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혁신도시 ‘파격분양‧임대’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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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혁신도시 ‘파격분양‧임대’ 언제까지
  • 충청리뷰
  • 승인 2019.11.15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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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 활성화 더뎌 ‘울상’...아파트만 공실 없어
상가주변에 주차장이 부족해 이면도로를 점령하고 있는 차량들 모습.
상가주변에 주차장이 부족해 이면도로를 점령하고 있는 차량들 모습.

[충북혁신도시에 가보니_주민들의 목소리]

충북혁신도시가 2014년 5월 입주를 시작한지 5년 반 만에 주민등록상 인구가 지난달 말 현재 2만5584명을 기록했다. 최종 계획인구는 3만9476명이다.

인구증가율이 전국 10곳 혁신도시 중 가장 높고, 주민 평균 연령도 31세로 가장 젊다. 이런 추세에 따라 진천군 덕산면은 지난 7월 1일부로 읍으로 승격됐다. 충북혁신도시추진단은 현재 유동인구를 1만5000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빠른 인구 증가 추세에 따라 도시의 활성화도 뒤따르고 있는지 궁금하다.

충북혁신도시는 진천군 덕산읍과 음성군 맹동면 지역을 연접시켜 조성한 계획 신도시다.

공동주택과 달리 단독주택 단지는 현장을 둘러본 결과 20% 정도의 입주도 못한 것으로 보인다. 택지 곳곳에 ‘현부지 직접 매도’ 등 문구의 현수막이 꽂혀져 지주의 고민이 읽힌다.

상가를 들러 간접 체감해보니 도시 활성화 및 안정화가 걱정된다. ‘파격분양‧임대’ 등 현수막이 내걸린 상가건물들이 즐비하다. 가장 번화한 한국가스안전공사 정문 앞쪽 건물에서도 ‘임대’ 문구를 게시한 곳이 어렵지 않게 발견됐다. 6차선 중심도로변 건물들은 1층부터도 공실이 쉽게 눈에 들어온다. 이곳 상업지구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보이고 있다. 가스안전공사 앞쪽 일부 건물에 들어선 음식점 등이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이것도 점심시간과 퇴근 후 현상이다. 아울러 동성중학교 인근 근린생활시설(근생) 건물의 식당, 학원, 카페 등이 활성화 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공실은 상업지구 보다 더 눈에 띤다. 건물전체가 비어 있는 곳들도 있다. 공통된 현상은 1층마다 부동산 사무소는 거의 모두 들어선 모습이다.

국밥집을 2년째 상업지구에서 운영하고 있다는 A씨는 “점심에 좀 되다가 저녁이면 손님이 뚝 끊긴다”고 말했다. 그는 “저게 없어져야 한다”며 관광버스 여러 대가 줄을 도로를 지적했다. 공공기관 출퇴근 전세버스였다. 그는 “저녁 6시만 막 넘기면 이십여 대가 도로를 휘젓고 다닌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기관 직원들이 혁신도시에 주거를 하지 않아 지역경제에 도움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주차장 등 턱없이 부족

하지만 부동산 사무소를 운영하는 B씨는 “작년과 비교하면 엄청 활성화됐다”며 “아파트는 공실이 없고 회사 임대분도 많이 줄었다. 이제 투자자는 빠지고 실제 거주자가 이사 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상가 공실에 대해서는 “많이 좋아지고 있다”면서도 “잘 좀 (기사를) 써주라”며 어려운 점을 인정하는 듯 했다. 그러면서 “1층도 80만원 월세도 있다”고 말했다. 시세가 ‘빠질 대로 빠졌다’는 주장을 폈다.

반면 택시기사는 혁신도시 활성화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개인택시 기사인 C씨는 “인구가 10만도 안되고 다돼야 증평(3만7500명)만한데 어떻게 활성화게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시작부터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활용도가 떨어지는 주요도로변 상가 앞 넓은 인도 모습. 건물에는 대형 임대 현수막이 보인다.
활용도가 떨어지는 주요도로변 상가 앞 넓은 인도 모습. 건물에는 대형 임대 현수막이 보인다.

시외버스터미널 앞 택시 승강장에는 출퇴근 시간이 아니어서인지 택시도 그렇고 승객도 뜸 했다. 그는 “회사 택시는 여기를 잘 오질 않는다”며 “사납금을 채우는 데 도움이 될 만큼 승객이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금왕읍에서 이주한 50대 후반 D씨는 “아파트도 깨끗하고 거리도 쾌적해 좋다”고 밝혔다. 반면 “뭐 좀 사려면 금왕이나 진천을 나가게 된다”면서 “생활 공구나 농기계 부품을 사려면 찾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금왕에서 작은 점포를 운영하면서 자영농을 병행하는 경우다.

40대 초반인 E씨의 경우는 음성지역에 거주하다가 덕산읍에 속한 혁신도시로 이주한 진천혁신도시 주민이다. 직장은 금왕읍에 있다.

저학년 초등학생 두 명의 자녀를 둔 그는 자신이 사는 아파트가 서전중(진천)과 동성중(음성)의 공동학구로 변경이 추진돼 불만이다. 더 멀고 원하지 않는 학교를 다니게 될까 벌써부터 걱정이란다. 그는 “진천 음성 구분이 사실 주민들은 필요가 없다”면서 “행정구역과 교육지원청이 구분되면서 학교에 대한 투자나 정책의 차이로 손해를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고 불안감을 나타냈다.

“주민 친화적 인구 4만도시”

자전거 타기를 좋아한다는 그는 “주요도로변 인도를 중심으로 자전거도로 표시가 있을 뿐 자전거 이용자를 위한 시설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실제 현장을 둘러본 결과 이면도로에는 자전거길 표시가 별도로 없었다. 주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상업지구나 근린생활시설 등에서 자전거 보관 시설을 찾을 수 없다. 이면 도로는 자전거길이 없는 것은 물론 인도 폭도 좁아서 걷기도 힘들었다.

도로의 기형적인 현상은 한눈으로 발견됐다. 주요도로 앞쪽 인도의 폭은 건물 사유지 몫을 포함해 약 15M로 무척 넓었다. 각 1M 폭의 나무 및 화단 몫, 자전거길 몫을 제외해도 10M 폭을 훨씬 넘겼다. 하지만 건물 뒤쪽은 이면도로와 접하고 적은 대 수의 주차가 가능한 주차장이 있을 뿐이다. 인도라 부르기도 어려운 형편이다.

이렇다 보니 이면도로 양편에 주차가 이루어져 차량의 양방향 통행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런 실태에 대해 진천군 관계자는 “LH가 땅을 팔아먹는데 급급했지 기존 도시의 문제점을 해소하는 방안을 반영하지 못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확인결과 혁신도시만의 주차장 관련 규정이 별도로 없다. 혁신도시만의 특성을 살릴 주차장 조례 개정 등을 통한 대안이 마련됐어야 하다는 지적이 나올 법하다.

이런 실정에 따라 음성군 지역에선 100면의 임시 공영주차장 2곳, 사설 타워주차장 5곳 450면이 운영되고 있다. 추가로 200면의 공영주차장이 조성된다. 진천군도 두레봉공원 내 75면의 공영주차장이 운영되고, 사설 타워시설 3곳 108면이 운영을 앞두고 있다. 앞서 진천‧음성 양 군은 충북혁신도시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수차례 협의를 통해 쓰레기 종량제 봉투 값, 시내버스 요금, 택시요금제 등을 일원화 시켰다.

거창한 혁신도시가 아닌 4만명 인구에 걸맞은 주민 친화적인 대안 신도시를 추구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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