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삼성은 언론에 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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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삼성은 언론에 힘이 있다?
  • 충청리뷰
  • 승인 2020.01.15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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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기자회견 방불케한 준법감시위원장 내정자 간담회
/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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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준법감시위원회에 대한 사회적 연대가 같이 시작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으로 내정된 김지형 전 대법관(법무법인 지평 대표변호사)의 기자간담회에서 위원회 권한과 실효성, 지속성 등을 놓고 질문이 쏟아졌다. 김 전 대법관은 위원회의 ‘자율성’과 ‘독립성’, ‘사회의 연대’를 강조했다. 그는 “수락에 앞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서 자율성과 독립성을 전적으로 보장해달라는 조건을 제시했고, 삼성은 수용했다. 여러 번 다짐과 확약을 받았다”고 했다.

당초 ‘간담회’라 밝혔던 이날 행사는 100명 넘는 기자들로 사실상 대규모 기자회견이 됐다.

삼성그룹은 최근 준법감시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장에 김 전 대법관을 내정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파기환송심 재판장인 서울고법 형사1부 정준영 부장판사이 지난해 말 재판 도중 “정치권력으로부터 또 다시 뇌물 요구를 받더라도 응하지 않을 그룹 차원의 답”을 요구한 데에 응답 격이다.

삼성의 김 전 대법관 내정 소식에 언론의 이목이 집중됐다. 언론은 김 전 대법관을 두고 ‘진보의 상징’ ‘진보의 대변자’ 등 표현을 써 그의 위원장 내정을 삼성의 파격 행보로 묘사했다. ‘구의역 사건’ 진상규명위원회, 삼성전자와 반도체 직업병 피해자의 지원보상 이행합의 조정, 고 김용균씨 사망 관련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를 이끈 전력이 주목을 받았다. 반면 유성기업 노조파괴나 기아자동차 불법파견 등 노동사건에서 담당변호사로 사측을 대리하고, 대법관 시절인 2009년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불법 경영승계 혐의에 무죄를 선고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김 전 대법관은 지난 7일 유성기업 대리를 철회했다.

김 전 대법관은 노동탄압 사건에서 사측을 대변한 전력을 묻는 질문에 “실수를 돌아보는 계기로 삼겠다”고 했다. 김 전 대법관은 “(위원장 내정 규탄) 기자회견이 열린 사실을 알고, 앞서 성명 내용도 들었다. 제가 미처 헤아리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제 잘못이다. 저의 실수를 돌아보는 계기로 삼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성명은 ‘규탄한다’고 표현했지만 그걸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진 않는다. 준법감시위원회에서 본분을 잊지 말고 대의에 충실하라는 채찍의 말로 이해한다”고 했다.

김 전 대법관은 이날 위원회 운영 방안을 소개했다. 위원회는 이사회 주요 의결사항에 법위반이 없는지 사전과 사후 검토하고, 법 위반 소지가 있는 사안에 보고와 조사를 할 예정이다. 삼성에 시정·제재를 직접권고하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김 전 대법관은 삼성이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위원회 공식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홈페이지 직접신고 체계도 만들겠다고 했다. 그는 감시활동 중 발견한 위법 사실에 권고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직접 형사고발할지 묻는 기자 질문에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했으나, 개인 소견이며 구체적 운영 방식은 미정이라고 단서를 붙였다.

김 전 대법관은 이날 직접 고른 인사라 밝히며 준법감시위원 내정자 6명을 소개했다. 회사 측에선 이인용 삼성전자 사회공헌업무 총괄고문이 참여한다. 이인용 고문은 MBC 보도국 부국장을 역임한 뒤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 사장을 지냈다. 나머지 외부위원 5명은 대검찰청 차장검사 출신 봉욱 변호사, 고계현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사무총장, 권태선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김우진 서울대 경영대학원 교수, 심인숙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다. 이 가운데 권태선 공동대표는 한국일보 출신으로 한겨레 편집국장과 허핑턴포스트코리아 대표이사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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