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크리스마스에 책 선물 받고 싶을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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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크리스마스에 책 선물 받고 싶을지 몰라
  • 충청리뷰
  • 승인 2019.11.28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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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푸른 사자 와니니』, 『춤을 출 거예요』, 『할아버지와 소나무』
김성신 출판평론가 한양대 겸임교수
김성신 출판평론가 한양대 겸임교수

 

시간이 참 빠르죠? 올해도 한 달 남짓밖에 남지 않았네요. 해마다 12월이 되면 아이들은 한껏 들뜬 기분이 듭니다. 산타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을 테니까요. 반면 부모님들은 근심이 생기죠. 올해는 어떤 선물을 선택할지 고민이 되거든요. 산타가 할 고민을 왜 부모님이 하고 그러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아무튼, 선물에 대해 생각해보니 언제부터인가 책은 성탄 선물 목록에서 제외된 듯하네요. 아마도 어른들이 책을 별로 안 좋아해서 그런 건 아닐까 싶기도 해요. 왜냐면 선물이란 것이 자신이 받고 싶은 것을 주는 것이기도 하잖아요. 그런데 말이죠. 아이들은 어른들이 단정하는 것보다 훨씬 책을 좋아해요. 책은 언제나 재미있는 상상을 하게 해주거든요.

게임기나 헤드폰 같은 기계 선물들이 이제 좀 식상하다 싶으면 ‘특별히’ 책 선물을 구상해보면 어떨까요? 크리스마스 날 온 가족이 모여 함께 책을 읽는 모습을 한번 상상해 보세요. 그래서 오늘은 이번 크리스마스에 가족이 함께 읽어볼 만한 책들을 소개하려고 해요.

먼저 소개할 책은 『푸른 사자 와니니』와 『푸른 사자 와니니 2 - 검은 땅의 주인』이에요. 2015년에 출간된 이현 작가의 창작동화 『푸른 사자 와니니』는 외톨이 암사자 와니니가 성장하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려냈어요. 특히 무리에서 쫓겨난 떠돌이 수사자 잠보가 친구가 되어주고, 위기의 순간 나타난 절름발이 사자가 자신의 목숨을 걸고 와니니에게 도움을 주는 장면은 굉장히 인상적이에요. 와니니는 그들 모두를 자신보다 못한 존재들이라고 여겨왔거든요.

춤을 출 거예요 강경수 글·그림 그림책공작소 펴냄
푸른 사자 와니니 이현 지음, 오윤화 그림 창비 펴냄

 

그런 약한 사자들에게 도움을 받으며 와니니는 가장 소중한 교훈을 얻어요. ‘세상에 쓸모없는 것은 없으며, 모든 존재는 나름의 가치와 의미를 지니고 있다’라고 말이에요. 올해에는 『푸른 사자 와니니』 두 번째 이야기가 나왔어요. 친구들과 함께 초원에서의 생존법을 익힌 와니니는 이제 이들과 무리를 이루어 자신들만의 영토를 찾아 나서요. 와니니 무리에게 시련이 끝난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이들은 점점 더 강해지지요. 어느새 와니니는 약하다는 이유로 자신을 쫓아낸 할머니 마디바만큼이나 용맹하고 강인해졌어요. 『푸른 사자 와니니』는 시련과 극복, 도전과 선택 같은 만만치 않은 삶의 주제들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만드는 동화예요.

소나무가 멋진 이유는 무엇일까?
다음 소개할 책은 『춤을 출 거예요』라는 그림책이에요. 말라깽이에 주근깨 가득한 얼굴의 소녀가 발레를 할 때 신는 토슈즈를 신고 있어요. 소녀는 큰 미소를 머금고 이렇게 말해요. “나는 지금 춤을 출 거예요.” 소녀는 곧 춤을 추기 시작합니다. 춤을 추기 시작한 곳은 집 거실이에요. 그런데 거실을 지나 밖으로 나가서도 춤을 춰요. 강 위에 박아 놓은 말뚝 위에서도 춤을 추고요. 풀밭을 넘고 숲을 지나면서도 계속 춤을 춰요. 비가 오고 바람이 불어요. 폭풍이 오네요.

할아버지와 소나무 이명환 글·그림 계수나무 펴냄
할아버지와 소나무 이명환 글·그림 계수나무 펴냄

 

하지만 소녀는 계속 춤을 추고 있어요. 소녀는 어디에서든 춤을 춰요. 소녀의 춤은 영원히 끝날 것 같지 않네요. 주인공 소녀는 항상 아주 짧게 말할 뿐이에요. 어딜 가든 ‘나는 여기서 춤을 출 거예요’ 하는 식이죠. 그런데 소녀는 왜 끝없이 춤을 추고 싶어 할까요? 점점 더 궁금해져요.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서 소녀는 처음 춤을 시작할 때처럼 다소곳이 서서 이렇게 말해요. “춤이 좋으니까요”라고요. 꿈이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을 향한 간절한 마음이라는 것, 『춤을 출 거예요』는 바로 그것을 깨닫게 해주는 책이네요.

춤을 출 거예요강경수 글·그림그림책공작소 펴냄
춤을 출 거예요강경수 글·그림그림책공작소 펴냄

 

마지막 소개할 책은 그림 동화 『할아버지와 소나무』예요. 주인공 솜이는 할아버지가 무서워요. 할아버지가 호랑이처럼 생겼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어느 날 솜이는 용기를 내어 할아버지께 소나무를 그리고 싶다고 말씀드려요.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이 벌어집니다. 할아버지는 솜이를 곁에 앉히시더니, 소나무 그리는 법을 자상하게도 설명해주시네요. 할아버지는 능숙한 붓질로 아주 멋진 소나무 그림을 완성하셨어요.

갑자기 솜이의 눈에 할아버지가 소나무처럼 보여요. 호랑이가 아니라 말이죠. 솜이는 가족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소나무가 멋진 이유는 할아버지를 닮았기 때문’이라고 말이에요. 이 책은 아낌과 사랑이란 서로를 향해 다가서야지만 비로소 보인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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