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당구도 속 선수교체, 4년전과 얼마나 달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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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당구도 속 선수교체, 4년전과 얼마나 달라질까
  • 홍강희 기자
  • 승인 2020.03.19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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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4개와 제천·단양, 보은·옥천·영동·괴산 선거구 분석

사상 초유의 非대면 선거, SNS 선거, 오리무중 선거… 올해는 코로나19로 도대체 가늠할 수 없는 총선을 치러야 한다. 넘쳐나던 선거관련 토론회도 개최할 수 없으니 깜깜이선거가 됐다. 충북도내 8개 지역구의 공천은 완료됐으나 시민들의 관심에서는 여전히 멀리 있다. 코로나19에 온통 관심이 쏠려있기 때문이다.

이번 충북의 선거구에는 다소 변화가 생겼다. 지역구 옮기기와 깜짝공천으로 선수들이 바뀌었다. 지난 선거 때와 같은 후보들이 싸우는 곳은 단 한 군데, 제천·단양 뿐이다. 이런 변화로 인해 올해 인위적인 세대교체는 어느 정도 이뤄졌다. 하지만 현재 승패를 가늠하기란 쉽지 않다. 공천에 반발하는 사람들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있다.

정상호 서원대 사회교육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선거운동이 실종돼 깜깜이선거, 정치신인에게 불리한 선거가 될 수밖에 없다. 충북은 양대 정당 구도로 가고 제3당에서 당선자가 나오기 어려운 구조다. 역대 선거에서 청주권은 진보, 나머지는 보수 정당이 우세했다”며 “아직 결과를 예측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충북 총선 특징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정 교수는 “다른 지역에 비해 새로운 인물 충원이 적어 아쉽다. 참신하고 전문성을 가진 새 얼굴 발굴에 소홀했다. 다선 의원들이 다시 등장했고, 교체된 선수들도 관료출신들이 많은 편이다. 또 올해는 비례대표 당선권에 들어간 충북의 인물 또한 적어 비례대표 의원도 줄어들 것 같다”고 분석했다.

청주 상당구
삼자구도지만 진보-중도-보수로 차별화

상당구는 민주당 정정순(62), 통합당 윤갑근(56), 정의당 김종대(54) 예비후보의 싸움으로 만만찮은 대결구도가 됐다.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넓게 봐서 민주당과 정의당이 같은 진보계열로 묶여 표를 서로 빼앗아가니 단일화해야 한다는 얘기가 있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자기쪽으로 단일화되는 것을 원해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낮다.

정정순 후보는 김형근, 이현웅 예비후보와의 3인 경선에서 승리하고 본선행 티켓을 받았다. 그는 지난 2018년 공직에서 명퇴하고 처음으로 청주시장 공천에 뛰어 들었으나 패했다. 정 후보는 청주고와 청주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7급 공채로 공직에 입문해 충북도 경제통상국장, 청주시 부시장, 충북도 행정부지사, 행정안전부 지방세제실장을 역임하고 명퇴 후 새마을운동중앙회 사무총장을 지냈다.

또 통합당의 윤갑근(56) 후보는 4선 정우택 의원을 물리치고 공천을 받았다. 정치신인이 다선의원을 상대로 한 싸움에서 이기면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는 청주고와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오랫동안 검사 생활을 했다. 청주지검 검사, 수원지검 2차장 검사, 대검 강력부장 및 반부패부장, 대구고검장 등을 지내고 지난 2018년 변호사 사무실을 개원했다. 현재 법무법인 청녕 대표변호사로 있다.

정의당의 김종대(54) 예비후보는 몇 년전부터 적폐의원이 있는 상당구로 출마하겠다는 결심을 내비쳤다. 오랫동안 상당구를 차지해온 정우택 의원과 한 판 붙어본다는 얘기였다. 그러나 불발됐다. 그는 청주고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93년 제14대 국회 국방위 보좌관을 시작으로 청와대 국방보좌관실 행정관, 국방부장관 정책보좌관 등을 지냈다. 이어 2016년 정의당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상당구는 청주에서 가장 보수적인 지역구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근래들어 방서지구와 동남지구 등에 아파트 대단지가 들어서 젊은층들이 늘었다. 세 후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진보 김종대, 중도 정정순, 보수 윤갑근으로 정리된다. 때문에 현 구도 속에서 어느 쪽이 꼭 유리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후반으로 가야 윤곽이 드러날 것이다.

청주 서원구
정치 신인 對 7번 도전자의 경쟁

 

이 곳에서는 민주당 이장섭(56) 예비후보와 통합당 최현호(62) 예비후보가 맞붙는다. 이 예비후보는 자신의 정치 고향인 흥덕구 출마를 원했으나 당과 협의하에 서원구로 방향을 틀었다. 흥덕구에는 도종환 예비후보가 있기 때문. 이 예비후보는 이광희 전 도의원과 경선을 치러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그는 제천고와 충북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노영민 전 국회의원이자 대통령 비서실장의 보좌관을 오랫동안 지냈다. 문 대통령 취임 후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실 선임행정관, 충북도 정무부지사를 역임했다.

최현호 예비후보는 청주고와 충북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충북대 초빙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오랜 정당생활을 했고 통합당 서원구 당협위원장이다. 이번이 7번째 도전이다. 이로써 서원구는 정치신인 대 7번째 도전자의 구도가 됐다.

이 예비후보는 ‘문재인·이시종이 중용한 실력있는 일꾼’이라는 캐치 프레이즈를 내걸고 국회·청와대·충북도에서 국가정책과 지방행정까지 두루 섭렵한 경력을 최대한 홍보하고 있다. 그는 이번이 첫 출마지만 노영민 전 의원의 선거를 4번이나 치르고 보좌관 생활을 오래 했기 때문에 엄밀히 말해 신인은 아니다. 그래서 국가와 지방정부의 네트워크, 정치현장에 대한 경험을 장점으로 들 수 있다.

반면 최 예비후보는 국회의원 선거에서만 6번째 낙선한 경험을 오히려 부각시켜 ‘불굴의 오뚜기, 2번에는 최현호’라는 구호를 만들어냈다. 그는 선거 때만 표 구걸하는 정치인이 아니고 서원구를 줄곧 지킨 점을 내세웠다. 당선되면 지역구에서 국회로 출근하는 정치인이 되겠다고 한다. 선거운동을 하면서 샅샅이 파악한 서원구의 현안을 어떻게 정책화해서 풀어나갈 것인가가 관건이다.

청주 흥덕구
도종환·정우택 구도로 뜨거운 관심

흥덕구에서는 민주당 재선 의원 도종환(64), 통합당 4선 의원 정우택(67) 예비후보의 맞대결이 펼쳐진다. 일단 도·정 의원의 경쟁만으로도 화제가 된다. 둘은 진보 대 보수의 색깔이 분명해 지지층이 정확히 나뉜다. 그동안 흥덕구는 민주당의 텃밭이었다. 노영민 전 의원이 3선, 도종환 예비후보가 한 번 의원을 지낸 곳이다.

그럼 이번에는 어떻게 될까? 현재는 흥덕구 현역인 도 예비후보의 지지도가 높다. 그는 갑자기 상당구에서 건너 온 정 예비후보를 빗대 흥덕구 주인이 승리한다는 의미의 ‘흥덕이 이긴다’는 구호를 내걸었다. 그러면서 “청주가 도종환을 키워주었기 때문에 이제 도종환이 청주를 더 크게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중앙일보가 지난 17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도종환 후보가 49.7%, 정우택 후보가 33.1%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일보는 12~13일 ‘입소스’에 의뢰해 유권자 503명에게 조사했다고 밝혔다. 지지와 상관없이 당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서도 도 후보 44.8%, 정 후보 29.9%로 도 후보가 앞섰다.

도 예비후보는 원주고와 충북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한동안 교사생활을 했다. 전교조 활동을 하면서 해직됐고 후에 복직돼 교사로 돌아갔다. 이후 교직을 그만두고 시민사회운동에 투신했다. 그러다 19대 비례대표 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한 뒤 20대에 지역구 의원에 당선된다. 문재인 정부 첫 문체부장관을 지냈다.

정우택 예비후보는 경기고와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경제기획원 법무담당관 등을 지냈다. 해양수산부장관, 충북도지사, 통합당 원내대표를 역임했다. 15~16대, 19~20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그런데 정 예비후보는 상당구에서 공천 받기가 어렵게 되자 난데없이 흥덕구로 날아갔다는 약점이 있다. 본인은 흥덕구에서 통합당의 바람을 일으키라는 당의 명령에 따라 간 것이라고 한다. 그는 문재인 정권과 싸워 흥덕구를 ‘경제1번지’로 성공시키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타 후보와 상의없이 지역구를 바꾼 일이라 현재 심각한 후폭풍이 일고 있다. 특히 김양희 흥덕구 예비후보의 반발이 거세다. 그가 완주하겠다는 뜻을 확고히 했기 때문에 김 예비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면 정 예비후보가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청주 청원구
구관이 명관일까, 새로운 인물로 교체될까

민주당 4선 의원 변재일(71), 통합당 초선 의원 김수민(33) 예비후보가 뜨겁게 싸우고 있다. 변 예비후보는 “아직도 할 일이 많다”며 출마했다. 민주당내에서는 변 예비후보 외 다른 도전자가 없었다. 그는 무풍지대에서 다시 공천을 받으면서 5선 탈환에 나섰다.

반면 통합당은 선수가 바뀌었다.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한 황영호 전 청주시의장을 제치고 지난 2일 바른미래당에서 통합당으로 옮긴 김수민 의원에게 본선 티켓을 줬다. 변 의원이 4선을 하는 동안 통합당 후보는 계속 바뀌었고 약했다. 이번에는 김수민이라는 젊은 초선 의원이 출마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그런데 김수민 예비후보의 상황이 다소 복잡해졌다. 바른미래당을 이어받은 민생당이 ‘셀프제명’으로 당을 떠났던 김수민 후보 등 8명을 상대로 제명절차취소를 요구하며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이 받아들였기 때문. 그래서 이들의 당적이 민생당으로 돌아갔다. 김 예비후보는 민생당을 탈당하고 통합당 후보로 본선에 진출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

변 예비후보는 청주고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정보통신부 등에서 일했다. 정보통신부 차관을 거쳐 17~20대 총선에서 당선됐다. 현 민주당충북도당 위원장이다. 그는 “오랫동안 일을 해왔지만 청원을 21세기 첨단산업 중심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해야 할 일이 있다”고 말했다.

김 예비후보는 숙명여대 시각영상디자인과를 졸업하고 20대 총선에서 바른미래당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이후 최고위원, 전국청년위원장, 청원구 지역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청원구의 핫 이슈인 오창 후기리소각장에 대해서는 두 후보 모두 끝까지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다.

김 예비후보가 다시 통합당 후보로 나오면 민주당 다선 의원과 통합당 초선 의원의 경쟁구도가 된다. 하지만 김 예비후보는 통합당의 적자가 아니라는 게 약점이다. 구관이 명관일지, 이 참에 새로운 인물로 바꾸자고 할지 여론의 향배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제천·단양
2018년 긴장됐던 ‘박빙’ 재현 가능

민주당 이후삼(50), 통합당 엄태영(62) 예비후보가 두 번째 맞대결을 펼친다.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 때 함께 치러진 재보궐선거에서도 두 사람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혈전을 벌였다. 개표방송에서 두 후보가 엎치락 뒤치락하며 끝까지 경쟁하다가 이 의원이 최종 당선의 영광을 안았다. 당시 이후삼 후보가 47.7%, 엄태영 후보가 44.8%를 득표했다. 이후 약 2년 만에 다시 붙게 됐다.

이후삼 예비후보는 예선전에서 이경용(53) 전 금강유역환경청장을 꺾고 공천을 받았다. 이경용 예비후보도 나름 만만찮은 상대로 알려졌는데 현역의원이 이겼다. 이후삼 예비후보는 제천고와 청주대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2002년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대통령후보 선거대책본부 유세연수부장을 하면서 정치와 손을 잡았다. 이후 안희정 충남지사 선대본부 상황실장을 몇 번 한 뒤 당선 후에는 정무비서관, 정책특보 등을 지냈다.

엄태영 예비후보는 제천고와 충북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제천시의원 두 번, 제천시장 두 번을 역임했다. 1993~2002년에는 대우자동차 체전단양 판매 대표를 지냈다. 그는 자동차 판매업을 하면서 정치에 뛰어든 드문 경우다. 최근 치러진 총선 예선전에서는 박창식 전 19대 국회의원과 경선전을 치러 승리했다.

이후삼 예비후보는 현역의원인데 반해 엄태영 예비후보는 지역 야당을 이끌어온 토박이 정치인으로 인지도가 높다. 이번에도 두 후보의 우열을 가늠할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지난 선거 때처럼 박빙의 승부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보은·옥천·영동·괴산
‘뉴 페이스’ 곽상언과 재선 박덕흠의 싸움

동남4군에는 뜻밖의 선수가 등장했다. 민주당 곽상언(48) 예비후보다. 이용희 전 민주당 의원의 장기집권이 끝나면서 이 곳은 통합당 재선 의원 박덕흠(66) 예비후보의 독무대가 됐다. 몇 년전부터 민주당은 경쟁력있는 후보를 내지 못했다.

곽 예비후보는 성낙현 보은지역자활센터장을 이기고 공천을 받았다. 민주당은 경선없이 곽 예비후보를 단수 추천했다. 그는 선거 초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라는 사실만으로 화제가 됐다. 그것도 서울경기가 아닌 충북 동남4군으로 출마한 것에 궁금증이 일었다.

이에 대해 그는 “영동이 본적지이고 100여년 동안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사셨던 곳이다. 지금도 곽씨 집성촌이 있다”며 “주변에서는 수도권의 좀 편한 지역구, 혹은 노 전 대통령의 영향이 미치는 경남 김해같은 곳을 권유했으나 험지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장인의 후광을 입지 않기 위해 멀리 왔다는 얘기다.

곽 예비후보는 신목고와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변호사의 길을 걷고 있다. 현재 법무법인 인강 대표변호사다. 2014~2019년 한국전력을 상대로 가정용 누진제 전기요금 소송을 해서 6년 동안 4조 1500억 원 가량의 전기요금 인하에 앞장섰다. 또 2016년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 위자료 청구소송을 한 바 있다.

박덕흠 예비후보는 서울산업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했다. 원화건설 대표를 하면서 대한전문건설협회 중앙회장을 지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현재 박 예비후보가 앞서고 있다. KBS,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2~14일 주민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곽상언 후보 지지도가 29.4%, 박덕흠 후보는 43.3%로 나타났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곽 예비후보가 정치신인으로 인지도가 낮은데다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선거 때까지 앞으로 남은 약 한 달 동안 곽 예비후보가 얼마나 따라잡느냐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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