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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의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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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의 다짐
  • 한덕현
  • 승인 2019.12.31 1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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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현 발행인
한덕현 발행인

 

사람들을 만나면 종종 물어보는 것이 있다. 흔히 말하는 후반기 인생을 의미있게 살려면 어떤 것들을 갖춰야 하는지 다섯 가지를 순서대로 열거해 보라는 질문이다. 이와 관련된 얘기들은 인터넷에도 숱하게 나와 있고 또 나이든 사람들의 경우 지인들과 늘 주고받는 관심거리여서 진부할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나 스스로도 때가 때인지라(?) 확인하고 싶은 마음을 숨기지 못하겠다.

가장 공통적으로 나오는 대답은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돈, 건강, 탈없는 가족·부부 관계, 다양한 취미, 친구, 여행 등 등이 우선 꼽힌다. 차이가 있다면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대개 삶의 풍요로움에 비중을 두는 반면, 그러지 못한 사람은 돈이나 재산 등 물질적인 갖춤에 더 애착을 갖는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누구한테나 대뜸 물어봐도 즉각적으로 자신의 구상을 밝힌다는 점이다. 이 것만 봐도 과거와 같은 자녀의 노후 돌봄이나 뒷방의 권위가 사라지는, 시대가 시대인 만큼 자신의 앞날에 대해 고민들이 많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답변중에서 특히 주목되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남녀 상관없이 ‘애인’을 꼽았다는 것이다. 꼭 불륜이라기 보다는 나이들어 서로 정을 나눌 수 있는 이성에 대한 희망사항임을 강조하는 것을 보면 향후 외로움의 대비책이거나, 이 것이 아니라면 남은 인생의 ‘재미’를 의식한 발언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나로서는 다섯 가지 조건과 또 여기에 순위를 말한다면 이렇게 하겠다. 첫째 건강, 둘째 일, 셋째 돈, 넷째 취미, 다섯째 친구 순이다. 이 것들이 다 갖춰지는 복을 누린다면야 더할나위 없겠지만 안 되더라도 이 순서대로만 되기를 바란다.

우선 몸이 건강하고 앞으로도 신체가 허락하는 한 일을 할 수만 있다면 자본사회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돈’의 굴레에서도 어느 정도 자유로울 수 있을 테고 또 즐겁고 의미있게 살기 위해선 취미활동은 물론이고 진정 정을 나눌 수 있는, 언제 어디서든 부담없이 불러낼 수 있는 네댓 명의 친구가 꼭 필요하다는 생각에서다.

공직이나 사기업에서 퇴직한 이들을 우연히 사석에서 만나기라도 하면 묻지도 않았는데 손을 꼭 잡으면서까지 간곡히 말하는 것이 있다. 병들어 후회하기 전에 건강 챙기고 할 수 있을 때까지 일을 오래도록 하라는 충고다. 굵고 짧게 살기보다는 가늘고 길게 살라는 사족까지 달린다. 그러면서 아침에 일어나 어디 갈 데가 없는 ‘고통’은 겪어보지 않고선 모른다고 누누이 강조한다. 근래들어 동창들의 부음소식이 잦아지고 한 때 잘 나가던 친구들이 퇴직 이후 풀이 죽거나 아예 연락을 끊는 것을 보면 이런 충고들이 결코 귓등으로 들리지 않는다.

이제껏 살아오기까지 무슨 취미니 친구니 하는 것들에 대해서는 할만큼 했다고 자부하지만 그래도 요즘들어 생각이 많아지는 건 어쩔 수 없다. 더 많은 사람, 더 많은 것을 만나고 경험하고 싶어도 그 느낌과 현실감이 예전같지 않다. 막상 새로운 취미나 운동을 떠올리기라도 하면 그 효용성을 먼저 따지게 되고 또 친구들을 대할 때도 만남 자체에 무조건 의미를 두던 과거의 거침없던 시절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이다.

어쨌든 다시 새로운 해가 시작되는 지금, 문제의 다섯 가지 조건을 놓고 올해는 또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우선 타고난 건강이라고 하지만 자만하거나 방심해서는 안 될 것같고 아직도 일할 수 있다는 것에 더 간절함으로 맞아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이미 너무 늦었지만 후반기 인생에 있어서의 ‘돈’의 가치, 돈의 중요성을 새삼 깨우치며 이에 대비해야 삶의 옹색함을 피할 수 있을 테니 이 것에도 앞으로는 ‘준비된 사람’으로 임해야겠다는 마음을 다잡게 된다. 아울러 취미생활과 친구의 중요성도 새해에는 더욱 더 간절하게 느끼면서 살아가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또 한 가지는 언론을 하는 입장에서의 마음가짐이다. 지난해만큼 언론이 국민의 공적이 된 적이 없다. 각종 국정현안에 대해 언론은 대책없이 패로 갈려 국민들을 이간질, 현혹했고 그 때마다 국민들은 끝간데없는 불신을 쏟아냈다. 물론 언론이 자기이념과 색깔을 견지하는 건 당연하다. 그렇더라도 지난해와같이 작위적인 여론을 양산하고 또 이를 바탕으로 사안의 본질까지를 훼손하는 것은 나라의 심각한 암적인 문제로 인식해야 정도다.

그 대표적인 것이 한일간 무역분쟁에서 드러난 토착 왜구언론의 매국행위다. 일제 식민지를 거쳐 군사독재와 권위주의에 기생하며 나라에 망조를 안긴 그들의 ‘실체’를 확인한 것은 오히려 불행중 다행일 수 있다. 우리의 굴절된 역사에서 국가와 국민에게 씻지못할 폐해와 상처를 안긴 그들의 만행을 잊지 않기에 올해 충청리뷰는 비록 지방의 작은 언론이지만 국민들의 매서운 질타를 되새기며 더욱 더 직필(直筆)의 정론(正論)을 펴도록 힘쓸 것이다.

그리하여 가벼운 단문 기사와 자극적 콘텐츠가 넘쳐나는 작금의 언론현실에 맞서 올해는 특히 종이신문의 전통적 가치 즉 깊이있는 사유와 중량감으로 재무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지만 언론도 이젠 변화하지 않으면 시대의 도도한 흐름속에서 살아남을 수가 없기에 여기에도 방심이나 소홀함이 없도록 늘 깨어 있을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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