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성고 설립 될까’ 충북혁신도시 초미의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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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성고 설립 될까’ 충북혁신도시 초미의 관심
  • 홍강희 기자
  • 승인 2019.11.20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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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혁신도시 개발계획에 고교부지 두 개…주민들 약속이행 촉구
도교육청 학생수 감소로 난색, 충북혁신도시 구조적 문제점도 발생
충북혁신도시내 음성군 맹동면에 본성고 설립이 예정됐으나 저출산으로 인한 학생수 감소로 난관에 봉착했다. 사진은 특정기사와 관련없음
충북혁신도시내 음성군 맹동면에 본성고 설립이 예정됐으나 저출산으로 인한 학생수 감소로 난관에 봉착했다. 사진은 특정기사와 관련없음

 

지금 충북혁신도시는
고등학교 설립 논란

현재 충북혁신도시의 핫이슈는 (가칭) 본성고 설립문제다. 국토부는 충북혁신도시 개발계획을 짤 때 고등학교 부지 두 개를 넣었다. 한 개는 지난 2017년 진천군 덕산면에 세운 서전고이고 나머지 한 개는 본성고다.

하지만 본성고 설립은 충북도교육청 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현재까지는 어려운 상황이다. 향후 발생할 학생수 감소가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다. 또 충북혁신도시가 진천·음성 양 지역에 걸쳐있기 때문에 이런 구조적인 문제가 발생했음을 알 수 있다.

당초 계획에 따르면 충북혁신도시 1만4069세대를 대상으로 음성군 맹동면 동성리 232번지 일대 14,470㎡ 부지에 본성고를 짓기로 했다. 예산은 총 285억원, 개교는 오는 2023년 3월로 예정됐다. 학교 규모는 25개 학급, 급당 인원 25명에 총 600명이다.

학교 설립을 위해서는 자체투자심사와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자체투자심사는 충북도교육청, 중앙투자심사는 교육부가 주관한다. 충북도교육청 관계자는 “외부인사들로 구성된 자체투자심사위원단이 재정투자 적정성 여부를 평가하는 것이 자체투자심사다. 여기서 통과해야 중앙투자심사를 받을 수 있다. 그런데 본성고는 올해 8, 10월 두 차례 심사에서 모두 ‘재검토’ 판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학교를 설립하려면 부지매입비, 건축비가 들어가고 향후에 학교운영비, 교원 인건비 등 상당히 많은 돈이 투입돼야 한다. 이 때문에 재정투자 적정성 여부를 꼼꼼히 따져본다는 것이다. 전국적으로도 자체와 중앙투자심사에서 불합격되는 사례가 많다. 지난 8월 열린 충북도교육청 자체투자심사위는 (가칭)청주특수학교와 용전고만 통과시키고 본성고와 솔밭2초는 재검토 결론을 내렸다.

심사위원단은 8월 심사 때 본성고 설립보다는 혁신도시내 서전고의 학급당 인원을 늘리거나 증축해 학생들을 추가 수용하는 방안을 제시했고, 10월에는 본성고가 설립되면 인근 고교들의 학생수가 줄어드는 문제를 지적했다는 후문이다.

그러자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이들은 ‘본성고 설립을 위한 학부모연합회’를 결성하고 현재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현재까지 4000여명의 서명을 받았다고 한다. 이들은 “당초 혁신도시 개발계획에 고등학교 설립안이 들어 있었다.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학교 논란에 근본적인 문제 지적도

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의 고교 설립 기준은 24학급×학급당 33명으로 해서 최소 792명의 학생수가 있어야 한다. 농촌지역은 이보다 약간 낮아 학급당 인원을 25명까지 본다. 그러면 최소 600명의 학생이 있어야 학교설립 요인이 발생하는 것이다. 현재 혁신도시는 이를 충족시키지만 2029년부터 고교생수가 급격하게 줄 것이다. 기존 학교도 학급수를 줄여야 할 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혁신도시 계획을 짤 당시에는 저출산으로 인한 학생수 감소를 예상하지 못하고 진천·음성 양쪽에 두 개가 필요하다고 봤다는 것.

현재 충북도내에서 가장 큰 인구증가율을 보이는 곳은 혁신도시다. 다른 곳은 감소하거나 증가해도 미미하다. 그러나 혁신도시도 인근 지역 인구를 빨아들이고 있다는 게 도교육청 시각이다.

현재 진천군에는 일반고 3, 특성화고 2, 특수목적고인 진천체육고 1개교가 있고 음성군에는 일반고 3, 특성화고 1개교가 있다. 일반고와 특성화고의 성격은 다르지만 전체 고교수는 10개다. 그래서 혁신도시 아이들을 서전고를 포함 진천·음성지역의 학교로 분산배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통학이 어려워 인근 학교로 갈 수 없다고 항변한다. 더민주당 이상정 충북도의원(음성)도 “혁신도시내 인구증가가 가속화되고 있다. 현재 인구로만 한정할 일이 아니다”며 학교 설립 당위성을 강조했다. 어쨌든 충북도교육청은 내년 2~3월 자체투자심사를 다시 한 번 더 받고 통과되면 4월에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만일 여기서 합격하면 2024년 3월 학교 문을 열게 된다.

한편 본성고 설립 논란과 관련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는 시각이 있다. 전국 10개 혁신도시 중 충북과 전북만 두 개 지역에 걸쳐있다.

만일 충북혁신도시가 어느 한 지자체에 있고 처음부터 규모가 큰 학교를 한 개 지어 학생들을 수용했다면 논란이 없었을 것 아니냐는 것이다. 지금은 혁신도시내 진천쪽에 고교가 있으니 음성쪽에도 고교가 필요하게 된 것이다. 진천 서전고는 24학급에 재학생수가 512명이라 혁신도시내 학생들을 다 수용하기 어려운 규모다. 결국 음성쪽 아이들만 ‘억울하게’ 됐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통합 밖에 없어 답답하다는 게 도민들의 말이다.

모 씨는 “충북도에서 혁신도시 지정을 받기 위해 양 지자체에 걸쳐 조성하는 것으로 신청했다. 그렇게 하면 가산점이 있었다. 목적달성을 하기 위한 전략이었으나 지금은 이로 인해 불편한 점이 너무 많다. 진천과 음성이 시설을 각각 경쟁적으로 짓는 것은 중복투자다. 대표적인 예로 몇 백억씩 들어가는 도서관이 양쪽에 생긴다. 같이 쓸건 쓰고 꼭 필요한 것만 신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혁신도시 정주여건 조성을 위해 교육·문화·체육·주민편의 시설은 꼭 갖춰야 하지만 진천·음성군이 중복투자 여부를 잘 따져보고 지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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