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나도, 의장 한 번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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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나도, 의장 한 번 해볼까?
  • 홍강희 기자
  • 승인 2020.04.22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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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밑 경쟁 치열, 충북도의장 후보 박문희·연철흠 의원
청주시의장 놓고 김기동·김성택·최충진·박용현·정우철 의원 각축

 

 

지난 15일 제21대 총선을 치렀고 오는 2022년에는 지방선거가 실시된다. 그런데 지방선거 전에 또 하나의 선거가 있다. 후반기 지방의회 의장·부의장 선거다. 도내 지방의회는 오는 7월 1일 후반기를 시작하고 새로운 원구성을 한다. 현재 지방의원들 사이에서는 후반기 원구성이 최대 관심사다.

의장은 공식적으로 지방의회를 이끌어가는 대표면서 자치단체장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위상이 높다. 또 개인적으로는 향후 다른 정치적 변화를 모색할 수 있는 자리가 된다. 주변에서 지방의회 의장 경험을 쌓은 뒤 자치단체장 혹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올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은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함께 180석을 차지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전체 의석의 60% 이상을 차지한 정당은 없었지만 이번에 이변이 발생했다. 충북에서는 지역구 8석 중 과반인 5개를 가져갔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때도 더불어민주당은 압승을 거뒀다. 충북도내에서는 충북도지사와 기초단체장 7명, 11개 시·군의회에서 다수의 지방의원을 배출했다. 현재 도내 11개 지방의회는 모두 더불어민주당이 다수당이다. 이 때문에 후반기 의장도 다수당인 민주당에서 나온다. 다만 부의장은 의회마다 다르다. 일부 의회가 제2당인 미래통합당에 자리를 준다.
 

선수(選數) 중시하는 충북도의회

충북도의회는 민주당 28명, 통합당 4명이지만 곧 민주당 27명, 통합당 5명이 된다. 총선과 함께 치러진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1명, 통합당이 2명 당선됐다. 민주당은 현 11대 의회 출범 초보다 한 석을 잃었다. 2명이 중도낙마 했으나 재보궐선거에서는 한 석만 건졌기 때문. 전반기 의장은 장선배, 부의장은 황규철·심기보 의원으로 모두 민주당이다. 도의회는 부의장이 2명이다. 비율에 따라 제2당에 부의장 자리 한 개를 주지만 이번 의회는 민주당이 다 차지했다.

도의회는 다수당에서 의장, 부의장을 선출해 본회의에 올리고 전체회의에서 다시 한 번 투표해 결정한다. 그러나 전체회의에서는 대부분 다수당의 의견에 따르므로 실제적으로는 첫 번째 치르는 정당 경선에서 의장·부의장이 결정된다. 도의회는 지난 9대 의회 전반기 때 선수(選數)를 무시하고 초선인 김형근 의원을 의장으로 선출했다. 이 때 외에는 거의 선수를 중시한다.

현 민주당 의원 중 3선은 김영주(청주6), 장선배(청주2) 황규철(옥천2) 의원 등 3명이다. 민주당은 의원총회에서 전반기에 의장, 부의장, 위원장 등을 했으면 후반기에 직책을 맡지 않는 것으로 정했다. 장 의원은 전반기 의장, 황 의원은 부의장이다. 또 김 의원은 운영위원장이다. 올해 47세인 김 의원은 2년후 도의원 선거에 다시 나설 생각으로 이번에 의장 선거에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통상 의장은 도의원 막바지에 한다.

그러면서 의장을 마친 뒤 다른 선거에 출마하는 경우가 많다. 모 도의원은 “2년 후 장 의장은 청주시장, 황 부의장은 옥천군수 선거에 출마할 것이라는 얘기가 있다”고 귀띔했다.

재선 의원은 박문희(청주3) 심기보(충주3) 연철흠(청주9) 이수완(진천2) 이숙애(청주1) 이의영(청주12) 의원 등이다. 이 중 심 의원은 전반기에 부의장, 이수완 의원은 건설환경소방위원장, 이숙애 의원은 교육위원장을 했다. 후반기 의장은 전반기에 아무 직책도 맡지 않은 박문희(67) 의원과 연철흠(60) 의원간의 경쟁으로 좁혀졌다. 두 사람은 현재 물밑에서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 둘 다 이번 총선 때도 열심히 움직였다고 한다.

박 의원은 전반기 의장선거 때도 나가 장선배 의원에게 패했다. 9대 도의원에 당선됐고 10대 때는 낙선했으나 현 11대에 다시 의회에 입성했다. 그는 재선의원으로 도의회에 돌아온 뒤 줄곧 의장선거에 매달리고 있다. 연 의원은 10대에 이어 11대 도의원이고 현 민주당 원내대표다. 그리고 9대 청주시의장을 지냈다.

박 의원은 “1976년에 정당활동을 시작했고 1992년에 지방자치가 부활됐다. 나는 2010년 초선 도의원으로 도의회에 들어왔다. 의장은 의원들의 심부름꾼이라고 생각한다. 지방화시대를 맞이해 참된 의회를 만들어보고 싶다. 의장을 마지막으로 나의 정치활동을 마무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연 의원은 “오랜 의정활동 경험을 살려 의장에 도전하려고 한다. 집행부를 견제 감시하고 의회발전을 도모하며 도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힘쓸 것이다. 협조할 것은 협조하고, 견제할 것은 견제하는 의장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의장 후보 많은 청주시의회

청주시의회는 민주당 25명, 통합당 13명, 정의당 1명으로 이뤄져 있다. 현 의장은 하재성(민) 부의장은 김현기(통) 의원이다. 청주시의회도 선수를 중시한다. 아울러 이 곳에는 특별한 규칙이 있다. 2012년 청주청원통합 찬반투표를 할 때 상생조건 중 하나로 나온 것이 2014년 통합 후 1~3대 의회 전반기 의장을 옛 청원군 출신이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전반기 때 옛 청원 출신인 하재성 의장이 변종오 의원과 경쟁해 당선됐다. 이 때 청주시내를 지역구로 하는 김 모 의원은 의장을 하겠다고 나서 웃음거리가 되기도 했다. 후반기에는 청주 출신이 하는 것이다. 현 의회가 2대이므로 이 약속은 다음 선거까지 적용된다.

청주 출신 민주당 최다선은 4선 김기동(라선거구) 의원이다. 3선은 김성택(가선거구), 이재길(사선거구), 최충진(나선거구) 의원 등이다. 또 재선으로는 김영근(바선거구) 김용규(바선거구) 김은숙(아선거구) 박용현(라선거구) 정우철(가선거구) 한병수(가선거구) 의원 등이 있다.

이 중 후반기 의장선거에 도전 의사를 밝힌 사람은 김기동, 김성택, 최충진, 박용현, 정우철 의원 등 5명이다. 청주시의회에서는 사상유례없이 많은 의장 후보들이 현재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한 의원은 “이들은 한 사람이라도 더 자기편을 만들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총선 때도 선거를 의식한 탓인지 경쟁적으로 운동했다는 말들이 오갔다”며 “다만 정말 열심히 운동한 사람과 겉으로만 한 사람이 있다”고 전했다.

그런데 후보들이 두 개 지역구에 쏠려 있어 가까운 사람들끼리 싸우는 형국이 됐다. 김성택·최충진·정우철 의원은 청주 상당구, 김기동·박용현 의원의 지역구는 청주 서원구다. 일각에서는 단일화 얘기도 나오나 현재로서는 양보할 사람이 없어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고 있다.

그런데 현 하재성 의장의 리더십에 문제의식을 갖는 의원들은 덕장의 능력을 갖추고 통솔력이 있는 사람이 차기 의장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되는 것도 없고 안되는 것도 없는’ 하 의장은 자유방임형이라 의회를 방치했다는 것이다. 모 의원은 “자기출세에만 눈이 먼 의원, 통솔력이 없는 의원, 능력이 없는 의원은 도전하지 말기를 바란다. 현재 거론되는 사람 중에는 부적격자가 다수 있다”고 뼈있는 말을 던졌다.

또 다른 한 의원은 “1대 의회는 다수당인 통합당과 소수당인 민주당간 당대 당 대결구도가 심했다. 표결을 하면 찬반이 거의 당대 당으로 나뉘어졌다. 그러나 2대 의회는 다수당인 민주당 의원들간 찬반 싸움을 하고, 소수당인 통합당은 이를 지켜보는 형국이었다”며 “지난해 상반기에 도시공원 일몰제, 소각장과 미세먼지, 청주테크노폴리스 문화유적지 보존 등의 현안이 분출됐음에도 의장은 손놓고 있었다. 이런 식의 리더십을 되풀이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군의회, 초선의원 다수

도내 기초의회 의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청주시의회를 제외한 나머지 의회는 재선 이상 민주당 의원들이 적다. 군의회는 더욱 그렇다. 이 때문에 의장선출을 할 때 꼭 선수 중심으로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규모가 작은 의회는 전반기 의장·부의장을 빼면 민주당에서 2~3명밖에 남지 않는다. 이런 곳은 선거라고 할 것도 없이 돌아가며 감투를 쓰게 된다.

제천시의회는 민주당 8명, 통합당 5명으로 구성돼 있다. 현 의장은 홍석용(민) 부의장은 이성진(통) 의원이다. 후반기 의장선거에 명함을 내밀 만한 의원은 김대순, 김병권, 김홍철, 배동만, 이재신, 주영숙 의원 정도다. 이 중 재선은 주영숙 의원 밖에 없다. 주 의원은 현재 자치행정위원장을 맡고 있다.

단양군의회의 구성은 민주당 4명, 통합당 3명으로 돼있다. 무소속 이상훈 의원이 통합당에 입당해 4대 3이 됐다. 민주당에서 현 김영주 의장과 강미숙 부의장을 제외하면 장영갑, 오시백 의원이 남는다. 장 의원은 3선이고, 오 의원은 초선이다. 이변이 없는 한 두 의원이 의장과 부의장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의원 전체가 7명인 증평군의회는 민주당이 6명이나 된다. 나머지 한 명이 미래통합당이다. 현 의장은 장천배(민) 부의장은 이창규(민) 의원이다. 이들 외에 연풍희, 이성인, 최명호 의원이 후반기 의장과 부의장 선거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이·최 세 명 모두 초선이다.

또 보은군의회는 민주당 5명, 통합당 3명으로 구성돼 있다. 현 의장은 김응선(민) 부의장은 박진기(민) 의원이다. 후반기에는 구상회, 윤석영, 김도화 의원중 의장 부의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구 의원은 재선, 윤 의원은 초선이다. 김 의원은 비례대표.

옥천군의회도 민주당 대 통합당이 5대 3이다. 현 의장단은 김외식(민) 추복성(통) 의원이다. 전반기에 다른 의회와 달리 통합당에 부의장 자리를 줬다. 후반기에는 손석철, 이용수, 임만재 의원이 의장선거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다. 이 중 임 의원은 재선, 나머지 손·이 의원은 초선이다.

영동군의회 역시 민주당 5명, 통합당 3명으로 이뤄져 있다. 전반기 의장과 부의장은 모두 민주당이 차지했다. 의장은 윤석진, 부의장은 이대호 의원이다. 후반기 의장선거는 초선인 김용래 의원과 이수동 의원의 싸움이 될 전망이다.

그런가하면 괴산군의회는 민주당 5명, 통합당 2명, 무소속 1명으로 구성돼 있다. 현 의장은 신동운, 부의장은 김낙영 의원으로 모두 민주당이다. 후반기에는 이덕용, 이양재 의원이 의장과 부의장 선거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두 의원 모두 초선이다.

한편 도내 지방의회는 6월 중순부터 의장·부의장 선거와 함께 각 상임위원장과 부위원장을 새로 뽑는다. 의원들의 상임위 배정도 이 때 이뤄진다. 지자체는 향후 지방의회의 변화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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