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끄고 싸우는 ‘라이트 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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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끄고 싸우는 ‘라이트 월드’
  • 김천수 기자
  • 승인 2020.02.12 1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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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 세계무술공원, 언제쯤 시민 품으로 돌아올까
충주세계무술공원 시설을 이용해 빛 테마 파크로 꾸며졌지만 법적 분쟁으로 휴장인 상태에 놓여 있는 충주 라이트월드.
충주세계무술공원 시설을 이용해 빛 테마 파크로 꾸며졌지만 법적 분쟁으로 휴장인 상태에 놓여 있는 충주 라이트월드.

[충청리뷰_김천수 기자] 곧 시민의 품으로 돌아올 것 같았던 충주세계무술공원이 기약 없이 멀게만 느껴진다.

충주세계무술공원 내 시설을 이용한 빛 테마 파크인 ‘라이트월드’는 불을 밝히지 못하고 법적 공방에 빠져 있다.

충주시는 공원 시설을 사업자에게 임대 허가를 내줬다가 계약조건 위반이 중복되자 사용수익 허가취소 조치를 내렸다. 조만간 시설이 철거되고 시민들이 공원을 제한 없이 이용하게 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라이트월드 측이 낸 행정처분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여 영업이 지속되고 본안 소송이 이어지게 됐다. 그런데다 최근에는 라이트월드 내 업체 간 분쟁으로 영업이 중단된 상태로 업체 내분까지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D사는 라이트월드 일부 시설에 경고문을 부착했다. 경고문은 “법원 소송과 관련하여 물건을 조작, 훼손하면 손해배상 및 형사 처벌이 될 수 있다”는 요지의 내용이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라이트월드는 휴장인 상태다. 인터넷홈페이지에도 휴장안내가 공지됐다. 다만 휴장 이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방지로 돼 있다.

확인 결과 공사 대금을 못 받은 D사가 경매 절차에 들어가 자신들이 9억여 원에 낙찰을 받고 사용 금지 경고문을 부착한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 4일부터 영업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D사는 라이트월드 시설 내 조형물과 변전실, 변압기 등 공사를 실시한 업체다. 해당 시설이 경매 물건에 해당돼 전기 사용을 못하게 되면서 영업이 불가능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라이트월드 측은 빠른 시일 내 D사와 조정관계를 통해 해결하고, 4월경부터는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영업을 재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10일 충주시 관계자는 “최근 영업 중단과 시와는 관계가 없다”면서 “이달 중 본안 소송 1차 심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시는 라이트월드가 체납임대료 등 납부할 총액이 5억원 가량인 것으로 전했다.

앞서 충주시는 지난해 10월말 라이트월드 측에 무술공원을 이용한 사용수익 승인을 취소했다. 2018년 4월 13일 개장한 지 18개월만이다. 당초 사용이 허가된 충주시 행정재산은 토지(10만3360㎡), 소공연장, 건물(2만7412㎡) 등이다. 허가기간은 2023년 4월 12일까지이며, 허가 목적은 빛 테마파크 운영을 통한 지역관광활성화다.

사업자 측은 450억원의 투자계획이 제대로 이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각국 테마별 조형물 등을 설치해 영업을 진행했다. 결국 경영난이 겹치면서 임대료 체납이 이어지고 충주시 조치에 대한 불이행 등이 허가 취소를 부르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유 목적으로 이용돼야

허가취소에 앞서 시는 청문절차 등 충분한 소명의 기회를 줬다고 밝혔고, 사업자는 유예 기회를 더 달라는 입장이었다. 결국 허가취소에 이르자 사업자는 법원에 허가처분 취소 및 가처분 신청으로 대응한 것이다.

허가 취소 뒤 조길형 충주시장은 라이트월드 사업의 실패에 대해 시민들에게 사과했다. 조 시장은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좋은 야간 관광시설, 밤이 아름다운 충주를 만들어 드리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해 송구하다”고 말했다. 그는 “법적 절차에 따라 계약을 해지하고 예전의 공원으로 정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라이트월드는 총체적으로 예측이 잘되지 않았던 사업이었고, 거울삼아 좀 더 안정적인 관광사업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라이트월드는 남한강 수변에 위치한 충주세계무술공원에 ‘세계 최초·세계 최대 상설 빛의 테마파크’를 실현을 목표로 삼았다.

세계 각양각색의 빛 축제의 역사와 저마다의 풍속과 문화를 담아 낼 계획을 가졌다. 전통에서 첨단까지, 촛불에서 LED, 가상현실 테마까지 다양한 빛의 소재로 단순한 시각적인 조명예술을 초월해 스토리와 메시지가 있는 세계최초의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관광문화 콘텐츠 빛 테마파크를 꿈꿨다.

업체는 조명예술인과 관련기업 공연‧전시 이벤트 및 상업시설 관계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하기도 했다. 향후에는 세계 조명예술가들의 꿈의 무대가 되고 아카데미시상식처럼 가장 권위 있는 충주라이팅 예술대상 시상식 개최를 상상하기도 했다.

결국 이런 과도한 꿈은 허상으로 끝나가는 모양새다. 충주시는 세계무술공원을 분주한 여행길에 휴식 같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으로 소개하고 있다. 수련과 수양의 무예가 있고 오래된 거목과 푸른 잔디밭이 남한강의 잔잔한 물줄기와 어우러진 자연이 있다고 선전한다.

하루빨리 충주시민이 세계무술공원을 고유 목적대로 이용할 수 있기를 고대하게 된다. 무술공원에는 세계무술박물관과 야외공연장, 연못과 물레방아, 수석공원, 돌 미로원 등이 있다. 남한강과 어우러지는 풍취가 사람들의 발걸음을 머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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