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 순환의 ‘되살림 문화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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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 순환의 ‘되살림 문화운동’
  • 충북인뉴스
  • 승인 2006.05.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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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정 미(중부매일 기자)

   
내게 필요하지 않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소중하게 쓰일 수 있는 내 물건을 내어놓는 일. 가장 쉽고 보람있는 나눔과 순환의 실천은 기증에서 시작된다. 아나바다운동이 확산되면서 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는 일은 생활문화운동이 돼 가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여성이 있다.

버려지는 작은 물건들이 새 주인을 찾아 순환하면서 시민들은 나눔의 기쁨을 덤으로 가져간다. 일련의 활동을 희망이라 부르는 이들은 전국의 시군구에서 지역사회 관계망을 형성하며 아름다운 전망을 수놓고 있다.

사회 살림의 중심에 있는 여성들이 걷고 또 걸어 길을 만들고 있는 것이 바로 ‘나눔과 순환’의 문화 운동이다. 청주에선 청주YWCA 아나바다 나눔터- 민들레 워커스 콜렉티브와 오는 6월이면 문을 여는 아름다운 가게가 있다. 또 아파트 부녀회와 자원봉사센터, 환경단체들이 주관하는 아나바다 장터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여성 스스로 일자리 창출을 위해 생산판매 공동체 사업을 벌이거나 환경운동을 실천하며 생활을 리폼한다. ‘되살다’의 사동 ‘되살-리다’는 그렇게 ‘살림’의 중심에서 ‘다시’의 의미를 강조한다. 그렇다면 어떤 변화를 가져다줄 것인가.

우선 재사용문화의 확산을 들 수 있다. 넘치고 버려지는 재화를 부족한 곳으로 흐르게 하면서 환경오염과 처리비용을 절약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재사용품 순환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으니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의 ‘굿윌’이 부럽지 않다.

나눔과 기부문화 확산은 개인과 기관, 기업 기부를 통한 기증자 양산에 동력이 될 것이고 경제 소외계층과 공익사업을 하는 시민단체 지원도 가능해질 것이다. 푸드뱅크와 같은 현물 수익 나눔은 음식뿐 아니라 일반 물품 지원을 통해 문화 소외계층을 지원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이러한 일들이 자원봉사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시민의 자발적 사회공헌과 공익증진을 위한 비영리 활동이 확산될 것이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

일본의 경우 지난 95년 발생한 한신 고베 대지진 피해자 원조활동을 계기로 행정??기업섹터와 대등한 시민섹터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특정비영리활동법인(NPO 법인)이 민법상의 지위를 갖게 됐다.

시민섹터의 역할이 보건복지와 사회교육, 마을구성과 어린이 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진행됨을 고려할 때 한국형 시민섹터에서 기부문화가 꽃필 날도 그리 멀지 않았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친환경, 살림, 여성, 마이너리티 상품, 그리고 자원봉사는 무관한 듯 하면서도 꽤나 끈끈하게 연결돼 있다. 되살림의 의미가 환경과 물품에서 나아가 사회 관계망 회복에도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 지역의 풀뿌리 주민자치 활동과 순환운동이 예사로 느껴지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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