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석(주성대학 경찰행정과 교수)
남들이 누대에 걸쳐 이룬 성장을 우리는 한 세대만에 고도의 압축 성장으로 끝내버린 것이다. 그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단언컨대 우리만이 할 수 있었던 힘의 원천은 교육이다.
변변한 부존자원 하나 제대로 갖지 못한 빈국에서 인적자원을 개발하기 위해 쏟아 부은 교육열정이 우리에게 성공적인 산업사회로의 진입을 가져다 주었다. 교육에 대한열정은 우리사회에 충분한 산업인력을 공급할 수 있었고 이러한 바탕위에서 우리는 고도의 압축성장을 이루어온 것이다.
그런대 문제는 지금부터다. 사회의 패러다임이 산업사회에서 지식정보화사회로 변화하고 있는데 우리의 교육현실이 이를 수용하고 선도하지 못하는 것이다. 각론적인 설명은 차제하고 우선당장 시급한 것이 새로운 대학의 이념을 정립하는 것이다.
이념이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 지향하는 목표라고 볼 수 있는데 우리의 대학들은 지금 이러한 이념 부재상태인 것이다.
산업사회에서의 고등교육기관으로써 대학이념은 지난세기에 정립된 Robert M.Hutchins 의 The University of Utoppia나 Karl Jaspers 의 The Idea of The University에서 정립된 기반위에 있었다. 이 기반위에서 우리는 고등 교육기관으로써의 대학교육을 연구중심의 4년제 교육과 실무기술교육중심의 2년제 교육으로 대별하고 이를 통해 산업사회의 성공적인 진입을 완수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사회구조가 바뀌고 대학의 외부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지금 우리의 대학들은 새로운 이념정립을 통한 대학 고유의 정체성 모색이 아니라 저 출산에 기인한 학령인구의 감소로 입학정원이 줄어듬에 따라 방향성을 잃고 있다.
실례로 연구중심을 표방하는 4년제 대학들이나 실무 기술 인력을 양성한다는 2년제 대학이 입학정원 채우기에 급급해 학과의 신설과 통폐합을 반복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은 우리가 아직 새로운 대학이념을 정립하고 있지 못함을 반증해주는 것이다.
교육은 백년 사업이다. 특히 고등교육기관으로써 대학의 임무는 민족, 국가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국력의 원천인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새로운 대학이념을 정립하는 것이다. 이는 어느 한 두 사람이나 한 두대학이 선도해서는 안된다. 대학, 산업체, 시민사회가 모두 함께하는 공론의 장을 통해서만 가능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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