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이천 갈등지역에 기름 붓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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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이천 갈등지역에 기름 붓나?
  • 김천수 기자
  • 승인 2020.04.01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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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시립화장장 후보지에 음성감곡 코앞 부지 포함
이천시립화장장 설치 결사반대를 주장하는 장호원읍 비상대책위워회 명의의 현수막이 장호원초등학교 앞에 게시돼 있다.

[충청리뷰_김천수 기자] 연접하고 있는 충북 음성지역과 경기 이천지역의 갈등 국면이 더욱 증폭될 조짐을 부르고 있다. 음성군 감곡면 원당리와 마주한 이천시 장호원읍 어석리 산19 번지가 이천시립화장장 설치 후보지에 포함되면서 두 지역 간 갈등으로 번질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이 화장장 후보지는 다름 아닌 음성군이 추진하는 가축분뇨공공처리시설이 들어설 감곡면 원당리 부지와 청미천을 사이에 두고 500m 떨어진 지근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앞서 이천시 율면장호원읍 주민들은 물론 이천시 의원, 경기도 의원, 경기연구원 등이 나서서 음성 가축분뇨공공처리시설 추진에 제동을 걸었다. 음성군은 이천지역 민원 때문에 시설 설치가 2년 이상 늦춰져 손해가 막대하다고 전했다. 아직도 원주환경청의 승인을 얻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이천시가 시립화장장 설치를 추진하면서 공모한 결과 6곳 후보지 중 1곳이 감곡면 원당리와 마주한 곳이 포함된 것.

이와 관련해 음성군 관계자는 해당 부지를 다녀왔고 이천시와 통화를 한 결과 코로나19 사태로 타당성 용역이 중단된 상태로 파악됐다고 확인했다. 지역 코앞에 타 지자체의 화장장 시설이 들어설지도 모른다는 소식에 감곡면 사회단체단체 대표들은 장호원읍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해 어석리 부지로의 화장장 설치 반대 의견을 제시하고 우려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도 감곡면의 반대주민들 입장에선 장호원읍 주민들의 반대 목소리에 기대감을 갖게 됐다. 장호원읍 주요 지점에서는 화장장 설치반대 장호원읍 비상대책위원회명의로 게시된 화장장 반대 현수막이 목격됐다. 주장하는 내용은 노력 끝에 얻은 햇사레브랜드! 화장장으로 망치려 드느냐!”, “화장장 낙진 오염 복숭아 나도 안 먹는다. 화장장 유치 결사 반대!” 등이다.

앞서 이천시는 지난해 9월과 102개월 간 시립화장시설 건립을 위한 입후보지 신청 공모를 실시한 결과 장호원읍 어석리 등 6개 지역이 신청 접수했다고 밝혔다. 부지가 속한 마을에선 100억 원에 달하는 지원 정책에 따라 주민 50% 이상의 찬성으로 공모 신청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1일에는 장호원읍 행정복지센터 회의실에서 이천시립 화장장 신청 대표자들의 결의식이 열렸다. 이날 결의식은 이천시 화장시설건립추진위원회와 화장시설 신청 6개마을 대표자들이 모여 최종 후보지 선정에 앞서 공정한 경쟁과 순조로운 건립을 다짐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접수된 신청 후보지는 어석리 외에 율면 월포리 산151, 호법면 안평리 산5번지 일원, 부발읍 죽당리 산71-9, 부발읍 수정리 11-1 일원, 부발읍 고백리 257-6 일원 등 6곳이다. 이날 결의식이 개최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6개마을 주변 마을 사람들의 반대 움직임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

선정 결과 발표에 촉각

특히 여주시와 경계한 부발읍 죽당리, 수정리, 고백리 후보지에 대해서는 인근 여주 능서면 주민들의 반대가 극심한 상황이다. 30일 오후 이천화장장 여주시건립반대대책위 주민들은 이천시 부발읍 반대위 주민들과 연대해 이천시청 광장에서 '이천화장장 건립 반대'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여주이천시 부발읍화장장반대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이격거리 1인 여주 인접지역 부발읍 부지에의 시립 화장장 설치 반대를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는 반대주민 100여명과 유필선 여주시의장 등 시의원, 도의원 등도 다수 참가했다. 시위자들은 여주시 경계에 건립되면 피해는 고스란히 여주 시민의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상여와 관을 제작해 전시하고 엄태준 이천시장 면담을 요구했지만 불발됐다. 이번 여주시 능서면 주민들의 이천화장장 건립 반대 시위는 11번째로 알려졌다.

여주시의회는 부지선정 재고촉구 성명서에서 이천시 화장장 건립부지를 여주시와 인접하지 않은 곳으로 선정해줄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이천시의회는 부지 선정은 결정된 것이 없고, 설문조사와 타당성검토 용역 실시도 코로나19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무기한 연기된 상태라고 답변한 것으로 공개됐다.

여주지역의 이런 강력한 반대 움직임은 장호원읍과 음성 감곡지역의 우려감으로 나타나고 있다. 원당리 마을 이장은 마을주민들과 협의하고 예의 주시하고 있다면서 이천시에서 어석리 부지로 결정한다면 반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마을 시설에 대해 앞장서 반대한 것이 이천지역 주민들과 정치인들 이었다상식적으로 이곳에 화장장이 설치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음성지역과 이천지역은 가축분뇨공공처리 시설 관련 이전에도 중부내륙철도 노선의 112정거장(역사) 역사 명칭을 둘러싸고 크게 부딪쳤다. 장호원읍 노탑리와 감곡면 왕장리 경계에 역사 위치가 설계되면서 감곡역이냐, 장호원역이냐를 놓고 큰 논쟁을 벌였다. 실시설계 단계에서 112정거장 위치가 노탑리 쪽으로 치우치게 된 것으로 발견한 감곡면민들이 들고 일어나 비대위를 구성해 충북도민들까지 나서서 역사위치를 바로잡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장호원고등학교를 같이 졸업한 감곡주민과 장호원주민 간의 골이 깊어지는 계기가 됐다. 이 때 감곡장날이 새롭게 정해져 38일 날마다 열리고 있다. 역 명칭은 철도청의 역명칭위원회에서 결정하게 되는데 또한번 큰 씨름이 예상된다.

이보다 앞서는 좋은 선례도 있다. 경기동부과수농협, 장호원농협, 음성농협, 감곡농협, 삼성농협, 생극농협이 햇사레영농조합법인을 만들어 하나의 복숭아 공동브랜드로 상품화에 성공했다. 원래 이 지역사람들은 장호원과 감곡을 합쳐 장원이라고 부른다. 장호원은 이천장원, 감곡은 음성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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