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 주민이 만든 은행 오창 ‘미래씨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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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과 주민이 만든 은행 오창 ‘미래씨앗’
  • 권영석 기자
  • 승인 2019.11.14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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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층 지원위해 출범, 지금까지 5억 모아 430명에게 대출
미래씨앗 전국주민협동연합회 /미래씨앗 제공
미래씨앗 전국주민협동연합회 /미래씨앗 제공

 

주민과 기업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급전이 필요한 저소득층에게 신용대출을 해주자며 20096월 미래씨앗주민협동회(이하 미래씨앗)가 출범했다. 미가건축 대표를 초대 이사장으로 하여 지금까지 364명의 기업인, 주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미래씨앗은 방글라데시의 그라민 은행을 거울삼아 계획됐다. ‘그라민 은행은 방글라데시의 경제학자 무하마드 유누스가 빈민들에게 담보 없이 소액대출을 제공해 빈곤퇴치를 하겠다며 1983년에 설립한 법인이다.

그는 대학교수로 재직하며 여러 연구 과제를 수행하던 도중 불과 20달러 때문에 고리대금업자의 횡포에 시달리는 빈민들을 목격했다. 1976년부터 사비를 들여 빈민들에게 돈을 꿔 주기 시작했고 불과 3년 사이에 500여명이 빈민에서 탈출할 수 있게 도왔다. 그는 이를 모델삼아 투자자들을 모집했다.

그라민 은행은 현재 전 세계 2000개가 넘는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덕분에 수많은 사람들이 극빈층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무하마드 유누스2006년에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미래씨앗의 출발도 그라민 은행과 같다. 우리 주변에는 불과 20만원이 부족해서 생활고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다. 수요를 파악하기 위해 200810월부터 지역자활센터를 중심으로 설문조사를 시작했고 이를 토대로 출자자를 모집했다.

미래씨앗은 10년여 넘게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급전을 빌려주고 있다. 현재까지 약 5억원의 자금을 모았고 이중 42000여만 원을 운용중이다. 주로 미래씨앗 사무실이 위치한 오창을 중심으로 중소기업들이 동참하고 있다.

 

전국 최초로 청주에서 출범

 

설립부터 모든 과정을 함께한 김경호 조합원은 현재 전국주민협동연합회라는 이름으로 전국단위 조직을 갖췄다. 지역별로 10여개의 은행이 운영 중이다그 중 청주가 가장 먼저 출범했다고 말했다.

미래씨앗은 10년 동안 약 430여건의 대출을 실행했다. 조합원으로 가입하고 소득 수준 등 몇 가지 기준을 맞추면 대출이 가능하다. 금액은 최소 50만원에서 최대 100만원까지다. 이후 필요한 금액은 상환이 완료돼야 받을 수 있다.

주민뿐 아니라 소규모 기업이나 단체 가운데 단기운용자금이 급하게 필요한 업체들에게도 대출을 해준다. 몇 가지 조건을 충족하는 조건으로 기업들에게는 최대 500만원까지 빌려주고 있다.

김 조합원은 사업을 하다보면 불과 하루 이틀 돈이 부족한 것 때문에 곤란한 일을 겪는 경우가 많다대출 조건은 별거 없다. 무엇보다 자금이 조합원들의 피 같은 돈이기 때문에 대출받을 기업이 성실한지, 믿을 수 있는 지, 그리고 사회에 좋은 일을 하고 있던 곳인 지 등을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기금을 운용하기 위해 사무실에는 2명의 상근 근로자가 있다. 하지만 늘 운영비가 부족해 어려움에 허덕인다. 보통 대출이자 수입으로 인건비 등을 충당하고 있지만 운영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때문에 매년 후원의 밤 행사 등을 열어 재원을 보충하고 있다.

이들의 희생과 노력으로 미래씨앗은 지금까지 200여명의 사람이 고금리 대출로 인한 악순환을 끊을 수 있게 도왔다. 도움 받은 이들은 다시 사회로 복귀해 인근의 공장이나 업체에서 일하며 자립의 발판을 마련했다. 선행은 자연스레 입소문이 났고 점차 조합원들도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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