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이 놓은 한 - 베트남 친선 ‘고임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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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이 놓은 한 - 베트남 친선 ‘고임돌’
  • 충북인뉴스
  • 승인 2006.03.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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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기 현(충북민예총 국제교류위원장)
   
호아빈은 베트남 중남부 푸옌의 작은 마을이다. ‘호아빈’ 베트남 말로 평화를 뜻한다. 충북 민예총과 베트남 푸옌성의 문화예술교류는 예술의 교류를 넘어 양국 간의 민간외교로 이어지고 있다.

2004년 문화예술 교류협정과 관련하여 작은 학교를 건립하자는 취지로 화가들이 그림을, 서예가는 글씨를 그리고 사진을 내놓았다. 예술을 통한 우정의 가교를 만들어가는 과정이었다. 이렇게 마련된 60여점의 작품을 판매하고 공연팀은 공연 수입료를 모아 1만2000달러의 기금을 마련했다.

마침내 충북 민예총 국제교류위원회는 도종환 시인을 단장으로 지난 2월 12일 푸옌성을 방문했다. 도내에서 활동하는 예술가와 뜻있는 시민들이 모아준 학교건립 기금을 전달하고 약정서를 교환했다.

푸옌성은 나짱과 퀴논 사이에서 관광지로 개발되지 못한채 낙후한 시설과 부족한 자원으로 어렵게 살아가는 지역이다. 특히 투이호아는 월남전 당시 한국군이 주둔한 곳으로 유명해 많은 원로 참전용사들이 찾아가기를 원하는 곳이기도 하다. 바다를 끼고 있지만 이렇다할 관광자원이나 경제성있는 농작물도 없는 이 지역에 학교를 건립해 달라고 요청한 한베 우호협력위원회의 뜻은 ‘자존’의 문제를 떠난 2세대에 대한 ‘생존’의 문제였을 것이다.

현재 학교건립부지는 마련되었지만 자금문제로 당장 학교를 건립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총 2500달러로 예상된 건립예산은 해를 지나면 3500달러로 불어나게 되어 금년 안에 착공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부족한 재정은 푸옌성 예술가들과 관련기관이 협력하여 마련하기로 협의하였다.

우리가 전달한 1200달러 이외에 나머지 1300달러는 9월 푸옌성 샤오빈예술단이 충북을 방문하여 모금할 예정이다. 10여일간 각 지역을 순회하며 공연을 하게 되며 자발적인 관람료와 성금을 접수할 계획이다.

샤오빈 예술단은 무용과 노래, 그리고 춤극으로 구성된 도립 예술단와 같은 것이며 베트남 각지를 순회하고 특히 소외지역에 직접 방문하여 문화와 예술을 보급하는 공연단이다. 베트남측은 학교가 건립되는 과정에 설계도와 중간 건립 과정을 한국측에 보고하기로 되어있다.

뿐만 아니라 완공시에는 충북민예총 을 초청하여 함께 준공식을 거행하기로 하였다. 완공이 되면 베트남과 충북 민예총은 중장기 문화예술교류 사업을 기획하여 한국어교육, 한국문화예술 교육을 통해 지속적 관계를 유지할 계획이다.

한국과 베트남은 가슴아픈 전쟁의 상처를 공유하고 있다. 베트남전을 민족통일전쟁으로 규정하고 있는 베트남인들은 한국의 파월군을 가해자로 여길 수밖에 없다. 실제로 한국인 2세인 라인따이한 문제나 한국군의 민간인 학대 문제등 전쟁의 상흔은 베트남 여기저기에 남았다. 하지만 베트남 종전 30년을 넘어 양국의 민간교류는 그 어느때보다 활발하고 건강하게 이뤄지고 있다.

우리 세대의 화해와 평화는 양국의 자라나는 2세들에게 아시아의 진정한 친구로 어깨동무할 수 있는 바탕이 될 것이다. 충북민예총이 팔을 걷고 나선 베트남 학교건립 사업은 미래를 위한 든든한 고임돌의 하나가 될 것임을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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