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환기방진필터 제작기업 ‘F/L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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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환기방진필터 제작기업 ‘F/L테크’
  • 권영석 기자
  • 승인 2020.04.22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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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형방진필터 업계에 최초 Q마크 획득, 지역에선 뒷전
기술 인정받은 지역 업체가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 필요

경제의 선순환구조 필요

외면 받는 유망중소기업

 

충북지역에는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더 많다. 중소기업이 잘 돌아가야 지역경제가 활력을 찾는다. 지역경제의 실핏줄을 살리려면 지방정부가 나서 중소기업의 안정적인 성장을 도와야 한다. 선결조건은 중소기업의 판로 확보다. 특히 기술력을 인정받은 업체들을 지원하는 제도가 필요하다.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공산품 팔아주기 운동같은 구체적인 대안이 시급하다.

이경일 F/L테크 관리이사/육성준 기자
이경일 F/L테크 관리이사/육성준 기자

F/L테크는 금속제창 제조업체다. 금속제창은 창호(새시)에 들어가는 금속틀이다. F/L테크는 금속틀에 섬유·나노방진필터를 입혀 창문형 방진필터 관련 제품을 제작한다. 그리고 지난 1월 업계에서는 최초로 나노·방진필터 접합창호와 관련해서 한국건설산업시험연구원(KCL)으로부터 Q마크를 획득했다.

Q마크는 우수한 품질의 공산품과 해당제품을 생산하는 업체에 부여하는 국가공인 품질인증제도다. KCL은 제품에 일정 압력을 가해 필터망의 강도를 측정했고, 1만 번의 개폐테스트를 실시했다. Q마크에 앞서 방진필터로 FITI시험연구원의 공기투과도, 분진포집효율 등의 기준을 통과했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난 3월에는 조달청에 혁신조달제품으로 등록됐다.

이경일 F/L테크 관리이사는 장영실상을 3회 수상한 노용환 기술이사(공학박사)가 갖고 있는 국내 유일의 관련 특허를 바탕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창틀 제작부분에서 40년 넘게 기술력을 쌓아온 현대L/C와 협업했다창호를 자체 제작할 수도 있었지만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필터와 관련된 일에 집중하자는데 이사들과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창문형 방진필터의 자체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경쟁사 가운데 국내 창호업계 3대 메이저 중 하나인 현대L/C와 단독계약을 맺고 제품을 출시하는 곳은 F/L테크가 유일하다. 덕분에 경쟁자들과 비교했을 때 F/L테크의 제품은 고성능에 두께가 얇다. 공간활용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동네선 잡상인 취급 일수

 

전남 해남출신인 이 대표는 대학졸업 후 서울에서 드라마세트 제작회사를 운영했다. 2009년까지 MBC, KBS 등에서 제작하는 다수 드라마의 세트제작을 도맡았다. 하지만 업계 환경이 변화하고 드라마제작시장이 좁아지면서 진로를 고민했다.

2010년에는 과감히 드라마세트 사업을 접고 중문도어제작·시공시장에 뛰어들었다. B2B를 타깃으로 틈새시장을 노려 현재 충남·충북권역의 LG, 한화 등 대기업에 물건을 납품한다. 창호사업은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F/L테크는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성장세를 인정받아 킨텍스에서 열리는 ‘2019 나라장터 엑스포에 초청받았다. 6월에는 공영홈쇼핑에서 운영하는 홈앤쇼핑채널에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외지에서는 나름 이름나고 있지만 도내에서는 별로 관심이 없다. 중기부 등의 중재로 기관 관계자들과 미팅이 잡혀도 처음에는 잡상인 취급을 받았다.

조남호 영업이사는 동네에서 방충망을 제작하는 사람들이 공공기관을 다니며 중국산 필터를 심은 제품을 홍보하는 통에 오히려 불이익을 받는 경향이 있다조달청에 등록된 업체들 중 FITI시험성적서 등 특허기술조건을 갖춘 업체는 전국에서도 5곳 남짓, 충북에서는 우리가 유일하다고 소개했다.

최근 환기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대안으로 창문형 방진필터가 주목받고 있다. 기계식환기설비인 닥트가 방안으로 거론됐지만, 비싼 설치비용에 건물외관이 손상되는 문제점, 성능논란 등이 제기되면서 공공건물, 학교 등 일선 현장에서 설치를 보류하고 있다.

청주시 서원구 남일면에 위치한 F/L테크 공장에서 방진필터 생산 /육성준 기자
청주시 서원구 남일면에 위치한 F/L테크 공장에서 방진필터 생산 /육성준 기자

 

뜨는 시장, “지역업체에 기회 달라

 

그런 가운데 지난해 하반기 경남도교육청는 경남도 10곳의 시범학교에 창문형 방진필터를 설치하는 시범사업을 발주했다. 경남도교육청은 조달청에 등록된 업체를 대상으로 공개발표회를 열어 우열을 가렸다. F/L테크는 대부분 분야에서 1등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최종 선정은 지역 업체 우선 점수를 크게 받은 경남지역 업체에게 돌아갔다.

조 이사는 최근 지자체들의 관심이 높은 이유는 조달청에서 조명할 기술로 방진필터를 집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관을 방문해 호응을 얻어도 결국 이런저런 핑계로 이젠 지역 업체들을 우선 뽑아주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F/L테크는 다양한 변명들을 접했다. 어떤 기관은 맑은 날은 오히려 공기가 잘 안 통하는 것 아니냐’, ‘들어오는 냄새는 어떻게 할 것인가등에 대한 이유로 제품을 거절했다. 그때마다 F/L테크는 제품을 개선하거나 홍보책자에 내용을 수정하면서 제품의 우수성을 알렸다.

각 기관들에서 제기한 다양한 의견들을 모아서 제품을 보완했다. 그 덕에 서울시, 충남 아산시, 부산시 등과 계약을 맺고 어린이집 등에 창문형 방진필터를 설치 중이다. 최근에는 태양력을 이용해 자동개폐하는 제품에 대해 연구 중이다.

이 대표는 방진필터는 최근 중기부, 조달청 등에서 친환경 환기설비제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업계에 많은 회사들이 있지만 기술력을 인정받은 회사는 5, 0.1%에 불과하다. 충북에서는 F/L 테크가 유일하다지역에서 투자해서 기술을 인정받은 회사는 결국 지역에서 뿌리를 내리고 성장한다. 우리 같은 업체들이 초창기 자리를 잡아가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도움과 관심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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