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삶 곳곳이 교육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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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삶 곳곳이 교육현장
  • 충청리뷰
  • 승인 2019.12.11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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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타 골린코프, 캐시 허시파섹의 『최고의 교육』, 유은실의 『변두리』
염 정 애 괴산 문광초 교사
염 정 애 괴산 문광초 교사

 

요즘 학교는 올해를 정리하느라 매우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다. 학생평가는 당연하고 올해의 학교교육과정을 교육 3주체인 학생, 학부모, 교사가 평가한 후 그에 대한 결과를 내년도 교육과정에 반영한다. 요즘은 국가에서 요구하는 내용만이 아닌 학생, 학부모, 지역의 의견이 들어간 교육과정을 학교교육과정에 반영하고 있다. 이를 지역연계교육과정이라고 한다.

현재 국가교육과정은 2015 개정교육과정으로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창의융합형 인재가 갖추어야 할 6가지 핵심역량을 제시한다. 자기주도적으로 살아가는 자기관리 역량, 문제를 합리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지식정보처리 역량, 새로운 것을 창출하는 창의적사고 역량, 삶의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고 향유하는 심미적감성 역량,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고 존중하는 의사소통 역량, 지역과 국가, 세계의 공동체 발전에 적극 참여하는 공동체 역량이 이에 해당된다. 6가지 미래 핵심역량과 관련된 책이 있어 소개한다.

로베르타 골린코프와 캐시허시파섹이
쓴 『최고의 교육』은 미래 인재가 되기 위해 길러야 할 6가지 역량 ‘6C’를 제시한다. 교육과 심리학 분야에서 20여 년 동안 공동 작업을 수행한 두 저자는 싱가포르 등 전 세계 국가들이 교육개혁을 추진할 때 자문을 구하는 교육과학자라고 한다. 현재 수많은 기업들의 리더들은 사실정보만 파고드는 사람들이 아니라 사고력과 문제해결능력을 갖춘 사람들을 요구하고 있다.

인간 경험이 구축할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기반이 되는 협력(Collaboration), 협력의 기반이 되는 의사소통(Communication), 협력과 의사소통에 의해 나오는 결과물, 지식내용인 콘텐츠(Contents), 수많은 정보 속에서 사실을 넘어 진실을 찾는 힘인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 낡은 것으로 새로운 것을 만드는 힘인 창조적 혁신(Creative innovation), 의지와 끈기로 구성되는 자신감(Confidence)이 그것이다.

변두리 유은실 지음 문학동네 펴냄
변두리 유은실 지음 문학동네 펴냄

 

저자는 수학, 읽기, 타이핑 같은 하드스킬을 넘어 적응력, 자율성, 의사소통능력, 창의력, 문화적 감수성 등과 같은 소프트스킬이 필요함을 말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교육현실은 어떠한가? 이와 같은 역량이 성공의 핵심요소임을 알면서도 우리는 여전히 지식, 컨텐츠, 하드스킬에 집착한다. 이 책은 교사로서 기본 철학과 이념을 세우고 교육의 유토피아를 논하기 좋은 책이지만 현재 학생들의 삶과 현실을 반영해 주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최고의 교육 로베르타 골린코프 캐시 허시-파섹 지음 예문아카이 펴냄
최고의 교육 로베르타 골린코프 캐시 허시-파섹 지음 예문아카이 펴냄

 

놀면서 스스로 배우는 것들
교육현장이 학교만 해당될까? 주말동안 읽은 유은실의 『변두리』라는 책의 등장인물처럼 사람들은 자신의 환경 속에서 삶에 필요한 역량을 스스로 기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은 유은실 작가의 첫 청소년 소설로 1985년 가난하고 척박한 서울 변두리 동네를 배경으로 한다. 황룡동 사람들의 터전인 도살장과 부산물 시장에 선지 심부름을 다니는 수원이는 가난을 알면 알수록 자신감이 부족해져 말을 더듬는다.

수원이 곁에는 가난을 모르고 누나 손을 잡고 선지를 함께 받으러 가는 수길이가 있다. 둘은 부모가 직장에서 늦게 돌아오는 날이면 이산가족 놀이를 하곤 한다. 이산가족 놀이는 엄마가 싫어하는 놀이다. 둘은 동생, 누나를 찾는다는 가족찾기 판을 목에 걸고 하나는 아나운서가 되기도 하고, 하나는 가족을 찾는 동생이나 누나가 되기도 한다. 놀이는 사실을 넘어 아예 가짜 엄마, 가짜 아빠를 찾기도 한다.

가짜 엄마는 피아니스트로 엄마가 부르던 <매기의 추억>을 따라 부를 때 수원이는 눈물을 흘린다. 진짜 엄마가 평소 욕을 할 때도, 아빠가 전쟁터에서 죽었다고 상상해도 안 나오던 눈물은 노래를 부를 때 줄줄 새어 나온다.

이 책을 읽으며 나의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동네는 사람들의 북적거리는 삶의 터전이었다. 가난하고 부족했기에 할 수 있었던 놀이가 많았고, 그래서 아이들끼리 모여 놀면서 배우는 게 많았다. 수연이 역시 이산가족이라는 놀이를 하며 자신의 가짜 엄마를 찾는 상상을 하고 자신의 삶을 위안 받으며 성장하듯이 현재 우리 아이들도 자신에게 필요한 역량은 스스로 터득한다.

각자 자신의 실제 현장에서 실감나게 벌어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몰입하고 노력할 때 미래에 필요한 역량이 조금씩 자라나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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