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법선거를 지나 정책선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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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법선거를 지나 정책선거로
  • 충북인뉴스
  • 승인 2006.04.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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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연 운(충청북도선거관리위원회 홍보과장)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이제 한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요즘 자주 듣는 말이 선거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대통령선거, 국회의원선거 등 공직선거뿐만 아니라 교육감선거, 교육위원선거, 농·수·축협 조합장선거, 국립대총장후보자선출선거 등 각종 위탁선거까지 선거의 상시화라 해도 과언이 아닌 듯 싶다.

그동안의 선거문화를 되돌아 보면 ‘60~70년대’의 고무신·막걸리 선거, ‘80년대의 관권선거’, ‘90년대의 금권선거’를 거쳐 2000년대에 들어와서는 이러한 부정적이던 현상들이 치유되었거나 치유되는 과정에 있다.

비록 공천과 관련하여 거액의 공천헌금 등 잡음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으나 적어도 일반 유권자에 대해서는 과거와 같이 무차별적으로 금품 제공이나 음식물 접대와 같은 전근대적인 문화는 거의 사라지고 있다고 단언할 수 있겠다.

이렇게 된데는 향응을 제공하는 후보자에 대해 강력한 처벌과 함께 그것을 받거나 요구하는 유권자에게도 50배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강력한 처벌제도에 기인하지만 무엇보다도 유권자의 의식이 많이 개선된 것이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

그러나 우리나라 지방자치와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서는 이와 같은 준법선거가 완성되는 것이 마지막 단계로 보아서는 안될 것이다. 다음 목표는 우리나라 선거문화를 근본적으로 질적인 개선을 이루는 정책선거의 완성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선거문화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키기 위해서 우리 선거관리위원회는 5·31지방선거가 제대로 된 정책선거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고 판단하고 매니페스토(참공약 선택하기) 운동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매니페스토(Manifesto)란 한마디로 지킬 수 있는 제대로된 “정책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데, 과거의 정책공약은 지키지 않아도 검증이나 평가를 받지 않는 막연한 희망사항리스트(Wish List)였으나, 매니페스토는 선거후 반드시 지키겠다고 공식적으로 문서화하여 선거기간중에 공표하는 국민에 대한 정책서약서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이러한 『참공약 실천하기』운동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우리 위원회에서는 후보자의 공약단계에서부터 참공약을 만들 수 있도록 공약은행 등 다양한 정보와 자료를 제공하고 또한 공약검증단계, 최종적으로 공약이행여부 평가단계까지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을 갖고 있으며, 이와 뜻을 같이 하는 시민·사회단체와 언론기관과도 긴밀한 협조체제를 유지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 위원회와 시민·사회단체, 언론기관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건강한 우리 일반 유권자들의 관심과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즉, 후보자들이 참공약을 수립할 수 있도록 의제들을 적극적으로 제시하고, 또 그들이 내놓는 공약에 대해 혜안을 갖고 바로 선택한 후 선거가 끝나더라도 그 공약이 제대로 이행되는지를 평가하여 잘못된 후보자에 대해서는 다음 선거에 확실하게 반영함으로써 정책선거는 완성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정치가 잘못되고 결과적으로 후보자 선택이 잘못되었다면 선택을 잘못한 유권자도 정치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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