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생 이후 결혼기피 뚜렷, 조혼인율도 역대최저
통계청은 지난달 26일 ‘2019년 출생·사망통계 잠정결과’를 발표했다.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0.92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갱신했다. 충북은 합계출산율 1.05명을 기록해 전국 평균보다는 높았지만, 감소율이 -10.2%로 전국에서 가장 큰 낙 폭을 보였다.
출생아수도 감소폭이 컸다. 전국적으로 세종시(3.2%)만 출생아가 증가했다. 충북 출생아는 총 9만 4000명으로 전년 대비 -11.7%를 기록해 전국 최하위의 불명예를 안았다.
통계청은 인구 자연감소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4분기 우리나라 전체 사망자수는 출생아보다 많아 합계 7300명의 인구감소 현상이 나타났다. 이는 당초 통계청이 2016년 발표한 ‘장래인구 추계(2015-2065)’자료에서 예측한 인구 자연감소 시점인 2029년보다도 10년여 빠른 상황이다.
전 세계적으로 봐도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최저치다. OECD 회원국 중 출산율 0명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지난해 분기당 자연증가 규모도 평균 8000명에 그쳐 통계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올 하반기에는 인구 자연감소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 ‘결혼기피’
갈수록 줄어드는 혼인율이 앞으로 사태를 더 악화시킬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5월 발표된 인구 1000명당 혼인한 건수를 나타내는 ‘조혼인율’은 2018년 전국 5.0, 충북 4.9로 집계됐으며, 수치는 매년 감소하고 있다. 충북의 경우 전년과 비교해서 약 2%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보험연구원은 1984년부터 태어난 세대는 혼인 자체를 기피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을 1980년대 초에서 2000년대 초반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라고 부른다. 밀레니얼 세대는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의 자녀로 극심한 경쟁 속에서 성장했고, 전반적으로 대학진학률이 높은 특징을 갖고 있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회 진출에 어려움을 겪은 세대로 분류된다.
이태열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달 28일 ‘우리나라 혼인율 급락의 구조적 특징’ 보고서를 통해 “1984년 세대를 기점으로 이전에는 만혼 경향을 보였다면 이후에는 만혼조차 주춤하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통계에 따르면 남성의 경우 32세에 1981년생은 전체의 12.3%가 결혼했고, 1982년생은 11.51%, 1983년생은 11.99%가 결혼했지만 이후 1984년생 10.98%, 1985년생 9.97%, 1986년생 9.11%로 계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30~40대를 살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의 혼인률이 낮아지면서 출산연령의 자연증가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모(母)의 평균 출산연령은 지난해 33.0세로 전년대비 0.2세 증가했다. 이전 통계(2018년 31.9세)와 비교해서도 꾸준히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