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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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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유감
  • 한덕현
  • 승인 2020.02.26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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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현 발행인
한덕현 발행인

 

몸에 작은 이상징후만 있어도 덜컥 겁이 난다. 그러면서 이것 저것 검색하게 되고 옆 사람한테 물어보고 싶어도 괜한 눈치가 보인다. 바이러스도 자연의 문제라고 치면 우리 인간은 자연 앞에 얼마나 취약하고 연약한 존재인지를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는 요즈음이다. 나라마다 최첨단의 의료기술을 내세워 고군분투한다지만 그 장면이나 사진들을 볼 때마다 엄습하는 감정은 사람, 아니 인간들이 어딘지 모르게 작아 보인다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하나 둘 늘어나는 사망자의 소식도 안타깝지만 정작 국민들의 가슴을 짓누르는 것은 어느덧 우리나라가 외국으로부터 기피 국가가 되어가고 있다는 현실이다. 한국인의 입국금지와규제를 결정하는 나라들이 속출하고 있고 이스라엘로 성지순례를 떠났던 이들은 비행기에서 내리지도 못하고 되돌아오는 수모를 당했다. 한국에서 갑자기 확진자가 늘어나자 중국과 미국 언론이 이때다 싶어 떠들어대는 것도 불편하기 그지없다. 중국은 전염병이나 질병에 관해선 세계에 대해 할 말이 없는 나라이고 미국 또한 자유롭지 못하다.

당장 미국에선 자국의 독감 때문에 난리도 아니다. 10여 일 전 이미 미국 전역에서 3천만여명이 미국독감에 감염돼 1만6천여명이 죽었다는 통계이고 보면 지금쯤은 그 수치가 훨씬 더 커졌을 텐데 코로나라는 호재(?)에 묻혀 잘 드러나지 않고 있다. CNN 등 외신도 중국과 우리나라 코로나에 대해서는 실시간 메인뉴스로 다루면서도 미국 독감은 단신처리하는 것조차 인색하다. 미국은 매년 독감 시즌마다 수많은 희생자를 내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는데 지난 2017~2018 시즌엔 4500만명 감염에 8만 명 사망이라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국가적으로 추진하는 노약자에 대한 독감예방 접종의 효과인지는 모르겠으나 미국사례가 생뚱맞기만 하다.

유럽인구의 3분의 1이 희생된 중세기의 흑사병과 함께 세기적인 재앙으로 기록되고 있는 ‘스페인 독감’도 실은 그 시작이 미국이다. 스페인 독감은 1차대전이 막바지로 치닫던 1918년 겨울에 발생해 유럽과 아프리카를 시작으로 5대양 6대주로 퍼지며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었지만 1차 대전이라는 미증유의 전쟁에 가려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당시엔 사망자수가 수천만명 내외로 집계됐으나 근자의 과학적 분석으로는 최소 5천만에서 최대 1억명까지 사망한 것으로 추산돼 흑사병보다도 더 큰 재앙이었음이 밝혀지고 있다.

 

문제는 스페인 독감이 처음 미국 중부의 신병훈련소에서 발원돼 이 것이 전선으로 보내진 미군을 통해 유럽으로 전파됐고 끝내 전 지구의 재앙으로 점철됐다는 점이다. 스페인 독감이 유럽에서 창궐한 것은 1차대전 당시 전장의 불결한 참호탓이었다고 한다. 진흙탕 심지어 뻘밭이나 다름없던 참호에 시체가 범벅이 되고 여기게 쥐들이 활개치면서 전염을 가속화했다. 흥미로운 것은 한국도 예외가 아니어서 무려 740만여 명이 감염돼 14만여명이 희생됐다는 사실이다. 한국사에는 이 일이 무오년(戊午年·1918)에 있었다고 해서 ‘무오년 독감’ 내지 ‘무오면 역병’으로 기록되고 있다. 그 때도 지금의 코르나 사태처럼 세계 어디랄 것도 없이 마스크 착용이 예방의 최대 방책이었다.

과학과 의술의 발달로 질병에 대한 인간의 승리가 당연한 듯 보였지만 이번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결코 아니라는 것이 입증되고 있다. 흑사병과 스페인 독감, 그리고 각각 100만여명의 사망자를 낸 아시아독감(1957년)과 홍콩독감(1968년) 등 세계보건기구가 전염병 단계중 최고 등급인 6단계라 천명하는 이른바 판데믹(pandemic) 질병조차도 그 발병원인이 제대로, 확실히 밝혀진 것은 사실상 없다. 이번 코로나19도 아직 억측만 난무하지 정확한 원인과 발원지가 특정되지 않고 있다. 그만큼 인류는 아직 질병을 이기거나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1969년 미국 공중위생국이 “전염병의 시대는 갔다”며 인류의 승리를 호언장담했지만 결과는 참패로 판명됐다. 오히려 50년이 지난 지금도 에이즈를 비롯해 조류독감, 구제역, 광우병, 사스, 메르스, 아프리카돼지열병, 코로나19 등 언제 어디서 인간을 급습해 치명상을 입힐지 모르는 질병들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분명한 사실은 전염병을 일으키는 세균과 바이러스는 끊임없이 진화하고 이 것들의 숙주가 많은 부분에서 중국에 근거한다는 것이다. 유럽을 초토화시킨 흑사병도 그 발원은 중국으로 추정됐다.

여기서 우리가 어쩔 수 없이 주목하게 되는 것은 처음 코로나19가 중국인들의 무분별한 야생동물 섭취와 특정 시장의 불결에서 비롯됐다는 논란에서도 보듯 어쨌든 모든 전염병은 자연환경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이다. 자연에 대한 인간의 무모한 도전, 이에 따른 자연의 파괴, 그리고 에이즈가 상징하듯 자연의 섭리와 순리에 대한 인간의 역주행이 곧 재앙으로 귀결되고 있다. 이처럼 인간의 탐욕, 야만과 이기가 고쳐지지 않는 한 세균과 바이러스의 진화 또한 계속될 것이다.

2월 25일 오후 4시 기준 우리나라 코로나19 확진자는 977명, 사망자는 10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정작 우려되는 것은 코로나 사태가 예의 정치권의 정쟁 도구로 변질되면서 나라의 몸체는 물론이고 혼까지도 갉아먹고 있는 현실이다. 정치불신, 국가불신도 부족해 국민들을 이간질하고 한국을 전염병의 후진국으로 추락시키고 있다. 이 와중에 죽어나는 건 하루벌어 하루를 살아야하는 서민들이다.

외국으로부터 입국거부와 규제를 당하면서 국제적 혐오국가가 되기까지는 정치권과 언론의 대책없는 까발리기와 과장, 호들갑에 절대적으로 책임이 크다. 할말은 아니지만 남들은 수천, 수만명이 죽어 나자빠지는 판국에 우리는 그래도 선전하고 있는데 마치 나라가 거덜날 것처럼 혹세무민 호도하고 있다.

코로나가 두려운게 아니라 국가적 위기에도 전광훈같은 희대의 사이비가 설치는 이 나라의 현실이 그저 더럽기만 하다. 이런 업보의 현시(顯示)일까? 비록 이틀에 불과했지만 국회가 폐쇄되고 악담의 당사자들인 국회의원이 격리되는가 하면, 전광훈이 드디어 구속됐으니 이 얼마나 희망적인 징조인가. 아니 많은 국민들은 잠시 시름을 잊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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