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여, 잘 가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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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여, 잘 가거라
  • 충북인뉴스
  • 승인 2006.05.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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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혜 식 수필가
   
마치 한편의 역할극을 보는 기분이 든다. 요즘 여자들의 사회 활동이 증가하면서 남자들이 집안일을 도맡아 하는 가정도 늘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도 남성 우월주의가 팽배한 게 현실이다.

그간 남성들이 휘두른 권위주의 횡포에 여성은 어떤 대거리도 못한 채 그것을 숙명으로 여겨 감내했었다. 이젠 그런 시대는 아닌 듯하다. 여태껏 여성들이 음지에서 흘렸던 눈물을 보상이라도 받으려는 것일까.

제왕으로 군림하던 남성들을 권좌에서 끌어내리기라도 하듯 세상 한구석에선 요즘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여성들이 대반란이 그것이다. 제왕들을 굴복시키려는 야심찬 여왕들이 벌이는 ‘환락의 밤’ 상대 주인공들이 야릇한 분위기의 궁전에 대거 대기 중이라고 한다. 그 주인공들이 벌이고 있던 ‘환락의 밤’ 잔치 내용의 신문 기사가 나의 눈길을 끌었다.

다름 아닌 서울 모처에 증기탕을 차려놓은 어느 업자가 구속 됐다는 내용이다. 사연인즉 그 업자는 인터넷을 통하여 여러 명의 청년들을 모집, 자신의 업소에 고용했다. 거기엔 대학을 갓 졸업한 장래가 유망한 젊은이도 끼여 있다 했다. 이들은 여성 성 매수자들한테 몇 푼의 돈을 받고 성매매를 하다가 경찰에 발각된 것이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그들의 성매수자인 여성들이 수 십여 명에 이른다는 내용이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동안 감춰왔던 여성들의 성에 대한 갈망이 표면화 되고 있다고 단정키엔 왠지 입맛이 씁쓸하다. 다만 남성들이 그 주도권마저 쥐락펴락 하고 있던 원초적 본능 앞에 여성들도 한 인간으로서 그 욕구를 솔직히 드러내는 대담성을 지닐 뿐이라는 추측만 앞설 뿐이다.

이 신문 기사 내용대로라면 여성들의 비뚤어진 성의식이 매우 추잡하다. 하지만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자뭇 크다고 아니 할 수 없다. 여성들의 숨겨온 원초적 본능이 봇물처럼 터지는 현상은 그동안 성을 터부시해온 사회 정서 탓일지도 모른다. 되레 그런 사회 현상이 음습한 곳에서 본능을 충족케 하는 원인으로도 작용했을 수도 있다. 또한 그 저변엔 남성권위주의에 짓눌린 여성들의 무언의 항변도 한몫 거들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남성들이 황제는 더 이상 아니다. 이젠 여성들이 저 악명 높은 14세기 나폴리 여왕 요한나처럼 환락의 대상으로 남성들을 물색하고 있다. 다시 모계 사회라도 도래하는 것일까. 한때는 남성들을 이끄는 가장 큰 힘은 정력이었다. 정력으로만 여성들을 지배하던 시대는 이미 갔다.

여성을 지배하는 새로운 무기는 여성과 함께 삶을 향유하는 아름다운 동행뿐이다. 그것만이 남성이 불변의 강자로 군림할 수 있는 최상의 행복한 선택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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