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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상승의 기업·근로자 온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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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상승의 기업·근로자 온도차
  • 권영석 기자
  • 승인 2020.01.09 1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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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인들 “최저임금, 주52시간 도입속도가 너무 빠르다” 고민 커
대기업과 중소기업 노동자 간의 임금불평등은 심화

근로자 입장에서 최저임금의 상승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을 두고 온도차는 존재한다. 특히 영업이익률이 높지 않은 기업들은 최저임금 상승, 52시간 근로제 도입 등 노동환경의 변화가 기업의 생존에 영향을 끼칠 만큼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오창과 음성에 공장을 두고 있는 G식품은 A대기업 등에 식자재, 식품 등을 납품하는 업체다. 사내식당을 운영하거나 도시락 등 포장식품을 만든다. 영업망이 비교적 든든한 회사였는데 지난해 초 최저임금 등 노동환경이 변화하면서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교대근무직까지 약 350여명의 직원이 일했지만 주 52시간 근로를 확대시행하면서 인원을 더 뽑아야 했다. 일용직, 일당직을 고용하고 교대제를 개선해 유연화를 꾀했지만 이마저도 노동법상 저촉사항이 많다는 이유로 접어야 했다.

결국 A대기업과 재계약하며 높아진 단가를 제시했지만 결과가 좋지 못했다. G식품 신 모 대표는 몇몇 경쟁자들이 낮은 가격으로 응찰했다. 우리도 할 수 있었지만 결국 제 살 깎아먹기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가격을 낮추지 않았다“2년 사이 계약 건이 약 20% 감소했다고 말했다.

결국 G식품은 공장가동빈도를 줄이기로 했다. 노동자 측에서 불만이 나왔지만 회사경영상 문제라는 이유로 불가함을 피력했고 근로자들도 이에 수긍했다.

문제는 나아질 기미가 없다는 점이다. 올해도 최저임금이 8590원으로 10.9% 인상됐다. 청주대학교 K교수는 정확한 통계가 없지만 중소기업 폐업률은 약 20%로 예상된다정부가 제도를 시행하며 1년의 계도기간, 특별연장근로 완화 등 보완책을 내놓았지만 현실성이 있는지는 짚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청주시 청원구의 한 판넬 제조 공장 /육성준 기자
청주시 청원구의 한 판넬 제조 공장 /육성준 기자

 

 

기업들은 깔딱고개

 

전문가들은 현재 우리 기업들의 상황을 깔딱고개에 비유한다. 자칫하면 숨이 넘어갈 수도 있지만 고비를 넘기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최저임금, 52시간 근로 등 노동환경의 변화가 너무 빨라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몇몇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이상과 현실 사이에 낀 중소기업들이 많다. 기업도 소상공인이나 일반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대출로 살아간다. 이들 중 상당수는 깔딱고개에서 좌절하고 만다. 주로 하청에 하청으로 이어지는 비닐포장공장, 소규모 제조업들로 상당수는 문을 닫았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2018년 일자리 행정통계에 따르면 5인 미만 기업의 일자리는 24만개 줄어들었다. 소규모 기계공장이 많았던 청주시 서원구에서도 상당수 공장들이 영업을 중단했다.

여기서 발생한 실업자들이 자연스럽게 재취업되고 경제가 순환하면 좋겠지만, 현실은 또 그렇지 못하다. 지난달 충북의 고용률은 2018년과 비교해 1.2%P 하락했고 실업률은 0.9%P 상승했다.

지난해 11월 에어컨설비공장을 폐업한 L(64)는 청주 금천동에 커피숍을 준비하고 있다. L씨는 직원을 두지 않고 가족과 함께 소소하게 운영할 계획이다. 최소한 투자해서 월 200만원 매출 올리는 게 목표다고 말했다.

그는 폐업 후 소포장공장에라도 취업자리를 알아봤지만 소용없었다. 주변 지인들에게 자영업, 특히 커피숍은 50석 이상 규모를 갖추지 못하면 성공하기 힘들다는 조언도 들었지만 그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조금이라도 젊을 때 몸으로 때워보겠다며 창업을 준비했다.

 

월급 줄어든 노동자들

 

최근 2년 동안 저임금을 받는 사람의 경우 도리어 월급수준은 낮아졌고 임금 격차는 더 커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5일 한국노동사회연구소가 낸 ‘2018~2019년 최저임금 인상이 임금불평등 축소에 미친 영향보고서는 지난해 임금 하위 10~20% 노동자들의 시간당 임금이 최저임금 인상 효과로 올랐지만, 월 임금으로 비교하면 외려 2018년보다 더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또 아르바이트생에 해당하는 초단시간 노동자가 증가하고, 임금이 적은 계층이 늘면서 월급 기준으로 임금 격차가 되레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저임금 계층에서 주 15시간미만의 초단시간 노동자 비중이 기존 31.4%에서 지난해 41.9%로 증가했다.

초단시간 노동자 가운데는 중장년 알바생도 크게 늘었다. 통계청은 지난달 40대 고용률은 78.4%로 전체 연령층 가운데 계속해서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반대급부로 40대 중후반 50대에서 구직자가 늘어났다.

이들을 위해 충북에서는 충북경영자총협회가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센터에서는 구인구직희망기관의 신청을 받아 연결해 주는 중간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약 1200명이 구인구직프로그램에 참여해 약 800명이 재취업에 성공했다.

포장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J씨도 지난해 초 중장년패키지를 통해 재취업했다. 하지만 최근 변화한 노동환경으로 인해 근로시간이 크게 줄었다. J씨는 한 달에 3분의 1은 출근하지 못하는 것 같다경영난으로 공장이 가동을 멈추는 날도 많아 다른 알바거리를 찾아봐야할 형편이다고 토로했다.

이런 현상에 대해 한국노동사회연구소는 노동시간 쪼개기에 따른 부작용이라고 지적한다. 제도의 의도가 빗나갔다고 꼬집었다. 최저임금 인상, 52시간 노동시간 엄수 등의 정책은 결국 노동자들의 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다.

하지만 이로 인해 지금 우리 노동현장은 위협받고 있다. 자영업 가운데는 인건비를 견디지 못하고 폐업하는 사례가 많다. 공실률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제도 도입 2년차 현장에서는 제도가 안착할 수 있는 보완책들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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