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수의 메아리] 안철수를 다시 봐야하는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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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수의 메아리] 안철수를 다시 봐야하는 25%
  • 김천수 기자
  • 승인 2020.01.22 12: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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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수 취재국장

정계 복귀를 선언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1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그는 복귀 후 첫 행선지로 호남을 택했다. 안 전 대표는 20일 국립현충원 참배 이후 곧바로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았다.

과거 지지 기반인 호남의 민심을 되살려 승부수를 띄워보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2016년 총선 당시 ‘안철수 돌풍’으로 국민의당은 호남 지역구 28석 중 23석을 거머쥐었다. 전국적으로 38석을 얻어 제3당으로 우뚝 섰다. 거대 여야의 기생적인 적대적 공생 관계 정치에 분노한 중도층 표심의 분출로 해석됐다.

그러나 2020년 지금은 호남에서의 국민의당 세력은 분열됐고 여당의 지지율이 높아져 있는 상황이다. 안 전 대표가 다시 호남민심을 살려내 정계복귀 성적표를 쓰려한다면 큰 오산일 수 있다. 순수한 반성의 의미로 호남행을 먼저 택한 거라면 다행이다.

지난 17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호남 지역의 차기 정치지도자 선호도 조사(1월 3주차 여론조사,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서 안 전 대표는 1%의 지지를 얻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지지율 46%와 비교하면 보이지 않을 정도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2%)보다도 낮은 수치다.

그런데다 정당지지도에서 바른미래당과 대안신당, 민주평화당의 호남 지지율은 합쳐도 3%에 그치고 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의 호남 지지율은 66%로 압도적이다.

그러나 전국적인 정당지지도를 보면 사뭇 다르다. '지지정당이 없다'는 유권자가 27%를 나타냈다. 중도층 돌풍이 재연될 토양이 마련됐다고 보는 견해가 많다. 새보수당과 정의당, 안 전 대표 등이 각자 중도층이라 할 부동층을 타깃으로 삼을 태세다. 이번 총선에서 처음 시도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도 변수다. 군소 정당들이 원내에 출몰할 가능성까지 보인다. 안 전 대표가 추진할 신당도 혜택을 기대할 수 있다. 아예 한국당은 비례대표만을 노리는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을 만든다.

4년 전 안 전 대표의 국민의당은 비례투표에서 26.7%를 획득해 민주당(25.5%)을 누르며 기염을 토했다.

안철수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영호남 화합과 국민 통합이 필요하다는 신념으로 바른미래당을 만들었지만 합당 과정에서 국민의당을 지지해주신 분들께 큰 실망을 드렸다”며 호남을 향해 사과했다. 그러면서 “7년 전 저를 불러주셨던 국민의 바람을 다시 가슴에 깊이 담고 초심을 잃지 않겠다”며 간절함을 호소했다.

가장 관심을 끈 대목은 “진영 정치에서 벗어나 실용적 중도정치를 실현하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말한 내용이다. 기자들과의 응답 과정에서는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단호히 밝혔다. 실용 중도정치 실현을 위해 앞장서 돕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보인다.

그가 작금의 정치적 현실과 국민의 여론을 어떻게 진단하고 행보할지 궁금하다. 양 극단으로 분열된 광장 정치의 모습을 보는 25% 대의 국민의 마음이 곪아 있다.

그들은 어디 기댈 곳이 없으니 다시금 안철수를 바라보게 된다. 지역과 진영을 떠나 넓은 시야로 양 극단의 정치를 치유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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