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성취포상제 활동하는 ‘청춘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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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성취포상제 활동하는 ‘청춘예찬’
  • 권영석 기자
  • 승인 2019.11.14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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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과 시각장애인의 축구활동으로 지난해 여가부장관상 수상
아이들의 자기 주도적 성장 기회 주려고 선생님들 투잡 뛰며 봉사
조방춘 청춘예찬 대표 /육성준 기자
조방춘 청춘예찬 대표 /육성준 기자

 

청춘예찬은 국제청소년성취 포상제’(이하 포상제)를 수행하기 위해 설립된 단체다. 포상제는 만 14세에서 24세의 모든 청소년들이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자기 주도적 성장을 익힐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포상제는 봉사활동, 신체단련활동, 자기개발활동 중 한 가지를 일정시간 수행하는 것을 전제로 동장, 은장, 금장 순으로 성취에 맞게 단계별 보상을 한다. 금장을 받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그러다보니 지금까지 우리나라에는 금장을 획득한 청소년이 43명에 불과하다.

특히 고등학교 진학 이후부터는 포상제에 참여하는 학생 수도 크게 늘지 않는 형편이다.

이에 여성가족부는 기존 14세에서 24세의 아이들 뿐 아니라 9세부터 13세까지 범위를 넓혀 청소년 자기도전 포상제를 시작했다. 그렇지만 언제나 문제는 돈이다.

전국의 포상제를 운영하는 단체는 대부분 봉사활동으로 운영한다. 포상제를 위해 아이들을 교육하는 인건비나 재료비 등에 대한 지원금은 거의 없다. 그러다보니 충북에서는 포상제를 운영하는 기관이 청소년수련관과 청춘예찬 뿐이다. 선생님들 가운데는 좋은 뜻으로 포상제에 참여했지만 경제적 문제 때문에 이탈하는 경우가 많다.

조방춘(46) 대표도 몇 년간 단체를 운영하면서 20여명의 선생님을 떠나보냈다. 결국 선생님들에게는 또 다른 직업이 강요됐다. 현재는 직장을 갖고 있는 선생님들이 투잡(two job)을 뛰는 형태로 운영된다. 조 대표도 마찬가지로 한 대안교육기관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방송통신대학교 청소년교육과를 다니며 포상제에 대해 알게 됐다. 이 일을 하기 전에는 사무자동화를 전공하고 부산에서 관련 회사에 다녔다. 2007년 남편 직장을 따라 청주로 이사 와 일을 접고 한참동안 육아에 전념했다. 그러다가 청소년에 관심이 생겨 2010년경 다시 늦깎이 대학생으로 공부를 시작했다.

시각장애인들과 청소년들이 함께하는 축구시합 /청춘예찬 제공
시각장애인들과 청소년들이 함께하는 축구시합 /청춘예찬 제공

 

 

행복교육지구 선정돼 다행

 

대학교 졸업 무렵인 2014년 교수님의 추천으로 포상제를 수행하는 청춘예찬을 만들었다. 작명은 아이들이 했다. 보통 다른 지역에서 포상제를 운영하는 단체들은 청소년 포상 제도를 줄여 청포도라는 이름으로 활동한다. 조 대표도 그렇게 하려고 했는데, 아이들은 색다른 이름을 원했다. 그래서 청소년들의 청춘은 예쁘고 찬란하다를 줄여 청춘예찬이라고 이름 붙였다.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단체를 운영하는 것은 늘 어려운 일이었다.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많았다. 조 대표는 포상제를 운영하려면 선생님이 청소년지도사 자격증도 취득해야 하고 직무연수도 주기적으로 해야 하는 등 갖춰야할 자격조건이 많은데 지원금 없이 사비로 충당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그럼에도 그는 아이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단체를 이끌어왔다. 그러던 올 초 평소 알고 지내던 충북청소년지원센터장의 추천으로 행복교육지구사업에 참여했다. 이미 해오던 활동이기 때문에 운영에 어려움은 없었다. 조 대표는 사업에 선정된 덕분에 그간 봉사활동으로 해오던 선생님들에게 적게나마 강사비라도 지급할 수 있어서 기뻤다고 말했다.

현재 청춘예찬은 자기개발활동인 우리 마을 숨은 멘토 찾기’, 신체단련활동인 너나들이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특히 너나들이는 전국적으로도 평판이 좋다.

김영화 팀장은 “1주일에 한 번씩 상당구 남이면에 위치한 광화원에서 참여 아이들이 시각장애인들과 축구를 한다. 처음 참여하는 아이들은 적잖이 어려움을 겪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들과 소통하며 정서적으로 성숙해 갔다. 아이들의 활동수기를 글로 적었더니 좋은 평가를 받았고 지난해에는 여성가족부장관상을 수상했다고 말했다.

우리 마을 숨은 멘토 찾기프로그램도 호응이 좋다. 상반기에는 한 학생이 진로특강으로 마을 마술사 멘토와 대화를 신청해 섭외하느라 진땀을 뺐다. 이밖에도 ‘7급 공무원에게 묻기’, ‘스튜어디스 만나기등에 대한 강의요청도 들어왔다. 섭외를 위해 조 대표와 선생님들은 알음알음 인맥들을 동원해서 사람 찾기에 여념이 없다.

네일아트 관리사를 꿈꾸는 아이들은 축제장에서 직접 시연했다. /청춘예찬 제공
네일아트 관리사를 꿈꾸는 아이들은 축제장에서 직접 시연했다. /청춘예찬 제공

 

교육장소는 늘 고민

 

프로그램들은 성황리에 진행하고 있지만 여타 청주행복교육지구 사업과 마찬가지로 청춘예찬도 늘 대관장소가 고민이다. 주로 중앙동에 위치한 라온 카페, 성안길 우리문고, 동부창고, 충북청소년활동진흥센터 등을 빌려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사무처리는 조 대표가 근무하는 직장 사무실을 이용한다. 그는 청춘예찬을 시작할 때는 동아리활동으로 소소하게 진행하려는 마음이 컸는데 이제는 공간도 마련해서 더 많은 아이들에게 포상제에 대한 경험을 주고 싶다이를 위해 비영리단체로 신청을 할지 함께 일해 온 선생님들과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

비영리단체가 되면 공간지원을 받을 수 있는 사업들도 많이 있다. 비영리단체가 되려면 100인 이상이 서명한 인명부 등이 필요하다. 청춘예찬이 비영리단체로 전환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을 듣고 평소 활동을 응원하는 지역 청소년활동단체들에서 발 벗고 나서고 있다.

하지만 단체를 키우면 결국 비용이 발생한다. 선생님들은 청소년들에게 더 많은 기회와 경험을 주자는 처음 취지가 희석될 수 있다며 걱정한다. 이런 마음이 앞서 청춘예찬은 좀 더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결정하자고 뜻을 모았다.

청춘예찬 선생님들은 하루하루를 바쁘게 살아간다. 평일에는 일하고 주말에는 빌린 장소에 모여 아이들을 만난다. 이들은 한결같이 돈을 생각하면 할 수 없는 활동이라고 입을 모은다. 아직 미흡한 점들이 많지만 먼저 희생한다는 마음으로 봉사하는 사람들이 있어 청주의 행복 교육공동체들이 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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