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주화 운동 40주년 기념식이 지난 18일 전남 광주 옛 전남도청 광장에서 열렸다.
코로나19 사태로 행사는 예년보다 축소됐지만 진보와 보수를 넘어 모처럼 공존의 분위기가 넘쳤다.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주요 정치인이 자리를 함께했다. 무엇보다 주호영 신임 원내대표 등 미래통합당 인사들이 주목을 받았다. 전날 주 원내대표는 당 일부 의원의 과거 발언에 대해 5‧18 희생자와 유가족, 국민에게 죄송하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주 원내대표는 5‧18 단체를 법정 단체로 규정해 예산지원이 가능하게 하는 ‘5·18 민주유공자 예우법’ 개정안 처리에도 힘을 모으겠다고 했다. 기념식에서 주 원내대표는 ‘님을 위한 행진곡’을 따라 부르며 리듬에 맞춰 팔을 흔들기도 했다.
특히 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오월 정신은 누구의 것도 아닌 우리 모두의 것”이라고 언급한 것에 크게 고무됐다. 문 대통령이 5‧18을 두고 이어지는 불필요한 갈등을 끝내고자 국민 누구나 공감하는 5‧ᆞ18 항쟁의 의미를 강조한 것이라면 더욱 좋겠다.
미래한국당도 이날 “5월의 광주는 이제 특정 지역, 특정 계층, 특정 정당의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참으로 오랜만에 대통령과 야당이 한목소리로 국민 통합 메시지를 내놓은 점을 환영한다.
지난해에는 어땠나. 통합당 전신인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이 같은 해 2월 국회 행사에서 “5‧18은 폭동”, “5‧18 유공자는 괴물집단”, “5‧18은 우파가 결코 물러서면 안 되는 문제”라는 등의 국민 분열적 망언을 이어갔다. 이에 대해 당시 나경원 원내대표와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유감을 표하면서도 “역사적 사실에 대한 다양한 해석은 존재할 수 있다”, “한국당은 다양한 의견이 제기될 수 있는 정당”이라는 등 토를 달았다.
결국 5‧18 기념식을 찾은 당시 황교안 대표는 망언자에 대한 조치없이 참석했다는 이유로 물병 세례를 당했다. 이에 한국당은 ‘반쪽짜리 기념식’이라고 비난했다. 여기에다 문 대통령의 발언이 더욱 분열상을 일으켰다. 문 대통령이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 없다”고 밝히자 보수 진영은 일제히 반발했다.
이번 40주년을 맞아 나타난 문 대통령과 주 원내대표의 언행을 진심으로 받아들인다. 양 극단의 정치를 혐오하는 선량한 국민들의 마음을 보듬는 길을 찾은 것이라 믿고 싶다.
1980년 5월 당시 고3 이었다. 10‧26 이후 서울의 봄이 오는 듯 하다가 또 다른 독재정권 공간에서 호흡해야 했다. 5‧18과 12‧12 등 실상을 뒤늦게 알게 된 이 청년은 누구인지 모를 대상으로 미안한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1990년 5‧18 10주기 때 홀로 처음 광주를 찾았다. 그 때도 민주화운동은 한창 진행 중이었다. 전경들의 검문을 피해 고속버스로 이동했다. 광주 시내는 온통 시위대와 진압 경찰, 체루가스로 가득한 금남로를 목격했다.
이제 30년이 지난 40주년에서야 가슴이 뭉클하다. 몇 년 전 대학생 아들과 금남로를 찾아 민주항쟁 의미를 교감했다. 정치인들은 젊은이들을 위해서라도 말한 것을 꼭 실행하길 믿는다.
#5.18 #광주 #금남로 #문재인 #주호영 #40주년