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지역성평등지수, 5년만에 중상위권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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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지역성평등지수, 5년만에 중상위권 진입
  • 충청리뷰
  • 승인 2020.01.22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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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순 충북도 여성정책관

 

“여성 외투에는 안 주머니가 없다.”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 1월 15일 여성계 신년인사회에서 환영인사 원고를 들고 말하자 참석자들 사이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고 한다. 그 자리에 있었다면 “제 옷에도 속주머니가 없습니다”라고 말했을 것 같다.

공공영역과 사적 영역 모두에서 역할의 변화가 있는데 이렇듯 미세한 영역에 여전히 성 구별이 남아 있다. 최근 온라인에서 여자 옷에 안주머니 달아달라는 요구가 잇따르자 의류회사에서는 여성용 재킷에도 안주머니를 달고 성별 구분이 없는 공용 옷을 선보이고 있다고 한다.

양성평등진흥원의 교육자료에 따라 공무원대상 양성평등교육에서도 대형매장 아동용품 코너에서 성별에 따라 색 구별을 하면 성차별 사례로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개선영역으로 남아 있다. 2020년 인권위에 접수된 1호 진정은 성별로 색깔을 구분하는 관행은 성역할 고정관념을 강요하는 인권침해라는 것이다. 아주 더디지만 이 오래된 틀에 미세한 금이 가고 있다(여성신문 2020.01).

지역성평등지수는 남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여성가족부가 매년 발표하는 것인데 충청북도가 5년 만에 다시 중상위권으로 한 계단 올라섰다. 여성가족부는 시·도 광역자치단체가 성평등 관점에서 정책추진 방향을 수립하도록 매년 지역의 성평등 수준을 조사해 발표한다.

지역성평등지수는 남성수준 대비 여성수준을 볼 수 있는 지표다. 사회참여와 인권·복지, 의식·문화의 3개 영역을 경제활동, 의사결정, 교육·직업훈련, 복지, 보건, 안전, 가족, 문화·정보 등 8개 분야로 나누고 23개 세부지표로 측정한다. 세종시를 제외한 전국 16개 시·도의 성평등 수준을 상위/중상위/중하위/하위 4단계로 발표하고 있다.

충북도는 지난 5년간 중하위권이었다가 지난 2017년부터 점수가 상승하기 시작해서 2018년도에는 전년 대비 2.1점 상승하여 중상위권에 진입했다. 충북도는 제1차 양성평등정책 기본계획(2019년~’23년)에서 지역성평등지수를 핵심 성과지표로 정하고 2023년까지 중상위로 상향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지난주에 국회에서는 자산이 2조원 이상인 상장기업은 특정 성 만으로 이사를 구성할 수 없게 하는 법안과 국공립대학의 특정 성별이 4분의 3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하는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이 통과되었다. 능력이 있으면 할 수 있는 것이지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가 라고 질문을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오세정 서울대 총장은 최근 여성교수 임용이 늘고 있으나 현 방식으로는 여성 교수비율이 25%가 되려면 20년이 걸린다고 말했다. 국공립대 여성 교수비율은 사립대 보다도 낮다. 이를 두고 공정해 보이는 절차에 숨겨진 편견이 작동한다고 말한다. 이와 관련해 거론되는 것이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의 사례이다. 여성 탈락자 이름을 남성으로 바꿔보니 같은 지원경력인데도 점수가 올라갔다고 한다.

중앙에서의 변화는 지방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러면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의사결정 분야의 점수를 개선하기 위해 어떤 조치가 필요한가라는 질문이 생긴다. 우리 지역을 위해 적극적인 조치가 나올 수 있도록 더 많은 ‘82년생 김지영’이 선배들의 모습에서 힘을 얻고 살아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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