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도 딸도 통한다…‘뉴트로’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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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도 딸도 통한다…‘뉴트로’ 열풍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0.02.25 1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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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패션‧유통‧광고‧건축 전방위적 인기
과거와 현재를 잇는 콘텐츠로 세대 공감

[충청리뷰_박소영 기자] ‘뉴트로’(new-tro)새로운’(new) ‘복고’(retro)라는 뜻의 신조어다. ‘레트로’(retro)가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지난날의 향수에 호소하는 것이라면 뉴트로는 과거를 모르는 1020세대에게 옛것에서 찾는 신선함으로 승부수를 던진다. 그러니까 레트로가 과거를 파는 것이라면 뉴트로는 과거를 빌어 현재를 파는 것이다. 그래서 재현이 아니라 재해석이 필요하다.

‘2019트렌드코리아에서 김난도 서울대 교수는 밀레니엄 세대가 주도하는 뉴트로 트렌드는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 상충하는 두 개의 가치를 접목하며 독특한 스토리와 감수성을 낳고 있다. 과거의 향수와 새로운 경험에 반응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뉴트로 감성은 추억과 호기심을 자극하는 모습을 띠고 더 많이 나타날 것이다라고 예언했다. 2020년 그 실체들이 제대로 나타나고 있다.

올해 뉴트로 열풍은 전방위적인 위세를 자랑한다. 뉴트로는 이미 주류를 비롯해 식품, 패션, 광고, 유통계를 휩쓸고 있다. 이제 건축, 게임, 문화 등 라이프 스타일 등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오비라거
오비라거

 

충북에서도 오래된 주택을 다시 재해석해 뉴트로 감성을 담은 카페들이 늘어나고 있고, 과거 LP판이나 어릴 적 갖고 놀았던 피규어를 다시 사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 뉴트로 감성을 입힌 가게와 제품들을 일부러 찾는 이들도 있다.

피규어 마니아인 심규석(가명·48)씨는 건담시리즈를 모을 때마다 뭔가 성취감이 생긴다. 어릴 적에는 돈이 없어서 쉽게 구매를 못했는데 지금은 용돈을 모아 모으는 재미가 남다르다. 단골가게에 오면 동호회 같은 느낌도 들고, 묘한 연대감도 생겨서 좋다고 말한다.

그런가하면 주택을 개조한 이른바 뉴트로 풍의 카페만을 돌아다니는 이도 있다. 주부인 김주연(가명·42)씨는 어릴 적 주택에서 살아서 그런지 이런 곳들에 오면 기분이 편안해져서 친구들과 아주 찾고 있다. 인스타그램에 공유하는 것도 재미있고, 추억이 생각나서 또래 모임을 종종 유치하기도 한다고 답했다.

도시재생 사업을 통해 새롭게 조성된 운천동의 카페들은 이러한 뉴트로 풍의 느낌이 물씬 난다. 중앙동 또한 오래된 건물을 그대로 살려 리모델링하는 게 정설처럼 되고 있다.

지역에서 뉴트로 열풍이 눈에 띄게 보이지는 않지만 트렌드에 민감한 직업군이나 업계에서는 이를 수용하는 분위기다.

중앙동에서 옷가게를 10년째 운영하고 있는 김유정 씨는 유행이 돌고 도는 건 맞는데, 요즘엔 과거의 옷에 뭔가 새로운 느낌을 부여한 것들이 잘 팔린다. 딱히 뉴트로라고 정의하긴 그렇지만 청자켓이나 쉬퐁원피스 등이 과거 90년대 인기를 끌었던 느낌으로 재해석돼서 나온다. 가죽자켓도 블루종 스타일로 나오거나 오버사이즈로 나온다. 이러한 옷들은 1020세대가 좋아하니까 더 가져다 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뉴트로 열풍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때 그 시절제품들이 밀레니얼, 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동시에 부모 세대의 향수까지 자극하며 세대를 잇는 매개체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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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시절 추억 돋네다양한 제품들 출시

주류업계 개성 넘치는 과거팔이

 

이른바 뉴트로라는 새로운 복고가 세대를 이어준다는 평가도 있다. 광고업계도 뉴트로 열풍을 그대로 흡수했는데 70년을 맞이한 칠성사이다 광고에선 가수 이선희 씨가 등장해 과거의 광고음악을 들려준다. 칠성사이다는 197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진행된 총 12편의 광고를 활용해 옛날 영상을 그대로 내보냈다.

팔도는 2005년 화제를 모은 왕뚜껑 광고에 2020년 버전을 덧붙여 1월부터 내보내고 있다. 이 외에도 옛 금성사 시절 백조 세탁기 모델이었던 최불암 씨를 LG전자 트롬 세탁기 모델로 다시 등장시키면서 추억을 재생시킨다.

트렌드에 민감한 유통업계 또한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해 과거에 출시했던 다양한 제품을 재해석해서 내놓고 있다. 특히 주류업계가 지난해부터 과거 제품을 다시 출시해 인기를 끌었다.

진로소주
진로소주

 

하이트진로가 지난해 4월 출시한 소주 진로는 옛 디자인을 복원해 재해석한 뉴트로 콘셉트를 전면에 내세워 젊은 소비자들을 끌어당겼다.

20184월 처음 모습을 드러낸 진로이즈백은 1970년대 디자인을 복원해 재해석했다. 원조 소주 브랜드라는 점을 강조해 두꺼비 캐릭터를 그대로 전면에 내세웠지만 젊은층을 겨냥해 소주병 색깔은 하늘색으로 바꾸고 도수 또한 16.9도로 낮췄다.

오비맥주가 지난해 새롭게 출시한 OB라거는 1952년부터 시작된 브랜드 ‘OB’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했다. 친근한 시그니처 곰 캐릭터 랄라베어와 복고풍 글씨체의 제품 디자인을 내놓았다.

지평주조의 지평생막걸리는 지평양조장 현판의 글씨체를 그대로 살려 디자인한 패키지를 사용하는 데 세로쓰기에 왼쪽으로 행갈이를 한 옛스러운 글씨가 젊은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는 평가다.

대구경북 소주 업체인 금복주도 지난해 12월부터 소주왕 금복주란 제품을 내놓았다. 복영감은 1970~1980년대를 보낸 세대들에게 낯익은 제품이다. 부산·경남 주류업체 무학 역시 뉴트로 감성의 소주 신제품 청춘소주, 舞鶴(무학)’을 내놨고, 대선주조도 1965년 출시된 대선소주라벨 디자인을 적용한 대선’(大鮮)을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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