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비 줄이는 방법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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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방비 줄이는 방법 따로 있다
  • 충청리뷰
  • 승인 2019.12.05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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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효율 최저기준 법제화 해야…제로에너지하우스 전면시행 필요
신 동 혁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신 동 혁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어느 날 아침 노랗던 은행나무가 오후에 잎을 다 떨어뜨리고 은행만 달고 서있었다. 아 저렇게 순간에 잎을 다 떨구는 나무도 있구나, 그게 은행나무였구나. 해마다 보면서도 무심히 봤다는 걸 처음 알았다. 이렇게 겨울이 다가오고 있고, 저마다 겨울을 나기 위해 나름 준비하고 있다. 나무는 저 은행나무처럼 다 떨어뜨리고 자기 안을 비워 겨울채비를 하는 반면에 우리 인간은 땔감을 챙겨 겨울나기를 대비한다. 이동성이 없는 나무는 자기 안에서 해결책을 찾는 반면에 사고능력, 자유자재로운 손을 가진 인간은 추위에 대비해야 한다.

나무는 겨울 혹한에 얼지 않기 위해 물을 내리고, 잎도 떨군다. 잎을 떨굴 수 없는 사철 침엽수는 몸에 수지, 즉 기름을 저장하는 것 같다. 그렇게 어는 것을 막아본다. 이런 연유로 소나무에는 송진이라는 수지가 많고, 불을 때면 그을음-한 때 그 그을음을 모아 긴긴 겨울밤 붓글씨를 쓰면서 지새우기도 했는데, 그 그을음이 ‘송연먹’이다-이 많이 난다.

도시 농촌 모두 난방면적 확대돼
전통 가옥은 난방장치로 ‘온돌’ 장치를 고안했다. 대단한 발명이다. 그 난방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난방 방식과 단열이 중요하다. 그리고 햇볕이 중요하다. 즉 집터라는 집이 자리하는 지형적 조건이 중요하다. 남향으로 자리를 잡고, 시베리아 쪽에서 불어오는 차가운 북풍을 막아주는 산이 집 뒤에 있어야 한다. 이렇게 주변 조건을 갖추는 것이 난방효율을 올릴 수 있는 결정적 요인이다.

우리 난방방식은 대개 온돌이었고, 연료는 나무였다. 물론 온돌이 보편적으로 보급된 것은 아니다. 조선시대에는 귀한 연료문제로 서민은 하나 정도의 구들방을 가졌다고 한다. 1인당 국민소득이 3000만 원이 넘는다는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혹한을 다 따뜻하게 넘기는 것은 아니다. 연료가 나무에서 연탄으로, 연탄에서 석유로, 도시가스로 발전하였지만 아직도 혹독한 추위 속에서 겨울을 나야 하는 국민이 많다.

그리고 보일러가 개발되면서 석유와 도시가스로 확대되었다. 연료의 확대와 변화는 도시화와 연관이 있다. 도시는 산업사회를 지탱하는 공간구조이다. 그 공간구조는 자급자족인 농업사회의 공간구조와 다르다. 계절별로 나눠졌던 공간들이 도시에서는 다 실내로 들어왔다. 대표적인 여름공간인 대청마루가 실내 거실로 바뀌었고, 난방과 음식을 하는 공간이었던 부엌이 실내로 들어오면서 주방으로 기능이 축소되었다.

 

그러자 난방면적이 그만큼 넓어졌다. 심지어 집에서 가장 먼 곳에 위치했던 변소도 화장실이라는 이름을 달고 실내로 들어왔다. 난방하지 않던 공간을 난방을 하고, 집 밖에 있던 시설이 집안으로 들어오면서 집 실내 면적도 확대되어, 상대적 절대적으로 난방면적이 넓어졌다.

지금 새로 짓는 농촌주택도 농촌지역의 특성과 무관한 도시의 공간구조를 갖고 있다. 농사를 주로 하는 농촌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공간구조가 아니다. 도시의 편리한 공간구조를 그대로 가져왔다. 그것이 도시에서는 편할지 모르나 농사를 주로 하는 농촌의 특성과는 맞지 않는 공간구조여서 여러 가지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사후 대책은 효과 없어
어쨌든 농촌도 공간구조 변화를 겪어 난방면적이 넓어졌고 연료비는 그만큼 더 들어갈 수밖에 없다. 농촌은 연료비 부담으로 인해 화목보일러를 많이 사용하는데, 대부분 도시로 떠나고 몇 집 살지도 않는 골짜기가 겨울에는 연기로 매캐하다. 그것은 공간구조와 난방방식의 변화로 인해 이전보다 많은 나무를 때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하루 최대 세 번, 방만 불을 피운 반면에 지금은 난방면적이 넓어졌고 24시간 계속 때기 때문이다. 그리고 화목보일러의 열효율도 문제이다.

자본이 주택을 공급하는 주택시장이 형성되기 전에는 자기가 살 집을 직접 지어왔기 때문에 세세한 사항을 잘 알아야 하고, 마을에 집 관련 지식이 축적되어 있어 곧바로 적용 가능하였다. 그래서 집터나 집의 구조, 난방관련 기술, 부재 등에 대해 잘 알고, 잘 지었다.

그러나 지금은 주택시장에서 이윤획득을 목적으로 집을 짓기 때문에 유지관리비용을 줄이기보다는 잘 팔릴 수 있도록 디자인에 주력하는 경향이 크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집을 산 뒤 사후에 난방비를 줄이기 위해 비용을 지불하지만 그다지 효과가 크지 않다. 유리창에 뽁뽁이를 붙이고, 창호틈새에 문풍지를 붙인다.

집을 지을 때 열효율, 에너지효율에 대한 최저기준이 법적으로 정해져 있다면 사후 노력보다 난방비 절감효과는 훨씬 클 것이다. 이미 패시브하우스, 액티브하우스, 제로에너지하우스니 제로탄소하우스 등이 등장했다. 기술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이것을 전면적으로 시행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이쪽으로 건축기술이 발전한다면 그 성과는 환경에도 이롭고, 시민들에게도 이롭다.

이 기술이 反시장적이거나 反자본적이지 않기 때문에 자본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 그 첨단기술에 대한 시장을 만들어 난방과 에너지 효율을 올리면 국민들 생활이 쾌적해지고, 난방비도 줄어들고, 에너지 사용도 감소한다. 미세먼지까지 줄어들고, 에너지소비 감소로 국가경제와 기후온난화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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