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된 재개발 주택조합임원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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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된 재개발 주택조합임원 ‘파문’
  • 권영석 기자
  • 승인 2019.11.27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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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1구역 재개발 반대 주민 300명, 조합임원 5명 청주지검에 고소
조합임원 A씨 돌연 잠적, 경찰 핸드폰 추적해 행선지 일대 수색
속리산 묘봉 인근 A씨 수색현장
속리산 묘봉 인근 A씨 수색현장

 

청주 사직동·모충동 일대 사모1구역 지역주택조합 임원이 실종돼 경찰이 수색에 나섰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22일 사모1구역 지역주택조합 임원 A(68)씨가 청주 집을 나간 뒤 돌아오지 않았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CCTV를 통해 A씨가 속리산 묘봉 등산로로 진입하는 마지막 장면을 확인하고 이 일대에 대한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펼치고 있다. A씨 실종사건에 관심이 집중된 이유는 현재 사모1구역 지역주택조합 사업이 최대 위기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청주시 사모1지역 뉴젠시티 지역주택조합 투쟁위원회은 지난 13일 청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합장과 임원진의 주도아래 조합원 분담금 290억원이 부당지출됐다고 주장했다. 투쟁위는 조합장과 상근이사 등 5명을 청주지검에 배임·횡령 혐의로 고소했다. 이들은 조합 인가를 받지 못해 조합원 분담금을 사용할수 없음에도 뉴젠시티, 서희건설, 추진위 지도부와 함께 조합원 분담금 290억원을 공중분해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이들은 사모1구역 재개발 정비사업조합 임원진을 겸임하면서 뉴젠시티에서 사업자금요청시 전액을 사용 할수 있도록 사용심의 및 지출승인에 앞장서 왔다. 2015년 공인회계법인의 감사자료에 따르면 조합원 총 분담금 2889천만원 중 17개월 동안 76%에 달하는 220억원(신탁사 해지금 74천만원 포함)이 소진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사모1구역 재개발정비사업조합측은 현재 소송을 진행 중"이라며 언론의 취재요청을 기피했다. 결국 투쟁위 기자회견으로 주변의 압박이 거세진 가운데 조합 임원 A씨 실종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사모1구역은 약 670가구가 신청해 200812월 정비구역 지정 및 조합설립인가를 받아 추진하는 재개발사업이다. 조합은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무주택 서민들의 주택을 마련하자며 조합원을 모집했다. 하지만 사업성이 부족하다는 판단에 시공업체들이 나타나지 않아 수년간 답보상태에 머물렀다.

그러던 201412월 조합임원들은 뉴젠시티를 업무대행사로 끌어왔고 이때부터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조합임원들은 업무대행사와 협력해 가칭 사모1구역 뉴젠시티 지역주택조합을 만들었다. 해당 조합은 지자체로부터 허가를 받은 사업주체가 아니었지만 모든 사업을 주도적으로 처리했다.

13일 열린 사모1구역 재개발 반대조합 기자회견
13일 열린 사모1구역 재개발 반대조합 기자회견

 

 

주민들, 조합임원 고소

 

한 주민은 문제의 5명이 가칭 사모1구역 뉴젠시티 지역주택조합 임원진을 겸임하면서 특정 사업을 한다는 이유로 기존 조합 자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앞장섰다. 뉴젠시티 주택조합의 실체가 없을 무렵, 기존 조합의 돈 21억원을 들여 뉴젠시티 홍보관을 지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가칭 사모1구역 뉴젠시티 지역주택조합은 허가를 받지 못했음에도 외형상 조합의 모습을 갖췄다. 홍보관을 만들어 주민들과 상담을 진행했고 1군 건설사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홍보활동도 폈다. 상당수의 주민들은 조합이 원활하게 운영된다고 믿었다. 그렇지만 문제는 상당한 비용이 가칭 뉴젠시티 지역주택조합이 아닌 기존 재개발 조합에서 지출됐다는 점이다.

현행 <주택법>에서는 조합비 사용방법을 명시한다. 그 내용을 조합원들에게 공개해야 하지만 사모1구역과 관련된 자료는 철저히 비공개됐다. 이에 재개발 반대위원회는 청주지검에 제출한 소장을 통해 290억원의 구체적인 용처를 밝혀달라고 호소했다.

주민들은 A씨가 일련의 과정에 깊숙이 관여됐다고 입을 모은다. 경찰 관계자는 가족들에 따르면 A씨는 평소에도 조용한 편이었지만 최근 담배를 많이 피우는 등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여러 가지 가능성을 종합해 다각적인 방면으로 수색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핸드폰 위치추적을 통해 경북 상주시 화북면 운흥리로 이동했고 마을회관에 설치된 CCTV를 확인했다. 영상에는 A씨가 인근에 차를 주차하고 평상복 차림으로 묘봉 쪽으로 오르는 장면이 포착됐다. 경찰은 현재 묘봉-상학봉-매봉 길을 6일째 수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의 휴대폰은 꺼진 상태다. 꺼지기 전 위치를 파악했지만 30~40m 절벽으로 이뤄진 상학봉의 험한 산세에다 낙엽이 약 1.5m정도로 쌓여 있어 정밀 수색이 어려워 난항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실종자 차량
실종자 차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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