 시설물 등을 철거하고 원상으로 복구할 의무를 지게 된다. 미시행 되면 시는 6억5000만원의 원상복구예치금을 사용해 선복구할 방침이다.

무술공원이 라이트월드 영업을 위해 철제담장으로 나뉜 모습.
무술공원이 라이트월드 영업을 위해 철제담장으로 나뉜 모습.

 

다음날 조 시장은 시청 브리핑실에서 정례 기자간담회를 갖고 “좋은 야간 관광시설, 밤이 아름다운 충주를 만들어 드리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해 송구하다”면서 시민들에게 사과했다. 이어 “법적 절차에 따라 계약을 해지하고 예전의 공원으로 정리할 생각”이라며 “라이트월드는 총체적으로 예측이 잘되지 않았던 사업이었고, 앞으로는 이를 거울삼아 좀 더 안정적인 관광사업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실패를 두려워해 닫고만 있어서는 안 되겠지만, 민자 유치 관광사업은 더 신중해야 한다”고 밝히며 쓴 맛을 인정했다.

반면 라이트월드 측은 법원에 승인취소 효력정지 가처분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행정심판 및 행정소송과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예상된다. 라이트월드의 한 관계자는 4일 인터뷰 요청을 사절하고 “보도자료를 통해 입장을 밝히겠다”는 의견만 밝혔다.

취재결과 라이트월드 측은 지난해 행정재산 사용료 3억2700여 만원을 올해 5월 완납했다. 올해 사용료 3억400만원 중 2억1500여 만원은 체납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시는 수공예전시관 불법전대를 형사고발했고 수사 당국은 그 밖의 시설에 대해서도 전대 여부를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11월부터 전대해소를 독촉했다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무술공원 훼손에 대한 원상복구도 독촉했다. 이 밖에 운영상황 파악을 위한 자료제출 및 주의요청 등에 대한 지시불이행도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법 대응 속 “보도자료 준비”
시는 허가취소 근거로 공유재산법 및 허가조건 각 조항을 들고 있다. 이에 앞서 시는 지난 9월초 행정처분계획 사전통보를 시작으로 청문절차를 진행했다. 여러차례 청문 연기 요청이 이뤄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과적으로 라이트월드 운영의 취지인 ‘체류형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관광 활성화’ 목표는 수몰되는 상황이다. 충주 무술공원에 대규모 민간자본을 끌어들여 지역관광을 활성화하겠다는 계산은 너무 순수(?)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주 오후 해가 지기 전 둘러본 라이트월드 일원은 아름다운 수변공원이 인공 철제물로 그득한 부조화 현장으로 느껴졌다. 특히 공원을 가로막은 철제담장은 그 옆을 지나며 자전거를 타거나, 뛰거나 걷는 시민들의 평온한 모습과 대비됐다. 붉어진 노을이 질 때 쯤엔 경쾌하면서도 웅장한 음악이 시설에서 전파되자 평온한 시민들의 모습은 사라지기 시작했다. 목행동에서 자전거를 타고 운동을 나왔다는 한 시민은 “안타깝다”면서 “대도시 주변에 있어야 할 것이 왜 여기에 들어왔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들어)가봤지만 감동보다는 유희하는 곳 같다”고 평가했다.

이 시민의 지적이 합당하다는 것은 경제 논리로도 받아들여진다. 상식적으로도 △100만 인구 이상의 배후도시가 인접해야 유희적 관람객이 순환될 것 △연계된 인기 관광시설의 부존재 △시민의 흡족한 응원을 받을 시설 여부 등의 시각으로 왜 바라보지 못했냐는 꾸중으로 들린다.

향후 조 시장이 라이트월드의 역경을 딛고 친시민적인 관광활성화 정책을 다시 발굴해 충주시에 새로운 빛을 밝히게 될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한편, 라이트월드는 홈페이지를 통해 11월 28일까지 임시 휴장한다고 공지했다. 이런 가운데 이곳에서 계획된 ‘슈퍼크리스마스 코리아 2019’ 행사가 예정대로 진행될 지 관심이다. 행사는 다음달 29일부터 내년 1월 27일까지 예정돼 있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성탄 축제라며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성공 기원예배 및 발대식까지 개최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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