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의회, 여당 내분에 날 저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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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의회, 여당 내분에 날 저무네
  • 홍강희 기자
  • 승인 2019.11.07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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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당 의원끼리 내분, 자유한국당은 조용히 구경만
의원들 소통·대화 단절 지적, 의장 리더십은 어디갔나

 

제2대 청주시의회 전반기가 시작된지 1년 4개월여 시간이 흘렀다. 지난해 7월 개원한 이후 6개월은 적응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도시공원 일몰제, 청주테크노폴리스 문화유적지 보존, 소각장과 미세먼지 등 여러 현안이 분출됐음에도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해 비판을 받았다.

그리고 하반기 들어서는 열린도서관·교섭단체 관련 조례안을 처리하면서 부결과 가결을 왔다갔다했다. 특히 교섭단체구성 조례안은 세 번씩이나 부결됐던 것이나 다시 올려 통과시켰다. 이런 이례적인 일들이 많이 발생하자 뒷말들이 상당히 많다. 의원들간 갈등과 불신의 골도 깊다고 한다. 과연 이들은 지금 청주시민을 위한 정치를 하고 있는 것인가.

제2대 청주시의회는 더민주당 25명, 자유한국당 13명, 정의당 1명 등 총 39명으로 구성됐다. 이 중 초선이 15명, 재선 이상이 24명이다. 한범덕 청주시장이 더민주당이기 때문에 집행부도 더민주당이다. 그런데 2대 의회의 특징은 여당인 더민주당이 두 파로 양분돼 시끄럽고, 야당인 한국당은 조용하다는 것이다.

모 의원은 “1대 의회는 다수당인 한국당과 소수당인 더민주당간 당대 당 대결구도가 심했다. 표결을 하면 찬반이 거의 당대 당으로 나뉘어졌다. 그러나 2대 의회는 더민주당 의원들간 찬반 싸움을 하고, 한국당은 이를 지켜보는 형국이다. 더민주당 의원들끼리 생각의 차이가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제1대 의회는 한국당 21명, 더민주당 17명 등 38명으로 구성됐고 표결시 양 당간 밀고 당기기가 자주 발생했다.

현 의회 더민주당 의원들간에는 생각이 다를 수 있지만 찬반 싸움을 하면서 갈등과 불신의 골이 깊어졌다는 게 문제다. 재선과 초선의원들 간에 대화도 거의 단절됐다고 한다. 지난해 의회가 출범한지 1개월 후인 8월 1일 더민주당 박완희·윤여일·유영경·이재숙 의원과 정의당 이현주 의원 등 5명은 소규모 주민숙원사업비를 문제 삼았다. 이들은 ‘민주적 절차에 의한 주민숙원사업 선정과 집행이 필요하다’는 성명서를 낸다.

하지만 이 때부터 이들은 ‘독수리 오남매’로 불린다. 일부 시민과 시민단체로부터는 ‘초선의 반란’이라며 환영을 받았으나 의회내에서는 ‘초선들이 뭘 알고 나서느냐’는 질타를 무수히 받았다. 이후 이들은 묘하게도 집행부를 공격하거나 조례안 제정과 기타 안건에 반대하는 역할을 많이 하면서 ‘반대파’로 낙인이 찍혔다.

소규모 주민숙원사업비가 필요하다고 보는 재선의원들은 지금도 이를 지적한다. 한 의원은 “주민숙원사업비는 무조건 문제라고 보는데 그렇지 않다. 주민들의 소소한 건의사항이 얼마나 많은지 아느냐. 이 돈을 허투루 쓰는 게 문제지 필요한 예산”이라며 “의원은 시민단체 활동가가 아니다. 지적하고 감시하는 역할에 협력을 더해 팀 플레이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의회 농업정책위가 지난 9월 25일 도시공원 매입비 475억원을 전액 삭감한 것과 10월 23일 두꺼비 생태공원 민간위탁을 중단시킨 것은 모 초선의원과 관련 있다는 소문이 있다. 모 의원은 도시공원 일몰제로 인해 내년 7월 해제되는 청주 구룡공원 보존을 적극 주장해 왔고, 과거에 두꺼비 생태공원 운영에 관여해 왔다. 그러자 도시공원 소관 상임위가 아닌데 월권행위를 하는 게 미워 예산을 삭감했다는 얘기들이 돌았다. 물론 농업정책위 관계자는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감정이 개입했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존재감 없는 자유한국당 뭐 하나
 

반면 초선의원들은 대의기구인 의회가 너무 수직적이고 대화 창구가 없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의회 운영에 관한 사항은 상임위원장단 회의에서 결정해 통보하기 때문에 의견을 낼 수 없다는 것이다. 중요한 현안이 있어도 토론회나 간담회 같은 것을 거의 열지 않아 대화가 단절돼 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전혀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태도도 입줄에 오르내리고 있다. 존재감조차 없어 의정활동을 하는 것이냐는 비판 소리도 들린다. 대개 야당이 집행부를 지적하고 감시하는 것인데 이번 자유한국당은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시의회의 현안대처에서부터 의원간 갈등과 불통, 표결 뒤집기 등 일련의 일을 해결해야 할 최종 책임자는 의장이다. 그런데 많은 의원들은 하재성 의장이 이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하 의장은 청주청원통합 전 청원군의회에서 의장을 역임한 바 있다. 의장만 두 번째인 4선 의원이다.

모 씨는 “하 의장의 리더십을 한마디로 표현하기 어렵다. 자기만의 색이 없다. 시민들이 기대하는 의회를 만들고자 하는 열정도 없어 못내 아쉽다. 그리고 의원들은 자신의 지역구와 상임위 외에는 관심이 없다. 의장과 의원들이 더 나은 의회를 만들기 위해 토론회, 간담회, 총회 등을 열고 고민해야 하는데 이런 게 없다. 자리싸움만 있는 게 아닌가 싶다”고 질타했다.

내년 6월 말이면 전반기 의회가 끝나고 7월 들어 후반기가 시작된다. 이에 따라 후반기 원구성이 이뤄진다. 가장 큰 관심사는 누가 의장을 하느냐이다. 현재 다수당인 더민주당내 몇 명의 다선의원들이 의장에 뜻을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처음에는 4선의 김기동 의원과 3선의 김성택·최충진 의원간 싸움으로 알려졌으나 재선의 박용현·정우철 의원도 생각이 있다고 한다.

지난 2012년 청주청원 통합을 할 때 청주시의회 1~3대 전반기 의장은 청원군 출신이 하는 것으로 약속했다. 지난해 7월 전반기 의장 선거에서는 하재성 의원과 변종오 의원간 경쟁으로 압축됐고 하 의장이 당선됐다.

만일 내년 의장 선거에 5명이 모두 나온다면 경쟁이 매우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벌써부터 예비후보들은 몸조심을 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의장선거 시점에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지만 시의회가 한 번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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