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마천루는 39층 남주동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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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마천루는 39층 남주동 아파트?
  • 권영석 기자
  • 승인 2019.12.11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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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주택정비사업인데 상업지구에 39층 아파트 건설
남주·남문 7개 지구 사업 추진, 문화재 등 문제로 부진

구도심의 고층아파트

남주동까지 파고들어

남주동 거리 인근 /육성준 기자
남주동 거리 인근 /육성준 기자

 

 

하늘에 비벼댈 수 있는 누각이란 의미의 마천루(摩天樓)는 현대 사회에선 고층 아파트, 빌딩을 의미한다. 최근에는 도시의 인구와 업무밀도가 높아지면서 도시가 외곽으로 점차 넓어지는 스프롤현상이 발생하자 해결 방안으로 도심 내 고층빌딩 건설이 제시됐다.

청주시도 마찬가지다. 정방형으로 점점 외연을 확장했지만 상대적으로 소외된 구도심을 살려야 한다는 주장들이 제기됐고 구도심에 하나 둘 마천루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현재도 건물이 올라가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상당구 남주동에 약 39층 아파트를 짓는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청주시도시계획위원회에 참여했던 전문가 A씨는 남주동은 소규모주택정비의 목적으로 시작됐다. 하지만 해당 지역이 상업부지이기 때문에 고층 주택들을 짓는 것도 가능하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급기야 계획까지 세워졌다고 지적했다.

문제가 되는 소규모주택정비는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노후·불량건축물의 밀집 등 일정한 요건에 해당하는 지역이나 도로의 가로구역을 묶어 추진하는 사업이다. 남주동은 이에 따라 가로망 도로를 중심으로 7개 구역으로 나눠 사업을 계획했다.

개발은 2016년부터 논의됐다. 한 주민은 남주동은 청주의 중심가였지만 터미널, 도매시장 등이 이전한 1980년대 말 이후 급격히 쇠퇴했다. 이에 일부 지주들을 중심으로 계속해서 아파트 재개발을 주장했고 법이 개정되는 시기에 맞춰 가로정비사업을 추진했다고 귀띔했다.

이에 따르면 남주동 무심동로 336번길을 기준으로 육거리 시장 쪽 일대의 주거지를 정비한다. 주민들이 총 7개의 개별 가로주택조합을 구성할 예정으로, 원안대로 추진되면 총 30여개 동 규모에 3500세대가 들어선다.

현재 사업은 조합 설립단계를 밟고 있다. 청주시 관계자는 “2016년부터 시작한 8구역은 조합설립 인가를 받았고, 2월 시작한 1구역은 조합설립 신청서를 접수해 도로·경관 등의 서류를 보완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상업지구 이용한 꼼수

 

해당부지는 사업성격상 가로주택정비이기 때문에 개발계획이 타당한지에 대한 논란이 제기된다. 사업은 방치된 빈집을 효율적으로 정비하고 소규모주택 정비를 활성화하여 주민생활의 질을 높이자는 취지다.

쟁점은 소규모주택 정비라는 목적에 39층 고층건물이 합당하냐는 것이다. 청주시 관계자는 부지가 상업지구인 것을 감안해 법적으로 검토가 완료됐다현재 건물 계획은 용적률 상한선인 1300%의 절반 수준이다고 답했다.

법적절차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도시계획상 상업지구에 소규모주택정비사업 명목으로 고층의 주거시설을 승인하는 게 타당하냐이다.

더구나 개발지구 바로 앞에는 남주·남문 한복문화의 거리 조성 사업 등 국책사업이 추진돼 상권 활성화를 위해 적잖은 예산을 투자했다. 거리를 살리겠다며 거리 내에 있는 한 건물을 매입해서 1층부터 5층까지 웨딩플라자로 만들겠다는 계획도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 A씨는 상권을 활성화할 곳에 아파트를 용인하는 것은 문제다. 고층 아파트를 지어야하는 이유도 불분명하다인근에 문화재가 있어 개발이 용이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문화재로 인한 개발부담에 따라 사업이 부진한 상황이라는 후문이다. 조합설립인가가 끝난 8구역은 200m 내에 문화재가 있어 원안인 39층 아파트에서 23층 아파트로 조정됐다. 문제는 몇몇 구역은 8구역보다 문화재들과 더 가깝다는 점이다. 해당 구역들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문화재현상변경허가 등의 비용적 부담요인들이 산재해 있다.

전문가 A씨는 이제라도 구태의연한 방식으로 남주동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추진하는 게 청주시를 위해 타당한 일인지 살펴볼 일이다남주동은 근대 청주시의 발전사가 남은 곳이다. 없애는 재개발보다 도시재생을 통한다면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더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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