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임대문의’ 유통업체 혹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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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임대문의’ 유통업체 혹한기
  • 권영석 기자
  • 승인 2019.11.20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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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충북자영업자 수 약 7000명 감소, 대출액 약 1500억원 증가
청주 성안길에 줄지어 붙은 상가 임대 문의
청주 성안길에 줄지어 붙은 상가 임대 문의

 

경기 부진으로 문을 닫는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다. 한국은행 충북본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 대출은 23047억원이다. 꾸준한 증가추세로 지난해 21586억보다도 크게 늘었다.

반면 경기불황에 따라 자영업자들의 수는 줄어들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3분기 충북의 자영업자수는 20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7000명 감소했다. 상점가 곳곳에는 임대문의 알림판이 붙어있다.

김동수 청주상점가상인연합회장은 공실률이 25%가 넘어섰다. 지역마다 2~3층의 빈곳이 허다하고 1층도 비어있는 곳이 늘고 있다. 보증금을 까먹은 이도, 빚내서 운영하는 이도 늘고 있다. 이제 몇 달 간만 장사가 안 되면 버티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상황은 여의치 않지만 창업을 꿈꾸는 서민 자영업자들은 여전하다.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에 이들에게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커피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 J과장은 100만원이라도 수익을 내야 하는데 채용시장은 얼어붙었다. 일자리 구하기가 애매한 나이의 사람들은 결국 창업으로 몰린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시장에서 자연적으로 자영업자들이 도태되고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경기 회복의 기미가 보여야 하는데 현재 상황은 그렇지 않다. 더 큰 문제는 그사이 대형유통업체들이 시장의 틈을 파고들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대형유통업체들의 매출은 감소세다. 통계청의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충북지역의 대형마트를 비롯한 유통업계의 매출은 7.1% 감소했다. 전국적인 현상이다. 그 자리는 온라인 쇼핑이 대신하고 있다.

결국 오프라인 시장을 두고 대기업과 도·소매업 자영업자들이 자리다툼을 벌이고 있다. 토끼와 호랑이의 싸움은 결국 자영업자들의 생존율만 크게 떨어뜨렸다. 충북의 경우 자영업자의 5년 평균 생존율이 전국 평균 28.5%보다 아래인 24.6%를 기록했다.

특히 올 하반기 청주에서는 NC백화점 충청점 등이 입점하면서 시내 자영업자들의 매출이 큰 폭으로 하락했고 공실도 늘었다. 새로 오픈한 점포가 대대적으로 저가 정책을 펴면서 싼 가격에 제품을 구매할 기회를 얻은 주민들은 환호하고 있지만 이로 인해 도산 위기에 처한 상인들은 폐업위기에 몰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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