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즐거운 설날 되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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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즐거운 설날 되셨습니까?”
  • 충북인뉴스
  • 승인 2006.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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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영민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즐거운 설날 되셨습니까? 올해도 고향 다녀오시는 길 많이 힘드셨지요.

비장한 각오로 바다에 떠오르는 첫 태양을 맞이하고 산 정상에 올라 힘찬 메아리를 외치는 광경은 없습니다만, 음력 설에는 오랫만에 온 가족과 친지들이 한자리에 모여 덕담을 나누며 새해를 시작하는 정겨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진짜 나이 한 살 더 먹는 설날 기분은 음력 설에 더 느끼게 되는 듯 합니다.

그런데 명절이면 느끼는 부담도 만만치가 않은가 봅니다.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건 장시간 운전을 한 운전자분들 뿐이 아닐 것입니다. 명절기간 내내 음식을 마련하고 설거지와 온갖 잡일에 시달리는 여성들은 명절이라는 소리만 들어도 머리가 아프다고 합니다. 여기저기서 모인 대가족 뒤치닥거리에 일거리가 쌓이는 때가 이때라고 합니다. 이른바 ‘명절증후군’입니다.

어느 설문조사를 보니 약 4천여명 중 70% 이상이 ‘명절증후군’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특히 30대 여성 중에는 95% 이상이 증상을 경험했다고 합니다. 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주부들의 고충이 단순한 볼멘소리가 아니라는 것을 진지하게 생각해야 하겠지요.

여성단체에서는 가족의 이해와 배려를 예방책으로 내놓았습니다. 온 가족이 함께 하는 설날, 음식 준비도 함께 하고 놀이도 함께 하자는 단순한 얘기입니다. 너무도 당연한 말인데, 피곤하다는 이유로 귀찮다는 이유로 남성들이 외면하고는 했던 것들입니다.

다양한 분야에 여성의 사회적 진출이 늘고 있고 여풍이 거세다고 연일 보도 되고 있지만, 문화와 의식이 변화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게 사실입니다. 가사가 여성의 주된 몫이라는 인식도 여전합니다. 특히 출산과 관련해서 젊은 여성들이 이 사회에서는 아이를 낳을 수 없다고 항변하는 것을 진지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여성의 출산과 양육은 더 이상 개인과 한 가족의 문제가 아니라는 공감대가 필요합니다. 우리사회 공공의 의무로 이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단순한 금전적 지원이나 출산장려 구호만으로 덮어버릴 수 없습니다. 아이를 낳아도 일할 수 있고, 아이를 맡길 데가 없어 속상해하지 않아도 되는 제도가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때마침 지난 26일 ‘저출산고령화 대책 연석회의’가 출범되었습니다. 정부 관계부처 장관과 경제계, 시민사회단체, 여성계 등의 대표로 구성된 연석회의는 저출산고령화 대책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뤄 낸다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세계 최저 출산율, 최고 속도의 고령화 사회 진입. 늦은 감이 있지만, 그래서 더욱 이번 연석회의에 기대를 갖게 됩니다. 누구도 나이먹지 않을 수 없으니, 십년 이십년 후쯤 맞게 될 바로 나 자신의 미래에 대한 일이라 더 관심을 갖게 되는가 봅니다. 그런데 이번 설날 여러분 가정 분위기는 어땠는지요? 어떤 합의가 있었는지 궁금해집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묻게 됩니다. 즐거운 설날 되셨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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