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군의회, 행정사무감사 과정서 불협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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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군의회, 행정사무감사 과정서 불협화음
  • 김천수 기자
  • 승인 2020.03.04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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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장 선 의원 ‘궁지’…음성예총 인사들 줄사퇴
음성군의회와  음성예총.
음성군의회와 음성예총.

[충청리뷰_김천수 기자] 제8대 음성군의회가 전반기 종료 4개월을 앞둔 시점에서 자중지란에 빠진 모양새다. 2019년도 행정사무감사(행감)에서 문화체육과 소관 음성예총의 품바축제에 대한 감사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일고 있다. 또한 감사를 주도한 의원이 동료의원들에게 사과를 했느냐는 논란까지 낳고 있다. 특히 행감 영향으로 피감기관인 음성예총 주요 임원진의 줄사퇴가 벌어져 지역에 파장을 부르고 있다.

음성군의회는 지난해 10월 31일 7명의 의원으로 행정사무감사특별위원회(행감특위)를 구성해 11월 26일부터 12월 4일까지 감사를 진행했다.

감사 기간 가장 큰 이슈로 부각된 것은 2016∼2018년도 품바축제에 대한 감사였지만 외부로 소상히 드러나지는 않았다. 그 이유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올해 등급제를 폐지하고 처음으로 실시하는 ‘2020-2021년도 문화관광축제’ 심사 평가에서 품바축제가 행감으로 인해 불이익을 받을지 모른다는 우려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감사 과정에서 확정되지 않은 내용이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지면 오해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 조심스러웠다는 게 음성군의 반응이다. 다행히 품바축제는 12월 27일 문체부가 발표한 문화관광축제 35개에 이름을 올렸다. 충북에선 유일한 문체부 지정 축제이자 음성군은 첫 진입 성과다. 음성군의회도 같은 점을 우려했다고는 한다. 하지만 독하게 한다는 소릴 들을 만큼 보완감사까지 진행했다.

감사를 주도한 이는 서효석 의원으로 초창기 음성예총 멤버였고 음성군체육회 사무국장을 다년간 역임하면서 익힌 사무 능력을 여과 없이 발휘한 것으로 풀이된다.

회의록 등을 검토한 결과 서 의원은 축제 관련 대행사 및 용역업체 등의 계약서, 견적서, 납품서, 정산서 등은 물론 회계 과정의 투명성 등을 조목조목 따져 물었다. 아울러 축제기획실무위원회 회의자료, 음성꽃동네서 받은 지원 내역, 예총 직원 수당 등에 대해서도 집요하게 꼼꼼히 살폈다.

결국 감사 결과 일부 예총직원의 회의수당 부당수급 48만원, 공연장 시설 부당설치비 110만원 등 200여 만원의 환급 조치 및 직원 초과근무 수당 지급 불합리성 등이 지적됐다.

특위는 12월 23일, 품바축제 운영과 관련한 일부 내용에 대해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하기로 결론내고 이날 본회의에 행감 결과보고서를 상정해 채택했다.

이날 행감 결과보고서 채택까지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서 의원은 자신이 음성예총에 대한 감사에 들어가자 전화 협박과 감사를 멈추라는 얘기도 들었다고 주장했다. 공익감사 청구 필요성을 설명하면서 나온 말이다.

공익감사 철회 논란

당초 결과보고서에는 공익감사 청구 내용이 빠졌다. 그러나 전날 음성예총이 음성군의회에 서 의원의 SNS에 올린 글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며 따져 묻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왔다. 떳떳하게 공익감사를 청구해달라는 내용과 함께 서 의원의 답변을 요구하는 내용이다.

이렇게 되자 당일 본회의에서 서 의원은 당초 행감 특위에서 상정한 결과보고서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결국 당초 결과보고서는 부결 처리되고, 정회 뒤 특위를 다시 개최해 공익감사 청구 내용을 삽입한 수정안이 본회의서 의결됐다. 감사원까지 가는 데는 행감 특위가 별도의 공익감사 청구의 건을 상정해 본회의 의결을 거치는 것만 남겨두게 됐다.

그러나 상황은 또 반전됐다. 1월 20일 음성예총은 먼저 보냈던 공문을 취하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사과의 공문을 보내왔다. 즉 공익감사 청구 요청 및 서 의원에 대한 내용도 모두 거둬들인다는 요지다. 행감 결과를 수용하고 향후 시정 개선 조치를 할 것임을 약속했다. 특히 회장 및 사무국장 등 4명이 사퇴할 것도 공표했다.

이후 품바연구소장과 예총 회장이 사퇴를 표명했고, 현 예총 사무국장도 사직의 뜻을 밝혔지만 품바축제의 원활한 운영을 이유로 회장단이 무마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3년의 임기를 남긴 회장은 사퇴의 뜻을 밝히고 후임 회장 선출절차에 들어갔다. 앞서 감사가 본격 시작되면서 전직 사무국장이던 품바예술촌장은 일찌감치 물러났다.

그렇다면 12월 12일과 올해 1월 20일 전후에 어떤 변화가 있었기에 음성예총의 입장이 180도 바뀐 걸까.

예총의 사과 공문에 대한 논의 자리에서 서 의원은 공익감사 청구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고 한다. 당사자 격인 서 의원의 주장에 의원들은 힘을 실어주고 공익감사 청구를 추진한 것이다.

별도로 서 의원이 요구한 조사특별위원회 구성도 논의됐다. 특위에서 밝혀내지 못한 내용이 있어 자료가 부족하니 품바축제와 관련 별도의 조사특위를 구성하자는 제안이었다. 그러나 비밀투표 결과 반대 6표, 찬성 2표로 부결됐다.

하지만 며칠 뒤 서 의원은 공익감사 주장을 접고 집행부의 자체감사로 선회했다는 게 다수 의원들의 전언이다. 이런 속에 서 의원은 예총의 사과 공문을 근거로 한 보도자료를 배포해 줄 것을 음성군의회에 요청했다. 그러나 의장 등의 반대 의견에 따라 개인자격으로 일부 언론에 보도되게 됐다는 게 서 의원의 주장이다.

문체부 지정, 품바축제

결국 서 의원의 공익감사 추진 철회, 개인 보도자료 배포가 알려지면서 의원들의 반발을 불러온 것으로 확인된다. 다수 의원들의 주장은 단독플레이로 군의회 명예를 흔들리게 한다는 점을 들어 서 의원에 대해 비판한 것으로 종합된다. 이들은 서 의원이 자료를 갖고 감사를 주도했고 예총에 대한 반박, 감사원 감사 결과에 대한 자신감 등을 피력했지만 결국 공익감사 청구 철회라는 낯부끄러운 결과만 낳았다는 불만이다.

이와 관련해 서 의원은 의원들이 한 자리에 모인 가운데서 사과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서 의원은 “사과라기 보다, 보도자료를 의회 차원에서 내기로 한건데 의장님이 간담회로 넘긴 거다. 의원들이 그렇게 받아들였다면 죄송하다고 말한 것”이라며 “(나는) 절차를 다 거쳤다”고 밝혔다.

결국 서 의원은 지난달 14일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기획감사실의 주요업무 보고 자리에서 품바축제에 대한 집행부의 자체감사를 요청했다. 공익감사 청구를 접겠다는 공언인 셈이다.

이와 관련해 그는 예총 측이 잘못을 인정하고 사퇴한다고 알려왔으니 굳이 공익감사 청구까지 필요하겠냐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3일 통화에선 “사퇴 여부는 자신들이 밝힌 것”이라며 “누구를 사퇴 조건으로 말한 적이 없다”고 말해 다소 달라진 뜻을 밝혔다.

예총 측은 극도로 말을 아꼈다. 행감 여파로 매년 7월부터 시작하던 기획실무위원회 회의를 지난 1월말에서야 처음 갖게 됐음을 밝히며 업무 지장이 컸음을 전했다. 핵심 관계자는 “지적된 부분은 당연히 시정하겠지만 문체부 지정 축제 선정 등 성과에 대해서도 평가해 준다면 사기 저하는 적었을 것”이라며 ‘갑질’을 언급했다.

한편, 음성군의회는 조천희 의장과 김영섭 부의장을 비롯해 안해성, 김영호, 최용락, 서효석, 서형석, 임옥순 등 8명의 의원으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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