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화로운 한옥이 곁들어진 마을이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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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화로운 한옥이 곁들어진 마을이었으면…
  • 육성준 기자
  • 승인 2020.02.13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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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충동‘明地官(명지관) 김종복의 집’

 

청주시 무심천변 아래 모충동은 시대의 흐름에 걸맞게 다양한 주거형태가 공존해 있다. 연립주택, 빌라, 맨션, 아파트 그리고 한옥 등 시대에 따라 이름이 달리 불리는 집들은 각기 그 건축양식을 고스란히 드러낸 채 조화를 이루고 있다.

김종복(73) 씨가 예복을 갖춰 입고 자신의 한옥 앞에 섰다. 그의 집 대문에는 ‘明地官(명지관) 김종복의 집’이라 쓰여 있다. 40여 년간 풍수지리에 따라 집터나 묏자리를 가려서 고르는 지관(地官)일을 한 그의 자부심이 보인다. 그동안 고인들을 편하게 모셔다 드려서 복을 받았다는 그는 직접 쓴 2,000여 명이나 되는 망자 명부를 들고 한껏 웃었다. 김 씨의 소원은 한옥에서 여생을 보내는 것이다. “어려서 초가집에 살았지. 정말 가난했거든. 그땐 한옥에서 사는 애들이 어찌나 부러운지 꼭 돈 벌어서 한옥을 짓겠다고 마음먹었지.”

그는 지난 2014년 터 좋은 곳을 골라 청주시 모충동 한가운데에 전통방식을 그대로 살린 한옥을 지었다.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해. 벽은 왕겨와 숯을 넣어 건조하거나 습한 것도 없어. 더는 부러울 게 없지.”

지금은 장례가 화장문화로 바뀌어 매장이 거의 없지만, 종종 들어오는 일감에 정성을 다해 고인을 보내드린다는 그는 “이 동네 터가 좋은 곳이라 한옥이 많이 들어섰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마을 곳곳에는 한옥을 고친 카페와 옛 모습을 간직한 주택들이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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